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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잠재 고객을 공략하라!…게임과 손잡은 자동차 회사들

등록 2021-05-28 05:00수정 2021-05-28 09:33

게임 경험 공유하며 소비하는 2030 겨냥
포르쉐, ‘카트라이더’용 타이칸 카트 제작
현대, 레이싱 게임 ‘포르자 모터스포츠’ 협업
게임 대회 후원·게임 선수단 지원 업체도
e스포츠팀 T1과 후원 계약을 체결한 BMW. BMW 제공
e스포츠팀 T1과 후원 계약을 체결한 BMW. BMW 제공

요즘 신문이나 인터넷 기사에서 ‘엠제트(MZ)세대’라는 단어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이들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태어난 세대를 일컬어 밀레니얼(Millennia) 세대의 M과 젠지(Gen Z) 세대의 Z를 통칭하는 것으로 10대 후반에서 30대 청년층을 아우른다. 기성세대와 달리 자기애가 강한 MZ세대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투자하는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고 자신의 만족을 중시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소비가 활발하다는 이야기다. MZ세대를 꾸며주는 몇몇 수식어구를 보면 ‘시장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 중인’, ‘소비의 주류로 부상하고 있는’, ‘기업들이 주목하는 소비자 타깃층’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의 또 하나의 특징은 수많은 디지털 자원을 활용해 광범위한 정보 수집에 능숙하며, 가상과 현실 경험을 쉽게 연결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그들에게 디지털과 현실 세계 구분은 더는 의미가 없다. 오프라인이나 대면으로 만나기보다 비대면 방식이 편하고 일상화됐다. 그래서 그들에게 게임은 단순한 놀이 수단이 아니라 사회적 활동의 무대다. MZ 세대들은 게임에서 얻은 경험들을 공유하며 현실 세계와 마찬가지로 소비 활동을 한다. 예를 들어 게임 캐릭터의 옷이나 타고 다니는 이동 수단을 구매하는 것 등이다.

이러한 MZ세대가 소비 주체로 떠오르면서 많은 기업이 게임업계를 주목하고 있다. 명품 패션 브랜드도 잇따라 게임 시장에 뛰어들었다. 예를 들어 구찌는 자신들의 이름을 건 모바일용 아케이드 게임을 출시하고, 발렌티노와 메종 키츠네는 닌텐도의 인기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 캐릭터 의상을 제공한다. 게임 콘텐츠를 통해 쉽게 브랜드에 입문하도록 하려는 전략이다. 유통업계로 범위를 넓이면 게임업계와의 협업은 부지기수다. 마트, 홈쇼핑, 백화점 등은 회사가 보유한 캐릭터로 게임을 개발하거나 인기 있는 게임과 협업해 이색 상품을 내놓고 있다.

레이싱게임 포르자 모터스포츠7에 등장한 벨로스터N. 현대자동차 제공
레이싱게임 포르자 모터스포츠7에 등장한 벨로스터N. 현대자동차 제공

자동차 브랜드 역시 MZ세대를 자신의 브랜드로 입문시키기 위해 게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잠재 고객들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게다가 코로나19 때문에 사람 사이의 교류가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면서 게임의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마케팅 창구로도 꽤 매력적이라는 이야기다. 그럼 자동차 브랜드는 어떻게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까? 브랜드마다 방법과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최근 많은 자동차 브랜드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는 게임 회사가 있다. 바로 넥슨이다. 넥슨은 현재 PC용 게임 ‘카트라이더’와 모바일용 게임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를 운영 중인데, 두 게임은 국내 PC와 모바일 레이싱 게임 부문 1위다. 최근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협업한 브랜드는 포르쉐다. 포르쉐는 게임 안에 순수 전기차 타이칸 4S를 기반으로 제작된 카트를 선보였다. 게이머들에게 타이칸 4S의 성능과 매력을 전달한다는 취지에서다. 단순히 카트만 내놓은 건 아니다. 타이칸 4S 카트에 대한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14개의 미션 트랙에서 개인 최고기록을 겨루는 싱글 플레이 모드 ‘타이칸 타임 어택’ 대회와 개인 에스엔에스(SNS)에 타이칸 4S 카트를 인증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현대 역시 세계적인 레이싱 게임 ‘포르자 모터스포츠’와 손을 잡았다. 포르자 모터스포츠는 등장하는 차가 700대가 넘고, 차와 서킷 배경, 사운드 등 높은 수준의 묘사로 실감 나는 주행을 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포르자 모터스포츠를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는 공개되지 않은 신형 자동차를 미리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현대 벨로스터 N이다. 지난 2018년 현대차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벨로스터 N을 포르자 모터스포츠 7에서 동시 공개했다. 게다가 모터쇼에서 공간을 마련해 포르자 레이싱 게임 체험존을 함께 운영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포르자 모터스포츠뿐 아니라 신차를 출시할 때마다 차의 성격을 고려해 ‘그란투리스모’, PC 기반의 레이싱 게임인 ‘아세토 코르사’와의 제휴를 하는 등 협업을 넓혀가고 있다.

포르쉐와 카트라이더가 협업해 만든 타이칸 4S. 포르쉐 제공
포르쉐와 카트라이더가 협업해 만든 타이칸 4S. 포르쉐 제공

게임 회사와 협업을 진행하는 방법이 있는가 하면 대회를 후원하거나 게임의 참가하는 선수단을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기아차는 올해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유럽 리그 자동차 부문 메인 파트너로 활동한다. 롤은 매월 1억명 이상이 즐기는 게임으로 매년 전 세계에서 12개 리그가 운영되는데, 유럽 리그는 2020년 대회에서 동시 시청자 84만명 이상을 기록하는 등 12개 리그 중에서도 그 인기나 규모가 가장 크다. 기아차는 이번 대회 기간 다양한 콘텐츠 협업으로 e스포츠 팬들과 소통하며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인데, 구체적인 계획과 콘텐츠 방향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기아차가 롤을 후원하는 건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기아는 2019년부터 롤 유러피언 챔피언십과 파트너십을 진행해왔다. 지난해엔 니로 EV가 특별 출연하는 롤 시즌 오프닝 뮤직비디오를 공개해 게이머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베엠베(BMW)는 지난 2020년부터 한국의 프로 게임단인 SKT T1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후원에 나섰다. SKT T1은 현재 리그 오브 레전드, 포트나이트, 도타 2, 하스스톤 등 10개의 e스포츠팀을 운영 중이며, 약 50명의 프로게이머가 소속돼 있다. BMW는 T1 선수들에게 BMW X7을 의전차로 지원하며 T1 선수들의 유니폼에는 BMW 로고가 들어간다. 또 신차발표회 같은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와 온라인 마케팅에서도 협업을 진행한다. 지난해부터 BMW의 스폰서십 후원 비용은 2019년보다 5배가 늘었는데 그중에서도 두드러지는 게 e스포츠 관련 부문이다. 그만큼 게임 시장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마케팅 효과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지금이야 게임이 마케팅과 홍보의 역할로 쓰이고 있지만 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또 다른 변화를 맞이할 거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모빌리티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PC·모바일에 이어, 제3의 플랫폼으로 자동차가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에서도 자율주행차를 게임용 하드웨어로 인식하고, 이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실제로 지난 2019 CES에서 ‘디즈니 게임 앤 인터렉티브 익스피리언스’는 아우디와 손을 잡고 가상현실(VR) 콘텐츠인 ‘마블 어벤저스: 로켓 레스큐 런’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할 거다. 자동차와 게임의 협업이 어떤 방식과 형식으로 구현될지 벌써 궁금해진다.

김선관(〈모터트렌드〉 에디터)

아우디와 디즈니가 함께 개발한 ‘마블 어벤저스: 로켓 레스큐 런’. 아우디 제공
아우디와 디즈니가 함께 개발한 ‘마블 어벤저스: 로켓 레스큐 런’. 아우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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