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를 기억한 채 회귀해도 시련은 피할 수 없고, ‘이 세계’에서의 레벨업 역시 녹록지 않은 게 웹소설 주인공의 슬픈 운명이다. 그 와중에 저승에서 남다른 스케일의 시련을 맞은 주인공이 있다. 카카오페이지에서 지난 3월 말일에 공개된 시아란 작가의 소설 〈저승 최후의 날〉 속 ‘이시영’의 이야기다.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남다른 세계관에 있다. 저승은 이승에 있는 사람들의 믿음과 기억에 의해 유지되는 세상이며, 저승을 기억하는 사람이 이승에서 사라지면 저승 역시 소멸하게 된다는 설정이 그것이다. 주인공의 직업과 고난 역시 새롭다. 한반도 저승 염라대왕부 소속 비서실장인 주인공 시영은 갑작스러운 재해로 저승에 몰려든 망자들을 수습하는 한편, 아무도 남지 않게 된 이승 때문에 소멸 위기에 처한 저승도 지켜내야만 하는 이중 수난을 겪게 된다.
이 작품은 소설은 판타지라는 익숙한 세계 안에서도 우리의 마음을 남다르게 사로잡는다. 현생 속에서 시시각각 고군분투하는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며, 특별한 능력으로 고난을 극복하는 방식이 아닌 가장 인간다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때문이다. 에스에프(SF)에 바탕한 상상력, 사건의 무대, 누구보다 인간적인 주인공까지, 이 웹소설에는 드물고 귀한 것투성이다. 이수현(웹소설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