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하거나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 결제 버튼을 누르기 전 가장 오래 살펴보는 것은 뭘까? 아마도 상품 후기와 별점일 것이다. 지갑을 열기 전, 대부분의 사람은 혹시 모를 실패를 줄이기 위해 다른 이들의 반응을 살핀다. 새로운 치킨이 출시될 때마다 ‘제가 먹어봤습니다’란 제목의 리뷰 영상이 쏟아진다. 구매하기 힘든 고가 전자제품 리뷰 영상은 언제나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다. 리뷰 영상은 요즘 사람들이 무엇에 열광하는지 읽기 위해서 챙겨봐야 한다. 이것 자체가 새로운 콘텐츠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에 발견한 영상은 좀 특이하다. <공구왕황부장>은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과 극 중 살인 무기로 등장한 예초기의 제품 리뷰를 엉뚱하게 엮어서 생각도 못 한 재미를 준다. 날이 잘린 예초기가 주인공에게 날아가는 끔찍한 장면을 감상한 뒤 곧바로 해당 제품을 보여주며 실제는 날이 잘릴 수 없는 안전한 구조임을 소개한다. 팩트 체크다. ‘이런 드라마 리뷰는 처음이다’ ‘공구에 대해 몰라도 끝까지 보게 된다’ 등 댓글 반응이 뜨겁다. 채널 운영자는 7년 전부터 주로 어르신들을 위한 최신 농기계 정보 영상을 올렸는데, 능청스러운 연기와 언변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공구도매업을 하는 운영자의 전문 지식과 끼가 합쳐서 새로운 콘텐츠가 탄생한 것이다. 연예인과 방송 관계자들의 대거 유입으로 유튜브도 레드오션이 되었다는 분석이 있지만, 이렇듯 새로운 발견은 언제나 즐겁다.
최고운(에세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