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음식을 전문으로 ‘먹방’하는 여고생 스트리머 권우경. 너무 매워서 절명 운운하는 짬뽕을 국물까지 ‘원샷’하고 청양고추를 후식으로 씹어 먹는 그는 강철 혓바닥의 소유자. 그는 한식조리사 자격증 소유자에 적당한 관종(?) 기질도 갖춘 시대의 인재다. 어느 날, 우경은 입원한 어머니가 생일선물이라며 준 진주 목걸이를 바라보다가 정신을 잃는다. 눈을 떠 보니 자신이 느닷없이 옛날식 옷을 입은 거지 소녀가 돼 있었다. 사람들은 죽은 줄 알고 땅에 묻고 있던 거지 소녀가 되살아난 데에 화들짝 놀라지만, 우경 본인도 상황 파악이 안 되기는 매한가지. 알고 보니 우경이 눈 뜬 때는 광해군이 임금인 조선시대. 요리할 줄 아는 우경은 중·고교 국사 시간에 배운 지식을 무기 삼아 그럭저럭 잘 적응한다. 하지만 스트리머다운 입방정이 계속 사건을 만든다.
<조선 스트리머>(이재헌 이야기·홍기우 만화)는 요즘 대세인 ‘타임 슬립’이 이야기의 중심이다. 제목 그대로 ‘요즘 인기인 유명 스트리머가 옛날로 타임 슬립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를 그려내는 데에 충실한 작품이다. <야뇌 백동수>를 그려낸 콤비답게 유몽인이나 허균 같은 실존 인물들과 당시 실제 사용됐던 도구들을 잘 그려내 극의 디테일을 받쳐주고 있다는 점이 볼거리다.
서찬휘(만화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