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성스러운 아이돌>. 사진 네이버 시리즈 제공
3년차 무명 아이돌 ‘와일드 애니멀’의 멤버 우연우는 욕실에서 갑자기 쓰러졌다가 깨어나 묻는다. “나더러 아이돌이라니, 그것이 무엇이냐?” ‘비주얼’을 담당하고 있는 그가 ‘아이돌이 무엇이냐’고 묻다니, 무슨 황당한 상황일까. 모름지기 아이돌의 덕목이라 하면 보컬, 랩, 댄스, 팀워크, 마인드, 비주얼 등일 것이다. 우연우는 무대에서 우두커니 서 있기만 한다. 보컬, 랩, 댄스 등 그 어디에도 집중하지 못한다.
웹소설 <성스러운 아이돌>은 ‘우연우’의 방송사고로 시작된다. 어렵게 출연 기회를 얻은 무대인데다가 멤버 모두가 춤을 추고 있는 상황이었다. 파장은 컸다.
사실 우연우는 자신이 속했던 세계에서 존경과 사랑을 한몸에 받는 존재 ‘대신관 렘브러리’. 마왕과 싸우다 이계로 넘어오게 된 렘브러리가 깨어난 낯선 몸은 아이돌의 멤버 우연우가 본래 주인이었던 것이다. 렘브러리는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났지만, 다행스럽게도 상처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성력은 대신관일 때와 마찬가지다.
대신관의 ‘만렙’ 능력치와는 반대로 아이돌로서 능력치는 최악이다. 하지만 방송사고로 화제가 되는 바람에 회사는 그를 경연 프로그램 출연자로 등록한다. 조금이나마 ‘와일드 애니멀’을 이슈화하려는 속셈이다. 소설은 그 와중에 벌어지는 사건들을 코믹하게 풀어간다. 대신관이 팬들에겐 신적인 존재인 아이돌이 되어가는 과정이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려진다. ‘아이돌의 세계’에 집중하던 스토리는 이계 존재들과 조우, 그들과 결투, 퇴마 등 세계관을 확장하며 서사 레이어를 쌓아간다. 1부 완결 후 웹툰으로 제작되기도 했는데, 그래서 최근 시작한 2부의 결말이 더 궁금해진다.
장지희(웹소설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