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교육시스템의 허점은 갖가지 실패에 도망칠 핑계가 되기도 한다. 틀 안에 있든, 없든 성공하는 법은 명확하다. 사람들의 시선이 꽂히는 지점이다. 선홍달 작가의 네이버 웹툰 <어른의 계절>에 등장하는 주인공 또한 그 공고한 시선 앞에 서 있다. 작품에는 아역이었지만 배우로서의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밀려난 아이가 등장한다. 축구를 하고 싶어 했지만, 노력해도 주전이 될 실력이 안 되어 밀려난 아이도 나온다. 주인공들은 학업과 게임으로 도망치면서 실패가 주는 상처를 끌어안는다.
작품은 섣불리 교육시스템 바깥에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 또 다른 성공을 모델로 내세우지 않는다. 새로운 희망을 던져주지도 않는다. 다만 이들이 찾은 주인공들은 우연히 단편영화 동아리에서 함께 활동하면서 조금씩 자존감을 키워간다. 서투르게나마 주저앉아있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걱정해주는 척하면서 조롱을 멈추지 않는 친구들에게 주인공은 “이건 내 일이니까. 문제가 생겨도 내가 선택하고 판단할게”라고 말한다. 실패를 비웃는 데 익숙한 사회에서 그 가능성에도 선택을 주저하지 않는 인물들을 보는 건, 참 반갑다.
서찬휘(만화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