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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김치가 다 했네! 백김치 콩나물국밥

등록 2021-01-29 07:59수정 2021-01-29 20:54

‘신뱅이’ 콩나물국밥. 사진 이우석 제공
‘신뱅이’ 콩나물국밥. 사진 이우석 제공

전주하면 떠올리는 음식은 비빔밥과 콩나물국밥이다. 외지인들은 비빔밥을, 현지인들은 콩나물국밥을 먼저 내세운다. 전주를 둘러싼 인근은 물맛 좋고 콩도 많이 나 콩나물 품질이 빼어나다. ‘해장의 완전체’ 콩나물국밥은 이런 배경에서 탄생했다. 맛좋은 술집이 많으니 AS(해장)도 확실한 곳이다. 해장의 필수요소인 수분과 단백질 섭취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이 콩나물국밥이다. 여기다 단백질(젓갈, 장조림, 수란)까지 더하니 금상첨화다.

‘신뱅이’는 전주 풍남동 한옥마을 내 한옥이다. 정원을 갖춘 고즈넉한 한옥은 내부를 다듬은 깔끔한 인테리어가 먼저 눈에 든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각적 포만감이 먼저 온다. 근사한 카페처럼 세련됐지만 사실은 전주 전통 음식을 표방하는 음식점이다. 전주의 양대 특산메뉴로 꼽히는 비빔밥과 콩나물국밥을 판다.

콩나물국밥은 ‘그 유명한’ 남부시장 식과는 차별화를 선언했다. 다르다니, 무엇이? 황태와 밴댕이 등 건어물과 채소를 사용한 기본 육수에 김치로 맛을 낸다. 남부시장식 콩나물국밥 집에는 늘 빠지지 않는 김과 젓갈, 장조림이 없다. 한눈에 전주식임을 알아볼 수 있는 시그니처 격인 수란(水卵)조차 없다. 대신 김치가 주연과 조연을 함께 맡고 있다. 국물에 김치가 들고 반찬으로도 김치를 낸다.

그런데도 뭔가 부족하지 않다. 시원한 국물에 깊은 맛이 배 들었다. 먹어보고 나서야 무릎을 치게 된다. “이것도 전주식이다.” 미향(味鄕) 전주 음식의 영역이란 이처럼 넓은 것이었다.

신뱅이는 김치 명인 안명자 사장이 운영하는 곳이다. 전주 인근인 완주군 구이면 모악산 아래 신뱅이 마을에서 김치를 담그는 안 사장이 마을 이름에서 상호를 따왔다. 특히 백김치 콩나물국밥은 어디에도 없는 맛이다. 안명자 명인이 독자적으로 연구한 음식이다. 백김치가 발효하며 생겨난 독특한 맛이 콩나물 국물에 녹아들어 맛이 수렴 상승한다. 빨간 김치의 강한 고춧가루 양념이 아니라 백김치이기 때문에 부드럽고 시원한 콩나물 육수와 더 잘 어울린다. 두 가지 맑은 재료가 힘을 합하니 뜻밖에 강렬한 뒷맛이 생겨난다.

발효를 시킨 데다 뜨거운 국물에 팔팔 끓여냈지만 여전히 식감이 아삭하다. 질감이 쉽게 무르지 않는 배추를 골라 쓴 덕이다. 단백질 보충용으로 계란을 띄우지만 터뜨리지 않는 것이 좋다. 계란이 터지면 시원한 맛을 해치기에 십상이다. 곁들인 김치는 기대대로 맛이 썩 좋아 그릇 바닥까지 싹싹 비우게 된다.

전주 막걸리에 다양한 약재를 넣고 직접 만든 모주 한잔도 빼놓을 수 없다. 단맛보다는 구수하고 향긋하게 입가심할 수 있다.

이우석(놀고먹기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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