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람이 코끝까지 파고들면 타닥타닥 타들어 가는 모닥불 앞에 앉아 몸을 녹인다. 캠핑의 꽃이라 불리는 계절, 겨울이 왔다. 고요한 계절의 낭만을 만끽하기 위해 겨울 캠핑의 색다른 매력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여행 길도 막혔다.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휴식과 힐링을 찾아 한적한 곳으로 떠나는 유행은 당분간 지속할 것 같다.
그래서인지 2014년부터 꾸준히 영상을 올려온 ‘캠핑한끼’ 채널의 인기도 덩달아 상승 중이다. 채널의 주인은 영상에 거의 등장하지 않지만, 솔로 캠핑과 요리를 즐기는 포토그래퍼다. 카메라를 잘 다루는 전문가라서 그런지 개인 유튜브가 아니라 전문 촬영팀이 만드는 채널로 오해할 만큼 영상미가 뛰어나다. 영상은 대체로 10분을 넘기지 않는데, 항상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물소리, 바람 소리, 새소리 등을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처럼 화면에 고스란히 담아 그 속으로 함께 걸어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흙이나 돌바닥에 자리를 잡고, 캠핑용 조리도구를 꺼내어 조용히 요리를 시작한다.
사람의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고 도마 위에 칼질하는 소리, 보글보글 찌개가 끓는 소리만 존재한다. 완벽한 자연 속에서 정성스럽게 한 끼를 만들어 먹는 이 과정은 눈과 귀가 모두 만족하는 캠핑 에이에스엠아르(ASMR)이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티브이에 최불암의 <한국인의 밥상>이 있다면, 유튜브에는 ‘캠핑한끼’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캠핑한끼’ 영상이 휴식과 위로가 되는 밥 한 끼가 돼주는 것 같다.
최고운(에세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