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야지 작가가 출산·육아매체 <베이비뉴스>에 2018년부터 연재 중인 <나도?? 몰랐던 일>은 작가의 전작인 난임 극복기 <우리 집에 아이가 산다>에 이은 본격 육아 공감 만화다. 난임을 극복하고 출산에 성공하는 게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점’임을 보여준다.
작품이 그려내는 건 평범한 육아기다. 여느 육아기가 그렇듯 아이를 키우면서 겪는 이야기들이 촘촘하다. 부모 입장에서 작품을 읽고 있노라면 문득문득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만났던 순간들이 고스란히 떠오를 수밖에 없다. 갑작스레 맞닥뜨린 어린이집 폐원과 같은 에피소드는 그 암담함이 절절하게 전해진다.
한데 작품의 미덕은 단지 “나도 그랬어”라는 공감을 끌어내는 데에서 멈추지 않는다. 포인트는 <나도?? 몰랐던 일>이라는 제목에 있다. 작가는 육아 경험을 털어놓는 걸 넘어, 이 대부분의 상황이 작가 자신도 몰랐던 일임을 고백한다. 그리고 그 몰랐던 부분에 대한 관심을 ‘아이’에 국한하지 않고 아이를 포함한 사회적 약자 전반으로 확대한다. 출산은 해보기 전엔 모를 수 있는 일이지만, 육아는 사회가 함께하는 것이라고 설득한다. 이런 걸 모르는 이들은 아이를 포함한 약자들이 배제되는 상황을 자연스레 여긴다. 사회적 약자를 쉽게 조롱하게 마련이다. 작가의 시선은 우리 사회 근저에 깔린 추악한 정서의 정체를 짧지만 정확히 꿰뚫고 있다.
서찬휘(만화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