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이 부동산 중개인을 자처해 ‘바쁜 현대인들을 대신해 좋은 집을 구해준다’라는 콘셉트로 다양한 형태의 집을 구경하는 <구해줘 홈즈>와 ‘집이 바뀌면 삶이 바뀐다’라는 주제로 연예인들의 집에 찾아가 묵은 살림살이를 정리해 주고 공간 재발견을 하는 <신박한 정리>의 인기에 이어 최근엔 부동산값 높은 서울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드림하우스를 찾아낸 이들을 소개하는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까지. 누가 뭐라고 해도 요즘 대세 예능은 ‘집방(집을 소재로 한 방송)’이 아닐까 싶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탓에 주거 공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체된 환경에 변화를 주고 싶은 욕구가 커지면서 당분간 ‘집방’의 인기몰이가 지속할 듯하다. 그런데 이들 프로그램이 가족 중심 주거 형태의 넓은 집을 소개하는 데 치중하고 있어 가족 형태가 다른 시청자들의 현실적인 주거 실태에 가까운 사례는 거의 소개되지 않아 ‘좋은 집을 구경하는 것’ 이상의 공감이 어렵다는 점이 아쉽다.
<인테리어 하는 나르 NAR tv> 채널의 주인 나르는 주로 혼자 사는 작은 집의 인테리어를 다룬다. 16㎡(5평) 원룸부터 39㎡(12평) 투룸까지 협소한 공간에 사는 1인 가구의 인테리어 구조 변경을 상담해 주고, 구독자 중에서 신청자를 받아 30만원 예산에서 원룸 꾸미기 등을 실현해 준다. 특히 월셋집 절대 금기 셀프 인테리어 팁, 우리 집 실평수 재는 법, 작은 방이면 꼭 봐야 하는 가구 배치 공식 등 실현 가능한 현실적인 조언을 다루며, 요즘 청년들의 꿈이라는 임대아파트 행복주택의 도면을 이용해 재현한 감각적인 인테리어도 눈길을 끈다. 그의 인테리어 제안은 특별히 미적 감각이 없어도 간단한 공식만 따르면 누구든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준다. 큰 집과 넉넉한 돈이 없어도 상황에 맞게 정리하고 조화롭게 배치하는 것만으로도 생활의 변화와 활력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