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면에서 직업물 웹소설은 꾸준히 이야기의 소재가 되어왔다. 대개의 판타지 웹소설 주인공은 회귀와 레벨업을 통해 거침없는 성취를 이루어낸다. 하지만 가끔은 예외도 있다. 그저 팍팍한 현실을 그대로 대변하기도 한다. 진흙 같은 현실에 꼿꼿하게 서서 ‘짠내 나는’ 매력으로 대결한다. 법정드라마 <일곱 번째 배심원>의 주인공인 윤진하 검사가 대표적이다.
그는 훈훈한 외모로 법정을 압도하는 국민참여재판의 전담 검사로 활약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윤 검사는 그야말로 흙수저 중의 흙수저로 끌어주는 선배 하나 없는 자수성가형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그에게 여고생 노숙자 살인 사건이 배당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배심원단에 전직 대통령이 포함되면서 사건은 윤 검사의 예상과 다르게 흘러간다. 촘촘한 위계가 작동하는 권력 세계에서 웹소설 특유의 판타지나 능력치 없이 과연 주인공 윤진하 검사는 원하는 바를 얻어낼 수 있을까? 변화가 불가능해 보이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몸부림치는 주인공은 쉡소설에만 있는 건 아니다.
<일곱 번째 배심원>이 주는 재미는 여럿이다. 예상 가능한 통쾌함은 큰 즐거움이다. 가끔 작가가 던지는 감동은 묵직하다.
이수현(웹소설 엠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