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재혼 황후>. 사진 네이버 시리즈 제공
좋아하는 연예인 ‘덕질’을 넘어서, 독자들이 소설 속 캐릭터를 ‘덕질’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원픽’(가장 좋아하는 것) 캐릭터를 코스튬해 한자리에 모이거나, 에스엔에스(SNS)에서 역할극을 하고, 캐릭터의 ‘봇’을 만들어 놀기도 한다. 웹소설 <재혼 황후> 이야기이다. <재혼 황후>는 지난해 가을, ‘영화배우 수애의 인생작’으로 알려지면서 웹소설을 모르는 이들조차 찾아 읽기 시작한 웹소설 입문작이다.
<재혼 황후>는 제국의 황후 나비에가 변심한 황제와의 이혼 재판에서 이혼과 재혼을 선언하며 시작되는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로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그려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기존의 예쁘지만 착하기만 한 전형적인 ‘신데렐라형’ 여성 캐릭터를 비트는 것이 재미의 포인트로, 나비에 황후의 결단력과 카리스마야말로 ‘덕질’의 핵심 동력이다.
그 인기는 단일 플랫폼 내 누적 다운로드 수 약 9300만의 기록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함께 서비스되는 삽화 역시 이 웹소설에 눈길이 주게 되는 주요한 요인이다. 궁정 로맨스물에 걸맞은 의상과 장신구, 화려한 배경과 아름다운 등장인물의 모습은 텍스트의 한계를 넘어서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재혼 황후>는 웹소설뿐만 아니라 웹툰으로도 제작되어 국내뿐만 아니라 타이, 대만, 인도네시아, 일본, 프랑스에도 선보이며 웹소설 못지않은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로서는 보기 드물게 드라마 제작 소식까지 들린다. 팬들이 가상 캐스팅에 나서는 등 그 인기가 쉽게 사그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장지희(웹소설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