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16일 조석 작가의 인스타그램에 메모장을 캡처한 이미지 하나가 올라왔다. 내용은 딱 두 문장. ‘마음의 소리 마지막 회 콘티’ ‘진짜 마지막 회’.
<마음의 소리>는 작가의 콩트 같은 일상, 일상 같은 콩트를 재기발랄하게 담은 작품이다. 그는 네이버 웹툰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네이버 웹툰’의 대명사이기도 했다. <마음의 소리>가 한 매체의 대표성을 띤다는 점은 어떤 면에서는 비판할 지점이지만, 작가가 연재 기간 보인 지독한 성실함은 그 모든 비판을 상쇄하고도 남았다.
<마음의 소리>는 지난 14년간 매주 독자들을 같은 시간에 꼬박꼬박 만났다. 그사이에 휴재는 연재를 시작한 지 10년만인 2016년 9월 중순부터 3주 정도 쉰 것이 고작이다. 심지어 혼인했음에도 결혼식은 물론 신혼여행조차 가지 않았다. 모 언론 인터뷰에서는 결혼식이나 신혼여행이 없어서 마감을 지킬 수 있었다고 밝히기까지 했으니, 적어도 작가 자신이 자기 만화에 얼마나 엄격하고 철저했는지는 명백하다. 그렇기에 마지막 회를 알리는 인스타그램 속 두 문장이 참 묵직하다.
실적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10년 이상 독자의 선택을 꾸준히 받은 작품은 그 자체로 작가의 것을 넘어 그 작품으로 대표되는 한 시대를 상징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터다. 조석 작가님 고생하셨습니다.
서찬휘(만화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