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문턱에 들어서니, 수건 빨래부터 걱정이다. 여름에는 깨끗하게 빤 뒤 바싹 말린 빨래에서도 왜 가끔 꿉꿉한 냄새가 날까? 장마철에도 깔끔하게 빨래를 말리는 방법은 없는 걸까? 제 손으로 살림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고민을 해봤을 거다. 땀이 나지 않는 계절에도 고민은 이어진다. 겨울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되어버린 롱 패딩을 매일 입다 보면 깃에 묻은 비비크림 얼룩과 꼬질꼬질한 소매라도 부분 빨래를 하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지, 아끼는 모자가 색이 바랬는데 이걸 물로 빨아도 되는 건지, 빤다면 어떻게 빨아야 모자의 형태를 망가트리지 않을 수 있는지 하는 고민 말이다. 생생한 정보를 전달하는 여러 프로그램에 가끔 세탁에 관련된 살림 팁이 소개되곤 하지만, 이게 정보인지 광고인지를 가려서 듣는 건 시청자의 몫이라는 게 문제다.
그래서 오늘 소개할 유튜브 채널은 <세탁하기좋은날TV>이다. 영상에 등장하는 한현숙, 박기문 사장님은 부부 동업자로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서 30년 넘게 세탁소를 운영하는 세탁 분야 장인들이다. 이불이나 옷 등의 세탁은 물론 손상된 가죽옷의 복원과 신발, 가방 등의 잡화 수선까지 첨단 기계를 이용해 전문적이고 다양한 기술과 노하우를 보여준다.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묵은 때가 말끔하게 사라지는 마술 같은 영상도 시선을 사로잡지만, 누구나 쉽게 도전해볼 수 있는 라면이나 볼펜 얼룩 제거하기, 돈모 브러시를 이용해서 코트와 니트 손질하기, 옷 상하지 않게 보풀 없애기, 와이셔츠 찌든 때 빼기 등의 기술도 아주 유용하다. 영업 비밀일 수 있는 팁을 아낌없이 나누는 영상을 보다 보면, 정직과 부지런함을 기본 덕목으로 꼽으며 “세탁업은 도시의 농사와 같다”고 비유한 사장님의 철학이 느껴진다.
최고운(에세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