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의학과, 내과, 이비인후과 전문의인 세 남자는 군의관 시절에 만나 친구가 됐다. 한 친구는 동아리에서 만난 영상의학과 친구와 결혼을 했다. 이들은 의사인 본업을 이어가면서 취미생활로 유튜브 영상을 함께 만들었다. 마침 한 친구의 아내가 멀티미디어를 전공한 영상전문가라서 촬영과 편집을 맡았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아니라 유튜브 <닥터프렌즈>의 주인공들 이야기다. 이따금 매체에서 묘사되는 걸 보면 의사와 환자가 적처럼 느껴질 때가 있기에, 실제로는 친구처럼 더 친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영상을 만든다고. 그래서 미세먼지, 생활소음, 식단과 체중관리처럼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는 주제부터 당뇨, 위장장애, 입 냄새 등 흔히 앓고 있는 질환까지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그 밖에도 ‘의사가 의학드라마를 본다면?’, ‘의사들은 양치를 잘할까?’, ‘의사들은 정말 대치동 출신일까?’처럼 의사에 대한 통념을 다룬 주제도 흥미롭다. 시작할 땐 의사가 무슨 유튜브를 하냐는 둥 악플로 생업에 곤란한 일이 생길까 걱정하던 선배들도 이제는 잘못된 의학 상식이나 정보를 언급하며 ‘이런 얘기를 좀 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영상을 준비하면서 최신 논문을 찾아보기 때문에 연구도 더 열심히 하게 되고 말한다. 댓글을 보며 환자들의 필요를 파악할 수 있어 진료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도 한다. 편안하고 가볍게 이어지는 세 남자의 수다를 듣다 보면, 이들이 의학적 지식을 전달하면서도 재미와 의미의 균형을 얼마나 유지하기 위해 고심했는지 알 수 있다.
최고운(에세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