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엔>(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 어촌편>에서 ‘삼대장’은 참돔과 돌돔, 문어다. 웹소설에선 회귀·빙의·레벨 업이 인기 있는 삼대장이다. 익숙한 클리셰를 따라가면서 맛보는 성장과 성공의 서사는 짜릿하면서도 안정감 있다. 하지만 전형적인 스토리는 지루하다. 지난 20일부터 연재를 시작한 <콩가루 수사단>는 그런 전형성에서 탈피한, 보기 드물게 사람 냄새 진하게 풍기는 생활 밀착형 미스터리 웹소설이다. 이 작품은 제3회 추미스(추리·미스터리·스릴러) 공모전의 당선작이기도 하다. 6월 말엔 종이책 출간도 예정되어 있다.
<콩가루 수사단>은 고시원에서 쫓겨난 백수 첫째 누나 백진주, 성질 괴팍한 이혼녀 백현주, 세 아이를 버렸던 엄마 오희례가 서촌경찰서 열혈 형사이자 집안의 막내인 백현호의 집에 모여 살면서 시작된 이야기다. 어린이집에서 감쪽같이 사라진 아이부터 결혼식 당일 갑자기 도망간 신부, 자꾸만 집안에 들어오려는 수상한 옆집 남자까지, 동네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사건에 이들 가족이 얽히는 과정은 속도감 있는 시트콤 같다. 사건 말미에 밝혀지는 엄마의 비밀은 반전 장치로 충분하다.
이 소설은 회귀도, 빙의도, 레벨 업하는 주인공도 없다. 하지만 웃기고 무해한 이 가족이 서로의 존재를 긍정하고 이해해 가는 모습은 꽤 흥미진진하면서도 따스하다.
이수현(웹소설 엠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