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이토록 중요한 나라에서, 정치 소재 소설·영화·드라마가 이토록 적은 것은 놀라운 일이다. 진짜 정치가 현실에서 격렬하게 국민을 가르고 소진시키는 탓에 독자들이 정치 소재 스토리를 소비할 심리적 여유가 없는 것일까? 미국 정치소설 <올 더 킹스 맨>이나 넷플릭스가 드라마화한 적 있는 영국 소설 <하우스 오브 카드>를 보면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웹소설 가운데 <국회의원 이성윤>도 독보적이다. 문피아에 ‘국회의원’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웹소설은 이 작품 포함 두개다. ‘보좌관’은 한편도 없다. ‘대통령’으로 검색하면 21편이 검색되는데, 정치·선거가 소재가 아니고 전쟁·외교 등 통치 행위를 소재로 한 대체역사물이 다수다.
어느 웹툰 관계자는 “과학기술이 스토리에 구조화되어야 진짜 에스에프”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한국 정치의 구조가 스토리에 반영되지 않은 정치소설이 정치소설일까. 한국 정치의 구조는, 어정쩡한 단임제 대통령제, 뿌리 깊은 양당 체제, 지역감정, 민주당과 진보정당의 진보개혁 내부 경쟁, 북한 문제, 낮은 투표율 등이 만든 것이다.
<국회의원 이성윤>에서 <하우스 오브 카드>의 리얼리티는 기대하기 어렵다. 예지몽으로 미래를 예견하고 남의 생각을 읽는 초능력을 가진 국회의원 수행비서 이성윤이 의원이 되는 스토리다. 보좌관·비서관의 업무, 지역구 선거와 정치의 기본구조 등은 아쉽게나마 스토리에 녹아있다. 그러나 캐릭터는 주류 웹소설 코드 그대로다. 문피아에서 2018년 8월 연재 시작해 완료했다. 누적 635만명이 읽었다.
고나무(팩트스토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