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면서 보는 해부학 만화>(이하 까해만)는 <돌고 도는 세포 고백!>을 그렸던 압듈라 작가의 신작이다. 2019년 11월 초부터 트위터 계정(@AP_DUL_999)를 비롯한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게시판 커뮤니티 등에 매주 금요일 공개되고 있다. 이 작품은 전작에 이어 보건(?) 소재와 개그라는 조합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까해만>은 해부학이라는 어려운 소재를 더 할 나위 없이 재밌게 소개하고 있는 만화다. 별도 연재하는 매체 없이 직접 대중을 만나면서도 꾸준히 화제를 모으는 데에는 일단 소재의 독특함도 있지만, 이용자들을 제대로 공략할 줄 아는 작가의 개그 감각이 큰 몫을 한다. 이용자들은 짤(짤방)·밈(meme) 같은 이미지 공유 문화에 익숙한 이들이다. 특히 ‘폭주’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내달리는 온갖 시각 문화 패러디의 향연은 대단하다.
하지만 사실 <까해만>의 진짜 재미는 소재를 탄탄하게 다루는 작가의 솜씨 그 자체에서 나온다. 이는 그 자신이 복싱 수련자이자 생활스포츠지도사 자격증 소지자로서 인간 몸의 구조와 인체 움직임의 원리 등을 꾸준히 공부하고 연구해 온 만화가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작품을 읽고 있노라면 해부학이 반드시 의과 대학생이나 예술가들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알려주고 싶어 하는 작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까해만>은 2019년 12월 말부터는 매주 수요일 네이버 메인의 과학 카테고리에서도 소개되고 있다.
서찬휘(만화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