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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먹튜버 영원씨 야무지게도 드신다!

등록 2019-11-14 09:36수정 2019-11-14 20:06

ESC's Pick!
유튜브 <영원씨01seeTV> 화면 갈무리
유튜브 <영원씨01seeTV> 화면 갈무리

이제는 세계적인 스타가 된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가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에 촌철살인 입담으로 인기를 끌었다면, 82살 노령 유튜버 김영원 할머니는 조곤조곤한 말투에 말수도 거의 없다. 간간이 카메라를 바라보며 해맑게 웃는 ‘영원씨01seeTV’의 주요 콘텐츠는 바로 ‘먹방’(먹는 방송)과 에이에스엠아르(ASMR). 자그마한 체구의 할머니가 간장게장, 연어회, 치킨, 삼겹살부터 각종 과일과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어찌나 야무지게 잘 드시는지 80대 할머니의 튼튼한 치아와 소화능력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대체로 먹방 유튜버들의 나이가 20~30대이다 보니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거나 빨리 먹는 것에 치중한다면, 김영원 할머니는 푸짐하게 차려놓고 맛있게 꼭꼭 씹어서 드시는 모습만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자극적인 콘텐츠에 지친 시청자들 사이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힐링 먹방으로 인기가 높다. 김영원 할머니는 실시간으로 대화하면서 질문을 받거나 맛에 대해 표현을 하는 등의 특별한 리액션이 없이 그저 후루룩 짭짭 맛있게 먹는 모습만 보여주기 때문에 간간이 터져 나오는 “어이구 맛있다” 하는 리얼한 감탄과 소녀 같은 웃음에 시청자들은 더욱 친근함을 느낀다. 종종 김치를 담그거나 전을 부치고 텃밭을 가꾸는 등의 일상과 손녀딸과 함께 떠난 여행 브이로그도 업데이트되는데 멘트가 거의 없이 잔잔한 영상만 흘러가서 댓글에는 외국인 시청자가 많이 보인다. 특별한 대화가 없어도 전해지는 푸근하고 편안한 영상 안에서 할머니와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채널을 만들었다는 손녀딸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최고운(에세이스트)

‘네이버 시리즈’ 화면 갈무리
‘네이버 시리즈’ 화면 갈무리

티베트 자치구 그린 우아한 고발

<하늘마을, 티셋>은 억수씨 작가가 2007년 웹하드 서비스 피디박스를 통해 연재한 장편 데뷔작이다. 피디박스 서비스 종료 이후 작가가 본인 홈페이지에 공개하다가 2017년 서버 오류로 더는 볼 수 없게 되었는데, 다행히 2019년 10월23일 ‘네이버 시리즈’에 전편이 공개됐다. 작가가 티베트를 다녀와서 구상하고 그렸다는 이 작품은 작가 특유의 잔잔한 구성과 전개가 돋보이지만, 한편으로는 티베트 자치구의 현실을 담아내고 있다.

작중 등장하는 대상이 가리키는 바는 명확하다. 티셋의 문화와 종교를 없애려는 추체국은 중국, 환생하는 스승 라미는 달라이 라마다. 하지만 이 작품이 멋진 점은 이와 같은 국제적, 정치적 분쟁을 르포로 고발하기보다 마치 우화와 같은 형태로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품은 인간의 틀을 벗은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독자들로 하여금 한 발짝 떨어져서 ‘중국’만이 아닌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지점에서 인간으로서의 자신과 그 행태를 돌아보게끔 유도한다.

과연 ‘우리’는 추체국이 꾀하는 바대로 움직이던 이들과 얼마나 다를까. 중국과 얽힌 근래의 또 다른 국제 분쟁이 연일 우리 사회가 겪었던 아픔을 떠올리게 하는 지금이다. 이 작품을 다시 볼 수 있게 된 건 참으로 기쁘고도 절묘하다.

서찬휘(만화 칼럼니스트)

이미지 영상노트 제공
이미지 영상노트 제공

스타 셰프의 스테이크 김밥

웹소설 판타지의 플롯은 전통 서사와 다르다. 웹소설 연구자 겸 작가 김준현은 <웹소설 작가의 일>에서 다음과같이 분석했다. ‘주인공이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상태(회귀, 전지, 초현실적 능력 등)→사실상 라이벌이 아니지만, 라이벌이라고 착각하는 이들의 무용한 도전→목표를 이룸’의 플롯을 가졌다. 반대로 전통 서사는 주인공이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이 쾌감이다.

“웹소설에서는 주인공이 이미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그 격차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 겁니다. ‘도대체 웹소설에서 무슨 재미를 느끼는가’라고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이 지점에서 불편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김준현은 설명했다.

요리 웹소설인 <스타 셰프, 분식점 아들되다> 역시 환생 코드를 갖고 있다. 세계적인 음식 저널 <미쉐린 가이드>에서 별점 세 개를 받은 스타 요리사 ‘강하루’는 교통사고를 당한다. 눈 떠보니 특성화고 조리학과 고3 남학생 ‘이상태’로 영혼이 바뀌었다. 분식점을 운영하는 엄마가 옆에 있다. 옆에 들어선 김밥 프랜차이즈와 경쟁으로 고생하는 엄마를 위해 강하루는 김밥 신메뉴 ‘뽀삐에뜨식 돼지고기 스테이크 김밥’을 개발한다.

이런 판타지에도 현실감은 존재한다. 조리법 묘사, 메뉴 개발, 식당 경영 등의 배경은 매우 사실적이며 전문적이다. 판타지 스토리와 지극히 사실적인 전문지식의 조합인 웹소설의 ‘전문가물’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지난해 6월 문피아, 조아라 등에 연재되어 같은 해 10월 연재를 마쳤다. 문피아에서만 누적 75만여명이 봤다.

고나무(팩트스토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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