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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겨울서점, 고래별, 동천만물수리점

등록 2019-07-31 20:34수정 2019-07-31 21:30

ESC’s Pick!
북튜버 김겨울의 채널 <겨울서점>. 사진 유튜브 화면 갈무리
북튜버 김겨울의 채널 <겨울서점>. 사진 유튜브 화면 갈무리

콘텐츠가 넘칩니다. 형식도, 플랫폼도 끝없이 다양해지고 있죠. ESC가 콘텐츠의 바다에서 헤매는 독자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콘텐츠 큐레이팅 코너 ESC’s Pick! 2주에 한 번 독자 여러분이 꼭 보면 좋을 온라인 스트리밍 콘텐츠와 웹툰, 웹 소설을 골라 추천합니다. ‘뭐 볼까?’ 고민이 된다면 ESC’s Pick을 찾아주세요!

■ 유튜브 : 겨울서점으로의 피서

독서의 기쁨을 만끽하며 활자 안에서 유영하는 ‘북튜버’ 김겨울이 운영하는 <겨울서점>을 소개한다. 10만명이 넘는 구독자들이 알람을 맞춰 놓고 일주일에 한 번 <겨울서점>이 열리는 시간을 기다리지만, 이 서점에서는 책을 팔지 않는다. 최고의 책이나 베스트셀러, 따끈한 신간을 알려주지도 않는다. 한권의 책을 골라 재미있게 요약해 줄 것을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전혀 아니다. 김겨울은 책의 한 구절을 낭독한 뒤 짧은 감상을 남기거나, 그저 낭독하다 끝내기도 한다. 책과 관련된 ‘굿즈‘(기념품)를 리뷰할 때도 있고, 누군가의 책장을 소개하기도 한다. 철저히 김겨울 자신의 취향과 안목을 반영한다.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20년 차 ‘책 덕후’의 내공에 설득당하지 않기란 쉽지 않을 거다. <겨울서점>은 영화를 보지 않았는데 마치 본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영화 소개 프로그램과 정확히 반대 지점에 있다. 김겨울의 책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전까진 그런 책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당장에라도 읽고 싶어진다. 책을 팔지 않지만, 누구보다 잘 파는 김겨울의 영업 비결은 차분한 목소리, 정확한 발음 그리고 정돈된 대본에 있다. 덕분에 <겨울서점> 채널은 빨래 개면서 배경으로 틀어놔도 좋을 정도다. 혼자 있는 시간을 가장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책 읽기라는 것에 동의한다면, 이 답답한 여름날 시원한 <겨울서점>으로 피서를 떠나보자.

최고운(에세이스트)

■ 웹툰 : 일제강점기 인어공주의 선택

나윤희 작가의 웹툰 <고래별>(네이버 웹툰)은 빚을 감당 못 한 아버지 때문에 친일파 대지주에게 몸종으로 팔려간 17살 소녀가 어느 날 해변에서 의식을 잃은 채 떠밀려온 독립운동가 청년을 발견해 보호하면서 시작하는 만화다. 작품은 ‘경성의 인어공주’라는 부제에서 볼 수 있듯 일제강점기인 1926년 식민지 조선이 배경이다. 격동과 비극의 시대극을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의 인물과 극 구조에 빗대어 펼쳐내고 있다.

작중 시대 배경이 된 1926년은 일제가 3.1운동 이후 문화 통치라는 형태로 조선인들을 분열시키고 친일파를 지원하던 술책이 극단으로 향하던 시기다. 작품은 이러한 시기 조선 수탈의 큰 창구였던 군산을 무대로 친일파 지주 딸의 몸종으로 살아온 소녀와 소녀 덕에 목숨을 구한 독립운동가 청년, 그리고 소녀가 모시는 친일파 지주의 딸과 함께 거사를 계획 중이던 동료들까지 서로가 각자의 배경과 의도를 안은 채 얽혀 들어가는 이야기를 매우 흡인력 있게 끌고 가고 있다. 아직 초반이지만, 모두가 아는 시대, 또 모두가 아는 동화를 흔하고 뻔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만큼 영리하게 얽어내는 솜씨가 정말 굉장하다.

서찬휘(만화 칼럼니스트)

웹 소설 : 무엇이든 고쳐드려요

카카오페이지에 연재했던 마니 작가의 웹소설 <동천만물수리점>은 여러모로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은 작품이다. 어느 날 낯선 공간에서 눈을 뜬 20대 남성 김해명. 과거가 기억나지 않는다. 어둡고 폐쇄된 공간에서 기거한다. 집에는 미인인데 과묵하고 퉁명스런 여자 비서가 있다.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 이 공간이 의뢰를 받고 물건을 고쳐주는 ‘동천만물수리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수리 의뢰받은 물건들을 들여다보다 그가 발견한 건 바로···!(스포일러는 나쁘다.)

사진 키다리스튜디오 제공
사진 키다리스튜디오 제공
귀신과 도깨비라는 동양적 소재를 공감 가는 스토리로 풀었다. 애독자들은 ‘동양 판타지’라고도 부른다. 문장이 탄탄하다. 인물의 심리와 공간에 대한 묘사력도 좋다. 고전적인 의미에서도 잘 쓴 글이다. 단, 리듬과 호흡감만은 다르다. ‘흔들리는 지하철에서 한손에 쥔 스마트폰으로 읽어야 하는 환경’을 고려한 글이니까. 웹소설 독자와 종이책 독자의 수준이 다른 게 아니다. 읽는 환경이 다를 뿐이다.

추천 기준은 세 가지다. 종이책과 다른 웹소설 특유의 호흡감이 잘 드러났고 뷰(클릭)도 높은 작품, 실화 소재 작품, 문장이 탄탄한 작품 등 세 가지다. <동천만물수리점>은 카카오페이지에 독점 연재했는데 유·무료 52만6417명 뷰를 기록했다.

고나무(팩트스토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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