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반려인들은 장수 고양이 얘기를 들으면 부럽고 안심되고 응원하는 마음이 든다. 노령묘에 접어드는 12살 고양이를 모시는 기자가 22살 모모, 17살 마스카 형제와 함께 사는 선배 집사 권복연씨와 이야기를 나눴다.
- 고양이가 12살이 되면서 남은 수명을 생각하게 됐다. 고양이의 노화 앞에서 어떤 마음을 먹는 것이 도움될까?
“모모를 만난 1999년에는 고양이의 노화가 8살부터라고 들었다. 모모는 15년째 들어선 노령묘인 셈이다.(웃음) 그런데 21살까지 건강하던 모모가 지난해부터 아프기 시작했고, 지금은 만성신부전 말기 투병 중이다. 예정된 이별에 사로잡히다 보니, 그전까지 같이 있어서 즐겁던 관계가 돌봐야 하는 관계로 바뀌었다. 모모가 보내는 모든 사인을 다 그런 식으로 이해하게 되더라. 그러다 보니 우리 모두에게 좋지 않았다. 나이가 들거나 아픈 고양이를 키우면서 이들을 노묘나 환자로 대하지 말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 투병을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결심한 것은 모모의 끝은 모모가 결정한다는 것이었다. 오래 같이 살아온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뜻을 알아봐 주는 게 아닐까.”
- 모든 반려인이 간절하게 바라는 것이 그것이다. 사람이 말 못 하는 고양이의 마음을 어떻게 헤아릴까?
“처음 같이 살게 되었을 때부터 그랬다. 너희가 너무 싫어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보통 고양이의 스트레스를 줄여준다고 할 때 많은 사람이 고양이가 좋아하는 것을 충분히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얘들이 정말 싫어하는 것, 타협이 불가능한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을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은 고양이와 함께 살아온 시간의 경험치, 그동안 둘 사이에 오가던 사인인 것 같다. 평소에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 싫어하는 강도와 반응을 기록하기를 권한다. 고양이의 말년에, 치료를 앞두고 결정이 필요할 때. 이런 부분들이 큰 도움이 된다.”
유선주 객원기자 oozwis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