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스터 베이 소비뇽 블랑. 사진 최성순 제공
크리스마스 파티에 술이 빠지면 섭섭하다. 한창 굴이 생산되는 요즘, 굴로 파티 음식을 만드는 이들이 많다. 굴 파티 음식은 찜, 그라탱, 구이 등 다양한 변주로 식탁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굴 파티 음식에 어울릴 만한 와인을 최성순 와인21닷컴 대표가, 전통주를 니술랭가이드 이지민 운영자가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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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 와인, 오이스터 베이 소비뇽 블랑
상큼하고 과일 향이 강한 와인은 신선한 굴의 탱탱한 식감을 잘 드러낸다. 그런 와인 중에 뉴질랜드에서 생산되는 ‘오이스터 베이 소비뇽 블랑’이 있다. 초록빛이 감도는 옅은 노란색인 ‘오이스터 베이 소비뇽 블랑’은 레몬이나 라임에서 풍기는 상큼한 풋풋함이 특징이다. 사과 향과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 특유의 열대과일의 향이 매력적이다. ‘오이스터’(굴) 이름처럼 굴을 위해 태어난 와인이다. 굴전이나 굴 무침과도 잘 어울린다. (소비뇽 블랑 100%, 13도/750ml 소비자가 5만원)
라 샤블리지엔 샤블리 라 피에를레. 사진 최성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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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의 단짝, 라 샤블리지엔 샤블리 라 피에를레
와인 애호가들은 샤블리 계열 와인을 굴 요리에 어울리는 최고의 와인으로 꼽는다. 굴의 비릿한 맛은 샤블리의 짜릿한 산미를 만나 파도치는 바다의 싱그러운 향기를 떠올리게 한다. 저렴한 샤블리는 고급 샤블리에서 나는 오크통이나 화려한 과일 향을 배제해 생굴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오크통 숙성 와인은 생굴의 산뜻한 향을 즐기는 데 방해가 된다. 심지어 굴이 상했다고 착각한다. ‘라 샤블리지엔 샤블리 라 피에를레’는 자갈밭이 라는 뜻이 포함돼 있다. 그만큼 미네랄이 풍부해 굴의 미네랄 성분과 잘 어울린다. (샤르도네 100%, 12.5도/ 750ml 소비자가 5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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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섬이 배출한 전통주, 오메기맑은술
‘오메기맑은술’은 토양에 미네랄이 풍부한 화산섬 제주에서 생산되는 술이다. 애주가들이 열광하는 ‘오메기맑은술’은 제주의 전통주로, 맑고 청아한 곡주다. 입안에서 착 감기는 산미가 아주 매력적인 술로, 전남 강진에서 생산되는 굴 브랜드 ‘클레오’ 등과 잘 어울린다. (15도/500ml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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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 먹는 소주파를 위한 술, 해원
소주파 주당이라면 전남 담양 추성고을의 양대수 전통주 명인이 만들고 오미나라 이종기 대표가 컨설팅 한 해원이 굴과 함께 먹기 좋다고 여길 것이다. 입안에 스며드는 경쾌한 맛이 생굴의 신선한 풍미에 더욱 빠져들게 하기 때문이다. 경남 욕지도 고구마, 경남 통영 유자와 쌀을 원료로 만든 해원은 대나무 숯에서 숙성한 증류식 소주다. 처음 이 술을 맛본 이들은 절벽 위에서 해풍을 맞은 기분이라고 그 느낌을 말하기도 한다. (40도/ 500ml 소비자가 5만원)
정리 박미향 기자 mh@hani.co.kr
굴 ‘바다의 우유’로 불리는 겨울철 제철 식재료다. 칼슘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붙은 별명이다. 바위에 붙어 자라는 굴을 ‘석화’로 부르기도 한다. 굴 생산지는 서해안과 남해안에 고르게 분포해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먹는 굴 종류는 ‘참굴’이다. 9월부터 수확을 시작하지만 보통 11~2월을 굴의 제철로 본다. 김장 속 재료나 국요리, 젓갈 등에 쓰이던 굴은 최근 고급화해 오이스터 바나 유명 레스토랑에 공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