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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배우고 겪고 도전하라’ 체험 테마 해외여행이 뜬다

등록 2018-06-07 10:06수정 2018-06-07 10:33

커버스토리/체험여행
요리사와 함께 홍콩서 와인 공부
타이 마사지 배우며 방콕 여행
가족과 캠핑카로 유럽 한바퀴 등
특별한 경험 좇는 해외여행족 늘어
관심 분야 체험여행 뒤 직업 바꾸기도
이탈리아의 돌로미티 지역의 자이저 알름 캠핑장. 오재철 작가는 딸 아란이에게 세상의 다양한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해 유럽 캠핑카 여행을 떠났다. 사진 오재철
이탈리아의 돌로미티 지역의 자이저 알름 캠핑장. 오재철 작가는 딸 아란이에게 세상의 다양한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해 유럽 캠핑카 여행을 떠났다. 사진 오재철

직장인 허혜련(34)씨는 지난 2일 요리사와 2박4일간 홍콩으로 여행을 떠났다. 허씨가 취미로 활동하고 있는 와인동호회 사람들 7명도 함께였다. 요리사는 평소 잘 아는 이가 아니다. 음식 전문가를 동반하고 홍콩으로 간 이유는 뭘까. 허씨는 “외국 유명 맛집이나 관광지는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지만 현지에서 요리사가 전문적으로 선별해 준 와인과 직접 조리한 음식을 먹는 일은 흔치 않다”며 “여행 기간 오로지 와인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와이너리(와인 양조장) 투어보다 더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나파밸리. 박미향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의 나파밸리. 박미향 기자

곧 여름휴가 시즌이다. 요즘 휴가 계획으로 특별한 외국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와인을 즐기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의 와인 생산지 ‘나파밸리’를 방문하거나 캠핑카로 가족과 함께 유럽 일주에 도전하는 이도 있다. 여행 마니아들에겐 이탈리아 로마,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등 유명 관광지는 식상하다. 이들은 오로지 자신만의 특별한 경험을 위해 비행기 티켓을 끊는다.

실제로 허씨와 그의 와인동호회 사람들은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을 과감히 생략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숙소 안팎에서 와인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마시며 보냈다. 편안한 가정집에서 여유롭게 와인을 즐기는 기분을 내기 위해 한 숙박공유업체를 통해 넓은 부엌과 방 6개를 갖춘 아파트도 빌렸다. 이들과 동행한 요리사 김수호(35)씨는 “홍콩·도쿄 등은 주세가 우리와 달라, 와인 값이 국내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다양한 와인을 합리적인 비용으로 즐길 수 있다”며 “송로버섯 오일이나 달팽이 등 와인의 고급 안주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도 이런 특화된 여행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홍차 생산지로 유명한 스리랑카. 박은하 제공
홍차 생산지로 유명한 스리랑카. 박은하 제공

이런 체험 여행에는 미식투어만 있는 건 아니다. 주제는 매우 다양하다. 평소 홍차를 즐기던 여행 작가 박은하(34)씨는 지난해 12월 스리랑카의 차 생산지에 일주일간 머무르며 다양한 홍차를 맛보고 차밭을 걸었다. 브랜드 마케터 엄상렬(35)씨는 타이 마사지를 배우려고 지난해 타이로 열흘간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마사지를 받다 보니 마사지의 원리에 관심이 생겨 본격적으로 배워보고 싶었다"고 그는 말했다.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여행사들이 내놓은 패키지 상품을 택하지 않고 이들처럼 특정 ‘체험’을 즐기기 위해 외국으로 떠나는 심리는 무엇일까. 탁재형 여행 전문 피디는 “최근 몇 년 사이 한 가지 분야에 깊이 빠진 여행자를 뜻하는 ‘여행 덕후’라는 말이 언론에 자주 등장할 정도로 퇴근 후 취미 생활을 전문적으로 즐기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며 “취미나 평소의 관심사를 휴가 때에도 집중적으로 즐기려는 욕구가 경험 위주의 외국 여행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에 국내 여행사들도 발 빠르게 편승했다. 여행사마다 콘셉트투어, 테마투어, 디자인투어 등 경험 여행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모두투어 브랜드 전략부 원형진 매니저는 “최근 여행사의 주요 고객층으로 떠오른 밀레니엄 세대는 나만의 가치를 찾는 일을 먼저 생각한다"며 "획일화된 여행을 거부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여행을 주로 찾다 보니 여행사도 이들의 욕구에 맞는 ‘경험 위주’의 상품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우 길바울씨가 노르웨이에서 개썰매를 타고 있다. 길바울 제공
배우 길바울씨가 노르웨이에서 개썰매를 타고 있다. 길바울 제공

지난 4월, 4박5일 일정으로 북극권에 위치한 노르웨이 북부지역을 알라스카허스키 6마리가 끄는 ‘개썰매’를 타고 약 300km를 횡단한 배우 길바울(30)씨는 “아웃도어 스포츠가 취미여서 외국에서 이와 관련된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며 체험 여행의 매력을 설명했다. “북유럽의 혹독한 겨울 날씨가 힘들었지만, 한밤에 찬란한 오로라를 바라보며 컵라면을 후후 불어먹는 건 정말 특별했어요."

자, ESC가 각종 체험 여행에 나선 이들의 얘기를 모아봤다.

김포그니 기자 pognee@hani.co.kr

체험여행 외국에서 하는 마라톤 참가, 파리 미식 여행 등 평소 개인의 관심사를 집중적으로 경험하는 것으로 주목적으로 한 여행. 국내 여행업계에 따르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밀레니엄세대에서 시작된 새로운 여행 문화라고 한다. 자기만의 의미 있는 경험을 추구하는 게 특징.

김포그니 기자 pogn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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