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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곰탕과 홈트

등록 2018-05-10 10:14수정 2018-05-10 10:27

향이네 식탁
곰탕. 박미향 기자
곰탕. 박미향 기자
곰탕. 쇠고기 아롱사태나 양지머리 등을 오랜 시간 우린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음식이죠. 단짝은 시큼한 깍두기입니다. 국물 맛이 깊을수록, 육향이 진할수록 깍두기의 신맛은 더 도드라지지요. 반대로 아삭한 깍두기의 맛이 눈을 찡긋할 정도로 시면 국물의 고기다운 감칠맛이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국물과 깍두기는 서로 의지하고 보완하면서 맛의 천국을 만드는 관계죠.

마치 우리 인생 같습니다. 슬픈 일의 고통과 기쁨의 환희가 같은 관계 아닐까요? 뜬금없이 왜 곰탕 얘기냐고요?

최근 <곰탕>이란 소설을 읽었습니다. 그것도 미국 샌프란시스코 어둑한 호텔에서였지요. 태평양 건너 있는 미국은 한국과는 낮과 밤이 바뀐 상태로 여행자를 순결하고 고요한 시간대에 머물게 합니다. 출장차 간 그곳에서 그 고요를 감당할 길 없어 글자 속 번잡한 세상으로 저를 담가버렸습니다. 음식 소설이냐고요? 아닙니다. 제목은 ‘곰탕’이지만 레이저 총으로 사람을 죽이고 죽는 에스에프(SF) 소설입니다. 영화감독이기도 한 김영탁 작가가 쓴 이 소설은 2064년 미래에서 현재로 온 이의 가족관계가 큰 줄기입니다. 그럼 곰탕은 뭐냐고요? 주인공이 현재로 온 이유가 곰탕 때문입니다. 부산의 유명한 곰탕집 제조법을 배워 가려는 거였죠. 사실 소설에선 곰탕이 그다지 중요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전 그 곰탕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곰탕집 주인 노인은 곰탕을 끓이는 시간 동안 굳이 솥단지를 지키고 있을 필요가 없는데도 그저 바라보고 기다리기만 합니다. 꾸준히 오래 기다리는 것, 그것이 비법이었죠.

이번 호 주제는 ‘홈트’(홈트레이닝)입니다. 집에서 하는 운동을 말하는데요. 이른바 홈트 선수들의 사례를 보니 노인의 비법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일단 시작하면 꾸준히 오랫동안 하고, 몸이 바뀌는 것을 기다려주는 것. 이제 맨살을 드러내고 다녀야 할 여름이 코앞입니다. 굳이 체육관을 안 가도 되는 건 정말 다행입니다. 홈트만의 매력이죠.

박미향 ESC팀장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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