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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김남주 “센 이미지? 실제론 그냥 아줌마, 푼수인걸요~”

등록 2018-05-03 10:08수정 2018-05-03 10:39

[ESC] 김성일이 만난 완소 피플

6년 만에 드라마 주연 복귀 김남주
차가운 이미지 나쁘지만은 않아
<미스티> ‘내 안의 연기자’ 실감케 한 작품
작품 선택은 고통…일단 정해지면 몰입
엄마·아내·배우 다 잘하고 싶어 최선
6년 만에 드라마 <미스티>(제이티비시)로 복귀한 배우 김남주 사진 더퀸AMC 제공
6년 만에 드라마 <미스티>(제이티비시)로 복귀한 배우 김남주 사진 더퀸AMC 제공
그가 돌아왔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 출연 뒤 자그마치 6년의 세월이 흘렀다. 배우 김남주, 드라마 <미스티>(제이티비시)에서 주인공 고혜란 역을 맡아 열연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뉴스 앵커가 살인사건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렸다. 격정 멜로와 미스터리가 버무려진 드라마 속 고혜란이라는 캐릭터는 시청자의 환호를 받았다. 특히 고혜란이 유리천장에 맞서는 몇몇 장면에 20~30대 여성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드라마가 막을 내린 지 한달이 넘었다. 인터뷰 장소에 검은색 정장을 멋지게 차려입고 나타난 배우 김남주에게서 고혜란이 자꾸만 아른거린다.

김성일(이하 김) 2001년인가, 한 광고 콘셉트 회의에 갔어. 모델이 누구냐고 물었더니 김남주래. 처음에 든 생각이 뭐였냐면 ‘너무 무서운데…’였어.(웃음) 스타일리시하고, 당당하고, 강한 여자라는 이미지가 강했거든.

김남주(이하 주) 그때도 그랬어? 요즘은 김남주랑 고혜란 사이에서 헤매면서 사는 중이야.

17년을 알고 지냈잖아. 이제 나는 여자, 배우, 엄마로서의 김남주를 알겠더라고. 그런데 여전히 김남주에 대한 오해도 많더라.

차가운 이미지 때문에 오해는 늘 많지. 그래서 평소에 많이 노력하는 편이야. 먼저 다가가려고 하고. 오빠가 이야기한 것처럼 나를 무서워서 피한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난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니거든. 근데 <미스티> 하고서는 사람들이 나에 대해 오해를 할 수 있겠다고 이해가 되더라.

실제 외모랑 직선적이고 현대적인 이미지가 너무 잘 맞아서 그런 거 아닐까?

이미지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게 있는 거 같아. 그래서 더 겸손하려고 노력하게 되고. 나를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은 오해하지만, 적어도 내 지인들은 나를 나쁘게 이야기하지 않는 거 같으니까 다행이지 뭐. 어릴 때는 외모나 이미지 때문에 사람들이 거리감 느끼는 게 그렇게 속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나를 함부로 대하지 않고, 카리스마 있어 보인다는 이야기도 해주더라. 스스로도 카리스마를 갖추려고 노력도 하게 되고.

이번에 <미스티>에서 보여준 새로운 여성상이 또 그렇잖아.

이제 사람들이 나를 어려워하기보다는 요즘 여성을 대표하는 멋있는 캐릭터로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 실제로는 그냥 여자, 아줌마, 푼수인데.

여행지에서 나한테 송충이 던지면서 장난치는 사람이지. 그런데 이번에는 고혜란과 김남주 사이에서 헤매고 있다는 게 궁금해져. 무슨 뜻이야?

<미스티>가 김남주에게 어떤 의미냐는 질문들이 많았어. 그 질문을 계속 생각해봤거든. 이제야 ‘배우 김남주에게 어떤 의미일까?’를 고민하게 되더라고. 나는 먼 미래까지 계획하지 않아. 그냥 눈앞에 보이는 것에 최선을 다할 뿐이지. 대신 내가 출연할 작품을 선택할 때 고민이 진짜 많아. 잘 못할 거 같아 자신이 없고. 선택하기까지 정말 어렵지. 그런데 그 뒤에는 작품에 몰입해. 또 연기를 안 할 때는 엄마 김남주, 아내 김남주로 살아가지. 그것도 그대로 좋아. 엄마일 때 느끼는 행복감이 있어. ‘배우’라는 것도 직업일 뿐이었어. 연기자·배우로서 연기관이라는 게 특별히 있었던 사람이 아니거든, 내가. 그런데 <미스티> 뒤에는 그 생각이 좀 바뀐 거 같아. ‘아, 연기자 김남주가 내 안에 있나 보다….’ 정말 처음으로 생각하게 된 작품이야.

김남주를 지켜보면 뭘 해도 잘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욕심이 많아서 그런 거 아닐까?

그런 면에서 감동하게 되는 게 배우와 아내이자 엄마 역할을 너무 완벽하게 한다는 거지.

나는 그중 어느 것 하나 잘해내지 못한 느낌만 드는데?

나는 다 잘한다고 생각해. 네 아이들 보면 누가 봐도 사랑스럽거든. 말도 행동도. 요즘에 재벌 갑질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그런 게 가정교육의 영향이 큰 거 같더라고.

나는 직업이 세 개야. 엄마, 배우, 아내. 신체적으로도 힘들지. 아이들이 저녁에 잠들고 나면 남편(배우 김승우)이랑 놀아야 하거든. 그거는 건너뛰면 안 돼.(웃음) 내 일을 잘해내면서도 좋은 엄마도 되고 싶었어. 어렸을 때는 내 꿈이 현모양처였거든? 내가 미쳤었나봐. 그게 얼마나 힘든 건데.(웃음) 직업인으로도, 엄마로도 어느 것 하나 100점짜리가 못 되는 게 아쉬워. 그래도 80점은 되도록 죽도록 노력을 했지.

남편 김승우랑 같이 저녁 먹고 그럴 때 보면 아직도 사랑스러워하는 게 보여. 그런데 언제나 그럴 수는 없지 않아?

승우씨가 노력을 많이 해. 양보하고, 보듬어주려고 하고. 남편이랑 놀 때가 제일 재밌어. 가끔 ‘진짜 나랑 노는 게 재미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기는 하지만.(웃음) 서로 잘 맞는 부분이 많기도 하고. 우리 둘 다 사람을 불러모아서 시간 보내는 걸 좋아해. 배우자가 집에 사람 들이는 거 싫어할 수도 있잖아. 근데 우리는 서로 더 부르자고 해.

맞아. 그리고 집에 놀러 가면 무슨 친정집 온 듯이 다 퍼주고.

그것도 코드가 참 잘 맞지.

이렇게 인간적으로 엮이니까 네 주변에는 오랫동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더라.

인간적인 부분이 일에도 더 작용하게 되더라고. 소속사 부대표는 나랑 19년을 일했어. 내가 화장실 가고 싶어 하는 표정도 알아.(웃음)

인간 김남주는 그런 식인데, 새로운 여성 직업인·전문가의 모습을 드라마에서 보여주니까 좋아하는 사람이 정말 많더라. 고혜란을 롤모델로 여기는 사람들도 생기고.

<미스티> 통해서 10~30대 젊은 여성 팬이 많이 생겼어. 오빠가 말한 것처럼 상사한테 할 말 하고, 타협 없고 그런 모습들을 좋아해주더라고. 그런데 나는 정작 이 역 맡기 전에 자신이 없었어.

네게 딱 맞는 역할인데?

남편이 ‘너 아니면 할 사람이 없을 거 같아’라고 이야기해줘서 뛰어들었지. 왜 자신이 없냐면, 나는 본래 배우로서 가진 게 많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하는 걸 내가 잘 알거든. 스스로를 정말 쥐어짜듯이 노력하거든. 그게 얼마나 힘든 줄 아니까, 자신이 없어지는 거야. 나를 극한으로 밀어붙여야 하는데, 망설여져. 그래도 선택하고 나서는 완전히 작품에 뛰어들지. 내가 원래 메신저에 이모티콘 사는 것도 좋아하거든? 근데 <미스티> 찍는 동안엔 그거 사러도 안 들어갔어. 감정이 분산되고 흔들릴까봐. 아마 고혜란은 아이들보다 더 앞서 생각했던 첫 캐릭터인 거 같아. 그래서 정말 힘들고 아팠어.

고통 뒤에 기쁨이 찾아오니까…, 팬들이 늘어나는 게 느껴져서 정말 좋을 거 같다.

46살, 차곡차곡 내 인생을 쌓아오고 있는데 이 나이에도 새로운 팬을 만들 수 있고, 또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냈다는 것에 희열을 느끼지. 요즘엔 중국이나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같은 곳에 해외 팬들도 많아졌어. 젊은 여성 팬들은 ‘언니같이 되고 싶다’는 말을 하더라고.

좋아하는 여성상이 참 많이 바뀌기도 했지.

6년 만에 드라마 <미스티>(제이티비시)로 복귀한 배우 김남주 사진 더퀸AMC 제공
6년 만에 드라마 <미스티>(제이티비시)로 복귀한 배우 김남주 사진 더퀸AMC 제공
고혜란에게서 볼 수 있는 어떤 강인함, 당당함을 많이들 좋아해주시는 거 같아. 정말 운이 좋은 거지. 예전에는 센 이미지가 싫었어. 한 대 맞으면 두 대 때릴 거 같은 이미지 말이야. 나도 청순하고 싶었지.(웃음)

강인함만 있다고 좋아하는 건 아니지 않을까?

맞아. 세기만 해서는 안 됐지. 고혜란의 성공기가 아니라 격정 멜로를 내건 드라마였으니까. 그래서 그 캐릭터에는 아픔이 충분히 녹아들어 있었다고 봐.

언제까지 연기하고 싶어?

당장 내일도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잖아. 그래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건 하나 있어. 뛰어들기로 마음먹은 작품이 있으면 철저하게 고민하고 최선을 다하고 싶어.

김남주의 최선은 정말 최선이 맞지.

닮고 싶은 선배님들도 정말 많아. 이미숙, 김희애, 김성령 선배부터 나문희, 윤여정 선배님 정말 존경해. 후배들이 다 그렇게 되고 싶어 하잖아. 마음먹는다고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니까 노력을 해봐야겠지?

프로필

1992년 모델 활동 시작

1994년 에스비에스(SBS) 공채 탤런트로 데뷔

1996~1998년 에스비에스 드라마 <도시남녀>, <모델>, <내 마음을 뺏어봐> 등 출연

2001년 문화방송(MBC) 드라마 <그 여자네 집> 출연, 엠비시 연기대상 인기상·최우수연기상 수상

2007년 영화 <그놈 목소리> 출연

2009년 엠비시 드라마 <내조의 여왕>으로 드라마 복귀, 백상예술대상 티브이(TV)부문 여자최우수연기상 수상

2010년 엠비시 드라마 <역전의 여왕> 출연, 엠비시 연기대상 대상 수상

2012년 한국방송(KBS)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 출연. 케이비에스 연기대상 대상 및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 드라마부문 대상 수상

2018년 제이티비시(JTBC) 드라마 <미스티>로 6년 만에 복귀

김성일 스타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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