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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커버스토리
혜문은 개인적으로 패배할 소송은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진검 승부’인 소송에서 패소 확률이 10%가 넘어갈 것으로 판단되면 과감하게 접어야 한다는 뜻이다.
소송을 결심했지만 발목을 잡는 건 ‘변호사 수임료’다. 상담 비용만 수만~수십만원에 이르고, 소송액 규모에 따라 수백만~수천만원까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혜문은 “변호사부터 선임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똘똘한 변호사’ 선임 여부가 재판의 승패를 좌우하지 않는다는 것. 그는 “자신 없고 부족하다 싶더라도 스스로 소장부터 작성하라. 그다음 변호사를 선임하면 소장의 오류도 바로잡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임료도 대폭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송에서 중요한 건 승소다. 승소 확률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소장’을 잘 써야 한다. 분명하게 ‘얻고자 하는 것’을 명시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신체적·정신적 손해배상, 위자료 금액을 명시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소송의 논점이 명확해지고 소송의 끝을 볼 수 있다. 혜문은 “정부나 기관을 상대로 한 소송의 경우 각하될 때가 많은데, 배상액이나 위자료를 단 1원이라도 청구하면 기각되지 않는다”며 “경험상 가장 효과가 큰 금액은 1만원 이상”이라고 했다.
채무불이행 등 민사 손배소 소송이라면, 재판 중간 법원에 강제조정을 요청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를테면 1심에서 승소해 상대방이 배상금으로 100만원을 지급해야 함에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경우 요긴하다. 항소하고 대법원까지 가면 시일이 많이 걸린다. 판사에게 원고와 피고한테 적정 수준에서 강제로 합의·화해 권고를 내려달라는 취지다. 판사가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할 것인데, 이는 사전에 항소심 판결 결과를 미리 보는 셈이나 다름없다. 소송비에 대한 부담도 줄고 재판도 빨리 끝낼 수 있어 여러모로 합리적이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혜문이 자신이 진행했던 소송 자료를 보여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윤동길(스튜디오 어댑터 실장)
소송
법원이 개인과 개인, 국가와 개인 간의 분쟁을 법률적으로 해결·조정하기 위해 대립하는 이해관계인 당사자를 관여시켜 재판으로 심판하는 절차를 말한다. 심판의 대상이 되는 사건의 성질에 따라 민사소송·형사소송·행정소송·선거소송·가사소송·특허심판 등으로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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