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남성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헤어스타일을 꼽으라면 단연 슬릭백이다. 확산되는 바버숍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영화 <킹스맨>에 등장하는 영국 신사처럼, 포마드로 앞머리를 단정하게 빗어 넘긴 스타일이다. 단정하고 깔끔함의 전형이다. 옆
머리와 뒷머리를 두피가 보일 정도로 짧게 잘라 윗머리와 층을 만든다는 점에서 투블럭컷 형태와 유사하다.
타이트한 슈트뿐 아니라 캐주얼·스포츠 의류와도 잘 어울려 20~30대 ‘남성 패피’를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3일 엉클부스 영등포점에서 만난 김종찬(27)씨는 “남성들이 즐겨 찾는 디시인사이드, 디젤매니아 등 인터넷 사이트와 패션 관련 카페를 보면 슬릭백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며 “올해 초 제대 직후부터 슬릭백을 위해 머리를 길렀다. 첫 시도인데, 지적이면서도 날렵한 ‘차도남’으로 변신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슬릭백은 가르마의 위치, 머리 길이, 빗질의 방향, 뿌리의 높이, 옆머리와 앞머리를 잘라내는 높이에 따라 20여 가지로 나뉜다. ‘슬릭백 언더컷’ ‘사이드 파트 언더컷’ ‘리젠트컷’ ‘스왓컷’ ‘페이드 포마드컷’ ‘퐁파두르’ ‘스컴백 부기’ 등이다. 얼굴형이나 선호하는 패션 스타일, 모발의 길이와 형태 등에 따라 다양하게 변형할 수 있다.
최근 가르마를 선명하게 타는 ‘사이드 파트 언더컷’도 각광받고 있다. 앞머리의 길이는 12~15㎝, 정수리 부분은 5~7㎝로 완성한 후 원하는 방향으로 가르마를 만들어 연출한다. 밤므바버숍 유병두 대표는 “머리를 스포츠처럼 짧게 치거나 완전히 밀어내는 컷이 인기”라고 말했다.
수염은 어떨까.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수염 문화’가 확산되고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 남성들은 서구 남성들에 비해 수염이 적은 편이다. 진민준 엉클부스 대표는 “얼굴 윤곽을 살리는 선에서 1㎝ 남짓 기르고 다듬는 게 대세”라며 “딱히 유행이 있다기보다 개성과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바버숍(BARBER SHOP)
이발소의 현대적 개념. 과거와 달리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세련된 서비스가 특징. 커트, 파마, 염색은 물론 면도 서비스까지 남성 헤어스타일에 특화된 곳. 향수, 화장품, 옷, 신발 등을 갖추고 남성 토털 스타일숍을 지향하는 곳도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