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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것은 가라…가벼운 가방이 ‘대세’

등록 2017-05-10 20:46수정 2017-05-10 21:13

[ESC] 스타일
선망의 대상이었던 가죽 명품가방 퇴조 뚜렷…실용성·가성비 높은 제품 인기
스튜디오톰보이 카뮈 크로스백·스튜디오톰보이 올라라 토드백·빈볼액세서리 퍼포레이트 백(왼쪽부터). 박미향 기자 mh@hani.co.kr, 게티이미지뱅크.
스튜디오톰보이 카뮈 크로스백·스튜디오톰보이 올라라 토드백·빈볼액세서리 퍼포레이트 백(왼쪽부터). 박미향 기자 mh@hani.co.kr, 게티이미지뱅크.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파란 하늘과 짙어지는 녹음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설렌다. 어디라도 훌쩍 떠나고 싶은 요즘, 기분 전환을 위한 ‘잇백’이 더욱 절실해진다. 학원강사 김윤주(26)씨는 최근 에코백을 구입했다. 가벼운 옷차림에 걸맞은 가방을 수소문하던 끝에 고른 가방은 복주머니 형태로 된 제품이다. 가볍고 형태와 디자인이 특이한데다 크로스백으로도 활용 가능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그는 “가방 무게가 가벼운 점이 가장 매력적이지만 정장과 캐주얼과도 두루 잘 어울려서 좋다”며 “수십만원짜리 가죽 가방이 무겁고, 흠집이 날까 걱정할 필요도 없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천뿐 아니라 가죽 소재로도 무게를 가볍게 한 제품들이 여러 브랜드에서 다양하게 출시돼 있어 깜짝 놀랐다”며 “고급이나 명품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퇴색되고 있다는 걸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김씨처럼 가벼운 가방을 선호하는 여성들이 늘면서 올여름 여성들의 핸드백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몇 년 전까지 선망의 대상이었던 명품 로고가 박힌 고급스러운 가죽 소재 제품은 찾기 힘들다. 대신 그 자리를 ‘가벼움’과 ‘독특함’이 차지했다. 천연가죽 대신 독특한 질감의 합성피혁, 피브이시(PVC), 자카르, 캔버스, 데님 등 의류나 운동화에서 주로 쓰이던 소재로 만든 가방이 대거 출시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김영대 과장은 “만듦새가 뛰어난 고급 가죽가방에 대한 수요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라피아(야자수 잎에서 나오는 섬유), 비닐 등 가벼운 제품들이 여름에 유행할 것 같다”며 “쉽게 소비하고 유행이 지나면 쉽게 다른 스타일로 옮겨가는 노마드적 소비 성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가벼운 가방이 뜬다

질스튜어트액세서리 로젤라프리즘백
질스튜어트액세서리 로젤라프리즘백
주부 강미란(38)씨는 자칭타칭 경량가방 애호가다. 8년 전 아이를 낳고 나서부터 무거운 가죽 가방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명품이라는 것은 자기만족일 뿐 실제 생활에서는 불편하기만 해요. 가방에 상처 날까, 지저분해질까 전전긍긍하는 것도 그렇고, 무거워서 손목과 어깨에 부담을 주는 것도 그렇고요. 수납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려면 가벼운 것이 우선이죠.”

올여름 가방업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흐름은 ‘경량화’다. 2011년 일본 의류 브랜드 잇세이미야케의 바오바오백이 가볍고 독특한 소재로 주목받은 것을 계기로 국내 가방업계도 무게를 줄여왔다. 천연가죽 소재임에도 안감이 없어 무게를 줄인 가벼운 가방의 출시가 대표적이다. 일반적인 크로스백의 무게가 2㎏인 데 반해 5분의 1 수준인 417g 정도다. 손가락 하나로 들 수 있을 정도로 가볍고, 뒤집어서 양면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 실용적인 점이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천연가죽 가방에 구멍을 뚫어 무게를 일반 가죽 가방보다 30%가량 줄인 가방들도 주목받는 제품 중의 하나. 가죽 본연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펀칭 디자인’으로 경쾌함을 표현해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다.

올여름 가방 유행코드는 ‘경량’
형태·디자인 변화로 개성 더해
에코백·스트로백 인기몰이 할듯
끈 교체로 다양한 변신 가능도

쿠론 펀칭백
쿠론 펀칭백
최근 유행하는 놈코어 스타일(신경 안 쓴 듯 보이지만 멋스러워 보임)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애슬레저(운동+레저)룩의 유행도 가방 경량화를 견인하고 있다. 이들 옷차림엔 격식을 갖춘 고전적인 형태의 가방이 ‘안습’일 수밖에 없다. 여름이 다가오면서 전반적으로 옷차림이 얇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스마트폰 대중화도 경량 가방 인기의 견인차다. 휴대전화만으로 결제가 가능해져 지갑 수납 자체가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에코백도 가벼워 ‘각광’

스티브제이앤요니피 버디즈백
스티브제이앤요니피 버디즈백
경량 가방의 인기는 에코백으로까지 확장되는 추세다. 과거 한 겹으로 내구성이 떨어지는 천이 다수였다면 최근엔 조직감이 탄탄하고 내구성 높은 소재가 인기다. 획일적인 직사각형 형태가 아니라 모양과 디자인이 다양해진 것도 눈에 띈다. 긴 끈이 달려 있어서 크로스백으로도 멜 수 있고 와펜(유니폼용 열 접착 패치), 패치(옷 위에 덧대는 헝겊 조각)로 개성 연출도 가능하다.

에코백은 2000년대 초반 등장했지만, 당시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2007년 영국의 디자이너 안야 힌드마치가 흰색 천가방에 ‘아임 낫 어 플라스틱 백’(I’m Not A Plastic Bag)이라는 메시지를 새겨 판매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유행을 타지 않고, 계절과 상관없이 단순하고 개성 있는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휠라 에코백
휠라 에코백
지난해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송혜교 백’을 계기로 에코백 인기 여세가 국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영국 디자이너 마거릿 하월의 브랜드 엠에이치엘(MHL), 프랑스 브랜드인 아페세(A.P.C) 등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브랜드들의 국내 상륙도 에코백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올해는 국내외 여러 브랜드에서 경쟁적으로 다양한 형태와 디자인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어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제이에스티나핸드백 권은주 마케팅팀장은 “옷차림이 가벼워지면서 딱딱하고 각이 잡혀 있는 가방이 부담스러운 계절인데다 유명 브랜드가 아니라 자기만의 생활 스타일에 맞게 구매를 하다 보니 실용성을 더욱 따지는 소비가 보편화되는 추세”라며 “‘의식 소비’에 대한 욕구도 높아지는 것과 맞물려 여름철을 맞아 에코백 소비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량 가방의 연출은 ‘끈’으로

브루노말리 레트로엘(L)백
브루노말리 레트로엘(L)백
가방의 무게를 줄이는 방법 중에는 ‘끈’(스트랩) 교체도 있다. 올여름엔 경기침체와 맞물려 가성비를 추구하는 똑똑한 소비 성향이 반영되면서 가방을 새로 구입하는 대신 ‘참’(가방에 다는 장신구)과 ‘끈’만으로 멋내기에 도전하는 ‘패피’(패션피플)들이 늘고 있다. 여러 개의 끈을 취향에 따라 바꿔 달 수 있는 가방이 선보였는가 하면 참이나 끈만 단독 상품으로 출시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 출시된 가죽펀칭 스트랩과 진주 스트랩 등이 대표적이다. 최승현(32·교사)씨는 “경제적 형편을 고려할 때 매번 새 가방을 사는 것이 두려운데 참이나 끈만 교체하면 가격 부담도 줄이고 멋내기에도 좋다”며 “천, 합성피혁 등 가벼운 소재의 끈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가방이 가벼워져 애용한다”고 말했다.

쿠론 스마트 ‘글림 2.0’ 참
쿠론 스마트 ‘글림 2.0’ 참
스트로백, 미니백도 경량 가방 선호 분위기와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엘에프(LF) 액세서리부문장 조보영 상무는 “토드백과 크로스백으로 활용이 가능하면서도 크기가 한층 작아진 미니백이 올여름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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