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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도 편안하게, 연인도 상쾌하게

등록 2017-02-08 19:45수정 2017-02-09 10:21

[ESC] 스타일
머리부터 발끝까지 ‘맞춤형 서비스’ 제공하며 다양해진 스파
포미족과 그루밍족이 늘면서 ‘스파’는 더이상 입욕과 마사지를 통한 치료가 아니라 휴식과 힐링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러쉬 스파’에서 고객이 마사지를 받고 있는 모습. 러쉬코리아 제공.
포미족과 그루밍족이 늘면서 ‘스파’는 더이상 입욕과 마사지를 통한 치료가 아니라 휴식과 힐링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러쉬 스파’에서 고객이 마사지를 받고 있는 모습. 러쉬코리아 제공.
직장인 정수연(39)씨는 4년 전부터 한달에 한번 스파를 받는다. 한번에 20만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하지만 아깝지 않다. 아예 한달 지출 예산 목록에 스파 비용이 포함돼 있다. “피로와 스트레스를 푸는 데 제격이에요. 스파를 받는 1~2시간 동안은 내가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나를 위해 이 정도쯤의 사치는 부릴 수 있다고 봐요. 단순히 마사지가 아니라,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편안해지는 공간이라는 장점도 있고요.”

동료 중에는 1~2주마다 스파를 받는 마니아도 있다. 그의 직장에서는 친구와 애인에게 스파이용권을 선물하는 일이 생소하지 않다. 그는 “지난해부터는 연말에 고급 스파를 이용하려고 친구 4명과 돈을 모으고 있다”며 “스파를 공연이나 스포츠 등처럼 여가를 즐기는 문화생활이라고 생각한다. 밸런타인데이 기념으로 스파 데이트를 계획하고 있는 친구도 있다”고 귀띔했다.

콘래드 서울 ‘콘래드 스파’ 전경. 콘래드 제공.
콘래드 서울 ‘콘래드 스파’ 전경. 콘래드 제공.
스파 가는 남자들

건강과 미용, 자신에 대한 보상과 투자의 개념으로 기꺼이 지갑을 여는 포미족(오직 자신을 위한 씀씀이에 집중)과 그루밍족(외모에 관심을 갖는 남성)이 늘면서, 스파는 ‘시간을 투자해 쉬러 가는 곳’이 됐다. 이용료가 10만원대까지 내려간 저렴한 스파도 대중화되면서 고소득 전문직뿐 아니라 학생이나 평범한 회사원, 20~30대 젊은층도 스파의 주 고객층으로 자리잡았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남성 고객의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최민섭(가명·32)씨는 “마사지숍 하면 부정적인 시선이 있어서 꺼려지지만, 스파는 그런 따가운 시선을 받지 않고 근육 스트레칭 등 맞춤 케어를 받을 수 있어 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준호(48·교수)씨는 “골프를 즐기는 편이라 피부 관리에 관심이 많은데, 스파에 가면 피부 관리, 족욕 서비스, 마사지까지 한꺼번에 받을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했다. 아이뽀스파 신촌본점 김그리 매니저는 “남성 고객의 비율이 30~50%에 이른다”며 “스파가 단순히 미용 목적으로 이용하는 곳이 아니라 치유 공간의 개념으로 확장됐음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료 낮아져 대중화
남성고객 30~50% 차지
시 들려주거나 네일케어도
녹차·우유 활용하면 ‘홈스파’

연인이나 부부끼리 데이트 장소로 스파를 이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정호(가명·37)·김미진(가명·32) 부부는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 제사를 지내고 난 뒤면 어김없이 스파를 찾는다. 한씨는 “결혼 첫해 명절 스트레스로 지친 아내를 위해 우연히 이용했는데, 아내의 표정이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 지금은 연례행사처럼 함께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남편과 함께 스파를 이용하니, 남편에 대한 불만을 풀고 대화할 기회가 더 많이 생겨 좋다. 부부 관계도 돈독해지고, 공동의 추억이 쌓인다”고 말했다. 라메종꼬달리 스파 디렉터 김자영 부장은 “특별한 날에 쇼핑이나 외식을 하기보다 스파에서 보내고 싶어 하는 고객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생일이나 기념일, 밸런타인데이 등 특별한 날에 친구, 연인, 가족끼리 함께 받고 기억할 수 있는 날로 만들려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오감을 자극하는 치유 공간

이런 변화와 맞물려 스파 프로그램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피부와 건강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도 받고 휴식도 취하기를 원하는 이들이 늘면서 입욕과 마사지를 넘어 미용과 헬스, 의료 상담 등이 포함된 스파까지 등장했다. 공통점은 시, 음악, 소설, 향기, 차, 조명, 시야, 욕조, 가구, 벽지 등을 통해 오감을 자극하면서도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점이다. 지난달 러쉬 스파에서 새롭게 선보인 ‘테일스 오브 배스’(Tales of Bath)엔 이런 흐름이 대폭 반영됐다. 마사지를 받는 동안 시가 흘러나오고, 입욕 중에는 음악과 함께 한국어로 녹음된 영국의 바스 지역에서 전해지는 설화를 들을 수 있도록 했다. 한주희 홍보팀장은 “개인 욕조를 두는 등 ‘영국 가정집’에 온 것처럼 편안함을 주기 위한 인테리어에 주목했다”며 “정신적인 휴식과 치유를 중시하는 추세를 반영한 결과”라고 말했다. 러쉬에서는 스파 중간에 손금을 봐주는 ‘더 플래니츠’, 비틀스의 음악을 배경으로 잠옷을 입고 진행하는 ‘하드 데이스 나이트’, 배 위에 누워 항해하는 것처럼 진행하는 ‘굿 아워’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아쿠라이스 스파’. 아쿠아리스 스파 제공.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아쿠라이스 스파’. 아쿠아리스 스파 제공.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의 ‘아쿠아리스 스파’가 스파와 객실 서비스를 결합해 내놓은 ‘힐링 스파 패키지’는 도심 속 휴식을 원하는 고객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스파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네일 케어 서비스까지 받아볼 수 있는 패키지를 새롭게 선보였다. 콘래드 서울의 ‘콘래드 스파’에서는 올해 초 얼굴 관리에 특화된 ‘인트라슈티컬스’를 다시 선보였다. 콘래드 스파 김효진 매니저는 “고객이 작성한 차트에 따라 맞춤 서비스가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라며 “관리 전 10분간 무료로 진행되는 족욕 서비스, 관리 전후 제공되는 다양한 차와 과일, 개별 파우더룸과 샤워시설 등을 통해 맞춤형 힐링 경험을 극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꼬달리 스파는 고객이 편안한 환경에서 스파를 받도록 하기 위해 자연채광에 가장 신경을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이뽀 스파에서 고객이 피부 관리를 받고 있다. 아이뽀 스파 제공.
아이뽀 스파에서 고객이 피부 관리를 받고 있다. 아이뽀 스파 제공.
스파를 자주 이용할 수 없다면?

외부에서 스파를 즐기는 것이 어렵다면 ‘홈스파’를 통해 휴식 시간을 갖는 것도 방법이다. 수(손)욕, 족욕, 반신욕, 전신욕 등 자신의 건강 상태와 여건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 홈스파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하겠다. 손이 저리거나 손끝이 차갑다면 수욕이 적합하다. 평소 많이 걷거나 운동을 많이 하는 이들이라면 족욕을 추천한다. 족욕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발 부기를 완화하고 피로회복을 돕는다. 이때 소금을 넣으면 발 냄새와 무좀을 예방해준다.

반신욕은 면역력을 높이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피로회복에 효과적이다. 소화불량, 수족냉증, 생리불순, 감기 증상 완화에도 도움을 준다. 몸 안의 노폐물과 독소가 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피부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물의 온도는 38~40℃가 적당하며, 입욕 전에 미지근한 물을 한 잔 마시면 좋다. 입욕은 20~30분 내외에서 끝내야 한다. 거품목욕제, 목욕소금, 아로마 에센셜 오일 등을 넣으면 효과가 높아진다. 입욕제는 시중에 워낙 다양한 제품이 나와 있으니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집에 흔히 갖추고 있는 녹차 티백이나 우유, 레몬 등을 넣어도 좋겠다. 입욕과 더불어 기분 전환을 꾀하고 싶다면 스탠드, 디퓨저나 양초, 아로마테라피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스트레스와 불면증엔 라벤더, 소화불량과 두통엔 페퍼민트, 캐머마일은 피부 미용에 좋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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