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에서 매선침을 이용해 피부 리프팅을 하는 모습. 녹는 실을 주름이 있는 부위 움푹 파인 곳에 주입해 주름을 없애는 원리다. 김미영 기자.
한의원에도 ‘동안 주사’가 있다. 매선침, 미용침(동안침) 등이다. 수술이나 약물 없이 ‘침’만 사용하는 것이 특징. 젊고 탄력 있는 얼굴 외에 몸의 기능 회복까지 염두에 둔 치료법이다. 상태에 따라 주사 횟수와 주기가 달라지는데, 주사를 맞는 동안 서서히 인상이 바뀌기 때문에 남들이 얼굴의 변화를 쉽게 눈치채지 못한다. 한번 시술에 걸리는 시간은 20분~1시간 남짓. 시술 전 얼굴에 마취크림을 바르기 때문에 통증이 거의 없다. 시술 후유중이나 부작용도 적어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다.
한의학에서는 가장 중요한 동안의 요소로 신체의 균형과 체질, 원활한 기혈 순환을 꼽는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우리 피부 노화는 ‘폐’와 연관이 있다. 폐를 다스려야 ‘동안’을 유지할 수 있다는 뜻. 폐에 열이 오르면 얼굴빛이 붉어지고 여드름, 아토피·지루성·접촉성 피부염이 발생하기 쉽다. 침을 통해 폐 기능까지 좋아지는 일석이조 효과를 볼 수 있다.
한방에서의 ‘동안 주사’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매선침을 이용하는 매선요법과 미용침 시술. 매선요법이란 인체 단백질과 동일한 성분의 실이 달려 있는 매선침을 피부에 놓는 방법이다. 과거에는 3~4㎝ 바늘을 주로 썼는데, 최근에는 부위에 따라 9㎝ 바늘도 사용한다. 매선침을 표피에 넣었다 빼는 과정에서 실이 피부 속에 남는데, 이 실이 주름 사이에서 녹아 파인 부분을 메워 탱탱하게 만들어주는 원리다. 이마, 미간, 눈가, 눈 밑, 콧등, 팔자, 입술, 뺨, 목, 턱밑 등에 60~100개의 침을 놓는다. 이은미 이은미내추럴한의원 원장은 “주입된 약실이 지속적으로 경혈을 자극하고 기혈 순환을 촉진시켜 피부를 매끄럽게 한다”며 “피부의 연조직을 당겨 올리는 리프팅 외에 함몰된 미간이나 움푹 들어간 코 성형, 주름살 완화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처진 가슴과 처진 엉덩이 개선을 위해서도 매선침을 사용한다. 김현갑 아미율한의원 강남점 원장은 “보형물을 넣는 외과적 수술만큼 큰 효과를 볼 수 없지만 브래지어 한 컵가량 키울 수 있다”며 “1~5회 시술로 1년 반~2년 반까지 효과를 유지할 수 있으며, 부작용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미용침은 얼굴을 지나는 8개의 경락에 배속돼 있는 경근 및 경피를 침으로 자극하는 방법이다. 기와 혈을 순환시켜 피부 톤을 맑게 하고 진피조직의 탄력섬유들을 자극해 노화로 처진 얼굴라인을 갸름하게 해준다. 대체로 60~100개의 침을 일주일에 1~2회, 10회 안팎 시술한다. 이은미 원장은 “여드름 흉터와 주름 제거, 얼굴 축소와 피부 탄력 증강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며 “한방에서의 침은 무조건 예쁜 얼굴이 아니라 좋은 인상을 만드는 ‘관상 성형’에 중점을 두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방에서 침 치료는 이런 성형 목적보다 흰머리·새치, 갑상선 질환, 자궁 질환, 거북목(일자목) 증후군, 수근관(손목터널) 증후군, 하지정맥류·수족냉증 등 순환기 질환 등 갱년기 및 노화 증상 개선을 위해 더 널리 쓰인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