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구스밥버거의 치즈햄밥버거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밥의 진화
밥과 쌀 메뉴들 다양해져…떡에서 쌀과자로 가공식품 트렌드도 이동
밥과 쌀 메뉴들 다양해져…떡에서 쌀과자로 가공식품 트렌드도 이동
해마다 쌀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다. 밥심으로 산다는 말은 옛말이 됐다. 이런 추세에 반기라도 들겠다는 듯 쌀과 밥을 활용한 다양한 먹거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 서초동 한살림 새반포매장. 주부들이 집어든 주전부리는 ‘밥풀과자’, ‘동그랑 쌀과자’, ‘현미튀밥’, ‘현미콩고물현미과자’, ‘흑미쌀과자’다. 유기농 현미나 흑미, 멥쌀이 주재료다. 슴슴하다. 자극적인 맛의 유혹에 약한 아이들을 사로잡기에는 어딘가 밋밋하다. 버터조차 무염을 쓰니 당연하다. 맞벌이 주부 박정민씨는 가족여행길에 늘 회원인 언니에게 부탁해 한살림 과자를 챙긴다. 과자는 여행길에 보채는 아이를 달래는 필수품. “자극적인 일반 과자는 부담스럽다.” 짜고 단 과자에 목숨 걸고 매달리는 아이를 보면 ‘한번쯤은 어떠냐’ 강한 유혹을 느끼지만 이내 마음을 접는다.
한국쌀가공식품협회 조상현 팀장은 “최근 쌀 가공식품의 트렌드는 떡에서 과자류로 변화하고 있고,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고 한다. 유아용 쌀과자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세라고 말한다. ‘유기농발아현미스틱’ 등 8가지 유아용 쌀과자를 생산하는 라이스비, 진터식품, ‘쌀꿀꽈배기’, ‘쌀소라형 과자’ 등을 생산하는 산들촌이나 블루베리, 녹차 맛 등이 나는 ‘라이스칩’을 생산하는 미듬영농조합법인 등의 업체들이 협회 회원사다.
분명 쌀로 만들었는데 고기 맛이 난다? 바보 취급 당하기 전에 냉큼 정답을 찾는 게 좋다. 전남 무안의 ㈜하이즈 대표 김교선씨는 10여년 전 중국 현지에서 중국인 친구로부터 “한국은 첨단산업만 발달하고 쌀농사는 안 할 거다. 일본은 자기들 먹는 것은 농사짓는다”는 소리를 듣고 묘하게 기분이 나빴다. 비아냥거리는 투로 들렸다. 그때부터 쌀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에 나서 몇 년 전에 쌀고기(쌀가스, 쌀동그랑땡, 쌀주물럭)를 개발했다.
콩고기나 밀고기와 같은 개념이다. 콩의 단백질 성분이 쌀을 만났다. 쌀이 36%다. 콩, 들깨, 여러 가지 채소, 양파 우린 물을 섞고 숙성시켜 만들었다. 2012년에는 채식 열풍을 타고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쌀가공품 품평회 톱10’에 오른 쌀파스타, ‘바삭바삭 건강한 넛&칩’도 새로운 형태의 쌀요리다.
치열한 인스턴트 시장에도 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상 청정원은 컵라면에서 ‘라면’을 뺀 컵국밥 4가지를 지난해 출시했다. 아침식사로 밥과 따스한 국물을 선호하나 좀처럼 먹을 수 없는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개발했다고 한다. 전국의 이름난 국밥집 맛을 참고했다. 군대 전투식량 제조기술까지 실험했으나 10분 이상 걸려 적용을 취소했다. 10분이면 인스턴트가 아니다. 물만 부으면 밥알이 천천히 일어나 상하이짬뽕밥, 나가사키짬뽕밥, 사골곰탕국밥, 콩나물해장국밥으로 변신한다.
햄버거에서 ‘햄’을 빼고 ‘밥’을 넣은 밥버거도 프랜차이즈 창업 시장을 흔들고 있다. 두툼한 밥이 햄버거의 빵 대신이다. 티브이엔(tvN) 드라마 <응급남녀>의 제작지원에 나선 ‘뚱스밥버거’는 공격적인 마케팅 덕에 개점 예정인 지점만 50개가 넘는다. 봉구스밥버거, 몬스터밥버거, 밀크밥버거 등 같은 유의 밥버거도 가맹점을 모으고 있다.
음식은 역시 셰프를 만나야 창의적인 작품으로 거듭난다. 청강문화산업대학교 푸드스쿨 조리전공 노재승 교수는 쌀은 가루 상태로, 밥은 잘 익혀 활용하는데, 카레나 수프, 퓌레 등에 쌀가루를 넣고, 닭이나 오리 같은 고기류의 요리에는 밥을 채워 맛을 낸다. “쌀에는 기본 당도가 있어 더 맛있다.” 그는 쌀가루 마키아토나 라이스 푸딩에도 도전했었다. “쌀가루에 우유와 크림을 넣고 설탕이나 시럽, 캐러멜을 얹으면 독특한 마키아토가 나온다.” 배화여자대학교 전통조리과 김정은 교수는 가정에서 두 아이 디저트로 흑미아이스크림을 만들어 준다. 잘 지은 흑미밥이 기본 재료. 다진 호두, 플레인 요구르트, 크림이 들어가 부드럽다. 아이스크림 제조기를 쓰면 좋겠지만 없다면 얼렸다가 1시간에 한번씩 꺼내 긁어주는 과정을 3~5회 반복하면 완성이다.
노 교수는 “소비량이 준다고 낙담할 게 아니라 현대인의 기호에 맞게 다양한 식품으로 발전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밥 맛있게 짓는 법 좋은 쌀 고르기 부서진 쌀은 밥 짓는 동안 녹말이 흘러 밥을 질척하게 만든다. 쌀의 수분 함유량은 14~16%가 적당. 한 줌 쥐었을 때 묵직한 느낌이 들고, 알이 통통하고, 광택이 나고, 가루가 묻지 않은 쌀이 좋은 것. 쌀 보관법 어둡고 통풍이 잘되는 곳이 적당. 서늘한 베란다가 좋다. 쌀통에 사과를 넣어두면 신선도가 오래 유지됨. 묵은쌀은 식초에 씻어 냄새를 없앤다. 묵은쌀 맛나게 밥 짓기 밥물은 1.5배. 여름에는 30~40분, 겨울에는 1시간~1시간30분 불린다. 다시마 끓인 물이나 청주, 우유 등을 소량 넣고 짓는다. 솥 종류별 맛있게 짓는 법 돌솥 잔열이 오래 보존되고 열전달이 솥 안에 골고루 퍼지는 게 특징. 소리가 자작자작 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불을 끈다. 양은냄비 불 조절이 힘들다. 얇아서 불이 직접 닿는 곳만 열이 전달되어 고루 익지 않을 확률이 높다. 처음 확 끓어오를 때까지 뒀다가 넘치는 듯하면 중간불로 줄이고 뚜껑을 3분의 2 정도 연다. 2~3분 더 조리하고 불을 한번 정도 센불로 키웠다가 끈다. 뚜껑은 덮는다. 전기압력밥솥 자주 청소해주는 게 좋다. 물을 1~2컵 넣고 찜 기능을 선택한다. 시간은 20분으로 맞춘다. 뜨거운 증기가 나와 스팀 노즐의 찌꺼기를 없앤다. 녹차 티백을 넣으면 밥솥에 밴 음식 냄새도 제거할 수 있다. 압력솥 노재승 교수가 가장 추천하는 밥 짓기 도구. 쌀의 수분을 가장 많이 유지하면서 밥 짓기가 가능한 솥. 코펠 양은냄비와 비슷한 특징을 가졌다. 열전도율이 높다. 코펠이나 양은냄비의 밥 짓기에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냄비에 비해 쌀 양을 지나치게 많이 넣는 것. 용기의 반만 쌀로 채워라. 참고도서 <쌀> 도움말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노재승 교수, ㈜리홈쿠첸 정리 박미향 기자 mh@hani.co.kr
흑미 아이스크림
청정원 컵국밥
>>>밥 맛있게 짓는 법 좋은 쌀 고르기 부서진 쌀은 밥 짓는 동안 녹말이 흘러 밥을 질척하게 만든다. 쌀의 수분 함유량은 14~16%가 적당. 한 줌 쥐었을 때 묵직한 느낌이 들고, 알이 통통하고, 광택이 나고, 가루가 묻지 않은 쌀이 좋은 것. 쌀 보관법 어둡고 통풍이 잘되는 곳이 적당. 서늘한 베란다가 좋다. 쌀통에 사과를 넣어두면 신선도가 오래 유지됨. 묵은쌀은 식초에 씻어 냄새를 없앤다. 묵은쌀 맛나게 밥 짓기 밥물은 1.5배. 여름에는 30~40분, 겨울에는 1시간~1시간30분 불린다. 다시마 끓인 물이나 청주, 우유 등을 소량 넣고 짓는다. 솥 종류별 맛있게 짓는 법 돌솥 잔열이 오래 보존되고 열전달이 솥 안에 골고루 퍼지는 게 특징. 소리가 자작자작 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불을 끈다. 양은냄비 불 조절이 힘들다. 얇아서 불이 직접 닿는 곳만 열이 전달되어 고루 익지 않을 확률이 높다. 처음 확 끓어오를 때까지 뒀다가 넘치는 듯하면 중간불로 줄이고 뚜껑을 3분의 2 정도 연다. 2~3분 더 조리하고 불을 한번 정도 센불로 키웠다가 끈다. 뚜껑은 덮는다. 전기압력밥솥 자주 청소해주는 게 좋다. 물을 1~2컵 넣고 찜 기능을 선택한다. 시간은 20분으로 맞춘다. 뜨거운 증기가 나와 스팀 노즐의 찌꺼기를 없앤다. 녹차 티백을 넣으면 밥솥에 밴 음식 냄새도 제거할 수 있다. 압력솥 노재승 교수가 가장 추천하는 밥 짓기 도구. 쌀의 수분을 가장 많이 유지하면서 밥 짓기가 가능한 솥. 코펠 양은냄비와 비슷한 특징을 가졌다. 열전도율이 높다. 코펠이나 양은냄비의 밥 짓기에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냄비에 비해 쌀 양을 지나치게 많이 넣는 것. 용기의 반만 쌀로 채워라. 참고도서 <쌀> 도움말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노재승 교수, ㈜리홈쿠첸 정리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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