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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소풍날 도시락 짱 먹었다네

등록 2013-05-01 18:43수정 2013-05-02 11:40

사각김밥과 꽃김밥
사각김밥과 꽃김밥
[esc]커버스토리
아토피 아이를 위해
건강재료로 꽉 채운
멸치주먹밥
우엉김치김밥

엄마 솜씨 경합하는
소풍 도시락
간단한 손재주로
특별한 도시락 만들기

사각사각, 쓱쓱 소리가 들린다. 깜깜한데 눈이 떠진다. 엄마는 대청마루에서 새콤달달하게 식초물을 입힌 밥에다 노란 단무지, 빨간 당근을 넣어 김밥을 만든다. 먹고 싶은 생각에 잠도 싹 달아난다. 후다닥 나가 한 개 집어 도망을 친다. 벼락 치는 소리가 들려도 입에서 녹는 김밥에 마음은 한없이 들뜬다. 소풍날이다.

지금은 흔한 김밥이 1970~80년대만 해도 귀한 음식이었다. 특별한 날이 아니면 언감생심 꿈도 못 꿨다. 햄이 든 김밥은 사치였다. 엄마의 손길이 닿은 김밥은 천사가 요리한 것처럼 맛났다. 다가오는 소풍철 건강하고 특별한 김밥 만들기에 고심인 독자들을 위해 esc가 두 명의 전문가를 초청했다. 그들이 맛깔스러운 김밥 요리법을 공개했다.

멸치주먹밥, 우엉김치김밥 경민대학교 호텔조리학과 장소영(41) 교수는 건강요리전문가다. 그에게는 사연이 있다. “큰아이가 기저귀를 떼고 팬티를 입었을 때예요. ‘엄마 뭐가 묻었어’라고 하는 겁니다. 딱딱해진 변이 장을 찔러 분비물이 빠져나온 거였어요. 아이들 장은 약하잖아요.” 그는 깜짝 놀랐다. 채소를 싫어해 잘 안 먹은 탓이다. 설상가상 하얗고 보드랍기만 했던 아이의 피부가 아토피로 짓무르기 시작했다. 마음이 급했다. 최소 일주일에 두번 하던 외식을 삼가고, 반조리 식품이나 라면도 식탁에서 치웠다. 몸에 좋다는 현미밥을 온 가족이 먹기 시작했다. 그러자 둘째 아이에게 문제가 생겼다. “밥만 먹으면 배가 아프다는 겁니다.” 현미가 백미에 비해 섬유소로 단단하게 싸여 있어 소화력이 떨어지는 아이에게 안 좋다는 사실을 알았다. 해결책은 발아현미였다. “발아현미에 흰쌀을 조금씩 섞어 밥을 하다가 점차 100% 발아 현미로 바꾸었지요.” 특효약이었다.

각종 채소를 넣은 만두도 일등 공신이 됐다. “식습관을 바꾸고 건강을 되찾는 데 2년이 걸렸어요. 약식동원이란 말 있죠. 밥이 보약이에요.” 올해 초등학교 6학년, 4학년인 아이들은 교회에서 나눠주는 과자도 잘 안 먹는다. 몸에 안 좋다는 걸 경험했기 때문이다 .

그는 소풍날 멸치주먹밥과 우엉김치김밥을 싸준다. “멸치는 천연 칼슘 덩어리죠. 식물성 식품에 비해 흡수율이 좋아 한창 크는 아이에게 탁월한 음식이에요. 디에이치에이(DHA)도 풍부하고요.” 우엉에는 다양한 섬유소가 많아 장운동을 돕는다. 우엉김치김밥에는 들기름이 들어간다. “아토피성 피부에는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아요. 특히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들기름을 사용하면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되죠.”

멸치주먹밥

재료
잔멸치 30g, 다시마조림 4큰술, 다진 김치 3큰술, 발아현미밥 2공기, 김밥용 김 1/2장, 김치 양념(깨소금 1큰술, 참기름 1/2큰술, 설탕 1/4큰술)

만드는 법 1. 멸치는 마른 팬에 볶아 면 보자기에 싸서 비빈 뒤, 체에 쳐 잔가시나 이물질을 털어낸다. 다시 팬에 기름을 약간 두르고 볶다가 통깨와 섞는다. 2. 다시마는 채 썰어 조린 뒤 1㎝ 길이로 자른다. 조릴 때 다시마는 살짝 불리고 간장과 조청에 조린다. 김치는 다져 국물을 짠 다음 김치 양념에 버무린다. 3. 밥에 1과 2를 넣고 버무린다. 4. 3의 밥을 적당한 크기로 둥글게 만든 뒤 삼각형 모양을 낸다. 반 자른 김을 다시 4등분하여 주먹밥 밑에 붙인다.

우엉김치김밥, 장소영 제공
우엉김치김밥, 장소영 제공
우엉김치김밥

재료
발아현미밥 1½공기(300g), 김 2장, 우엉조림 1/3컵(100g), 닭 가슴살 1쪽, 배추김치 50g, 오이 1/2개, 청주 1큰술, 생강 1톨, 들기름 1/4작은술

만드는 법 1. 끓는 물에 청주를 붓고 생강을 잘라 넣는다. 닭 가슴살을 넣어 삶고 결대로 찢는다. 2. 김치는 1㎝로 잘라 물기를 꼭 짜고 들기름으로 주무른다. 3. 오이는 0.8㎝ 두께로 자른다. 4. 우엉조림은 우엉을 필러로 깎아서 들기름에 볶다가 간장과 조청을 넣고 슴슴하게 조린 뒤 사용한다. 5. 김에 발아현미밥을 김의 2/3 정도 되게 편다. 재료들을 넣어 김밥을 만다.

사각김밥, 꽃김밥 이영(43)씨는 필명 ‘담덕공자’로 더 유명하다. 네이버 블로그 ‘담덕공자의 캐릭터밥상’의 주인공이다. 만화영화 <톰과 제리>의 제리, 중국의 판다, 개콘의 브라우니, 우비소년, 곰돌이 푸우, 싸이까지, 그가 만든 캐릭터도시락은 상상을 초월한다.

방긋 웃는 곰돌이 푸우는 바삭한 새우를 죽마고우인 양 껴안고 있다. 혀를 내민 애벌레는 온몸이 오글거릴 정도로 귀엽다. 풍부한 상상력과 살아있는 캐릭터의 표정, 섬세한 묘사가 특징이다.

그는 ‘딸 바보’다. 7년 전 딸의 유치원 도시락을 싸주면서 캐릭터도시락을 시작했다. “특별한 것 만들어주자 생각했죠.” 키티와 호빵맨을 만들었다. 그날 대문을 열고 들어온 아이의 표정은 금메달보다 환했다. 맞벌이부부인 이씨는 자신보다 바쁜 아내를 대신해 요리를 전담한다. 지난 3년간 블로그를 닫다시피 했으나 최근 카레우동, 돈가스 등 ‘아빠의 초간단 요리’로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그가 예쁜 꽃김밥과 화려한 사각김밥을 만드는 법을 알려줬다. 꽃김밥은 보기만 해도 침이 꼴깍 넘어간다. 봄날 화려한 산자락이 떠오른다. 그가 몇가지 팁을 알려준다. “냄비에 밥하는 게 좋아요. 압력밥솥이나 전기밥솥에서 만든 밥보다 찰기가 적어 모양을 만들기가 좋아요.” 냄비 밥은 불 조절이 중요하다. 프라이팬 위에 냄비를 놓고 밥을 하는 것이 한 방법이라고 한다. 끓기 시작해 뚜껑이 들썩이면 무거운 것을 얹어 눌러주라고 한다. “쌀은 씻어, 체에 놓고 물 빠지게 한 상태에서 20여분 불리는 게 좋아요. 우리 재래김은 잘 찢어져요. 파래 김이 좋습니다.”

사각김밥

재료
밥 1공기 분량(150g), 김 3장, 삶은 달걀노른자 1개, 맛살 4개, 스팸 1/3개, 식초물(식초 5큰술, 설탕 1큰술, 소금 1/2큰술)

만드는 법 1. 식초물 재료를 섞어 설탕이 녹을 정도로만 끓인 뒤 식힌다. 2. 밥과 식초물을 취향에 맞게 적당히 섞는다. 3. 밥이 식은 다음 반 자른 김에 만다. 한 장 더 같은 방법으로 만다. 4. 만 김밥을 반 자른다. 흰밥이 밑으로 향하게 가지런히 놓는다. 5. 김밥 크기로 스팸을 4조각 내 굽는다. 가지런하게 놓은 김밥의 가운데 스팸을 올린다. 나머지 김밥은 흰밥이 위로 향하게 한 뒤 둔다. 6. 5를 김으로 만다. 썬다. 달걀노른자와 맛살을 밥에 섞어 위와 같은 방법으로 만든다.

꽃김밥

재료
밥 약 100g, 삶은 달걀 1개, 김 2장, 소금, 참기름, 깨소금 약간, 소시지 1개

만드는 법 1. 밥에 깨소금을 뿌린다. 2. 1에 소금과 참기름을 넣고 섞는다. 3. 삶은 달걀을 곱게 갈아 밥에 뿌리고 버무린다. 4. 3을 밤송이 크기로 뭉쳐 5개를 만든다. 크기가 일정해야 한다. 5. 김 한 장을 6등분한다. 6. 4를 각각 넣고 만다. 7. 남은 김 한 장으로 소시지를 만다. 8. 7을 가운데 둔 채 나머지 5개로 감싼다. 9. 김을 반으로 자르고 밥을 얇게 바른 뒤 8을 얹고 만다. 자르면 꽃김밥 모양이 완성된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사진출처 <1 dish 저칼로리 식사법>· 요리시연 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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