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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입기 철칙이요? ‘위트’가 있어야지요.”

등록 2013-01-23 18:54수정 2013-01-26 16:18

모델 강승현
모델 강승현
[매거진 esc] 스타일
“트렌드? 자신감을 알려드리죠”
지난해 한 강연 프로그램에서였다. 새침한 인상에서 예상했던 것과 달리 뜻밖에 마이크를 타고 흘러나온 건 개구쟁이 소녀의 목소리였다. 털털하기 그지없었다. 당당한 자세로 “단점을 개성으로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행동이나 성격, 말투 등 뭐든 자신의 개성을 극대화시켜서 표현하는 사람에게 눈이 간다”며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북돋웠다. 세계적인 톱모델 강승현(26)이다. 그가 강연 프로그램에 나와서 하는 이야기의 주제는 일맥상통한다. “단점을 개성으로 여기고 바꿔 나갈 것, 그리고 도전할 것”. 다시 한번 도전에 나서는 강승현을 만나봤다. 도전 주제는 ‘프로그램 진행자’이다.

온스타일 ‘겟잇뷰티’
잇는 ‘겟잇스타일’
진행 맡은 모델 강승현

<겟 잇 스타일>의 녹화장면. 씨제이이앤엠 제공
<겟 잇 스타일>의 녹화장면. 씨제이이앤엠 제공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4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모여 꽤나 심각한 표정을 지은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들은 <온스타일> 채널에서 2월7일 새롭게 선보이는 프로그램의 피디(PD)를 비롯한 관계자들이었다. 그 프로그램의 이름, <겟 잇 스타일>이다. 화장품 및 화장법 정보 전달 프로그램인 <겟 잇 뷰티>가 떠오르는가? 맞다. 실제로 <겟 잇 스타일>은 패션으로 주제를 달리한 비슷한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완벽하게 형식이 같을 수는 없다. 화장과 패션을 다루는 방식, 시청자가 바라는 정보 요소 등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4명의 관계자들 사이에서 열성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그, 강승현의 첫 모습이었다.

“만약에 프로그램을 하게 된다면 여러 사람들에게 재미있게 옷을 입는 방식에 대해서 소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오던 차였어요. <겟 잇 뷰티>의 형식이 사람들에게 많이 친숙하고 편하잖아요. 제작진들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재미있고 친숙한 패션을 소개하면 어떨까 의견을 냈는데, 이게 점차 구체화한 것이죠.” <겟 잇 스타일>의 진행자를 맡게 된 뒷이야기가 궁금해 던진 질문에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는다. 10월 중순 프로그램의 형식과 주제를 선정하는 데부터 관여해왔다는 그는 그 누구보다 프로그램의 본질을 쉬운 말로 설명해줬다.

모델 강승현에서 진행자 강승현으로의 변신은 같은 맥락에 있다. ‘재미있게 옷 입기’를 즐기는 그에게 패션 멘토 역할은 누구보다 잘 어울린다. “많은 분들이 제가 찍힌 사진을 보시더라고요. 제가 옷 입는 방식을 좋아하시는 거죠. 그중에서도 한가지 옷을 여러번 돌려 입는 것을 유심히 보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제가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많이 돌려 입었던걸요.(웃음)” 그는 민망해하지만, 일반인들에게 그것은 하나의 능력처럼 보인다. 모델이나 연예인처럼 항상 유행하는 옷을 새로 사 입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게다가 강승현의 거리패션 사진을 들여다보면, 하나같이 ‘위트’가 넘치니, 이것 또한 능력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이런 식으로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지다 보니, 그는 세계적인 톱모델이지만 마치 우리 곁에 있는 동네 친구인 듯 친숙하게 느껴진다. “모델 하면 무섭고 날카로운 이미지인데, 저는 비교적 친숙한 이미지인 것 같아요.” 동그란 얼굴과 털털한 목소리가 친숙함을 배가시키는지도 모르겠다.

“유행 소개하기보다
위트있게 옷입기
단점을 자신감으로 바꾸는
시각과 기술 보여주고 싶어”

<겟 잇 스타일>의 녹화장면. 씨제이이앤엠 제공
<겟 잇 스타일>의 녹화장면. 씨제이이앤엠 제공
그가 프로그램을 통해 전하고 싶은 것은 ‘트렌드’나 ‘패션 세계’가 아니다. “어려운 패션 용어요? 일단, 제가 그런 걸 잘 몰라요.(웃음)” 이거 큰일 아닌가 싶다. “제가 전하고 싶은 것은 트렌드가 아니라 친숙하게, 재미있게 옷 입는 방식을 소개하는 거예요. 패션 용어도 공부를 해야겠죠. 하지만 일단 제가 모르니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들을 찾을 것이고, 오히려 이게 패션을 쉽게 전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달변이다. 과연 케이블티브이와 지상파의 강연 프로그램을 소화한 실력답다.

그가 강연 프로그램과 인터뷰에서 강조한 것은 ‘자신감’이다. “저는 한가지 스타일로 옷을 입지 않아요. 남들이 ‘강승현은 어떤 스타일이다’라고 규정짓지 못하죠. 아마 그런 규정된 이미지가 있었으면 일반인들이 괴리를 많이 느꼈을 것 같아요. 저에게 옷 입는 데 철칙이라는 것은 딱 하나예요. 위트가 있을 것!” 위트도 좋지만, 그것은 완벽에 가까운 몸매를 지닌 모델만이 가능한 것 아닌가? “모델도 단점은 있어요. 몸의 단점은 자신이 제일 잘 알죠. 이것을 감추기에만 급급해서는 안 돼요. 제대로 알고, 거기에 어울리는 위트를 연출하는 거죠.” 일반인과 모델 몸매 사이의 간극이 머릿속에서는 전혀 좁혀지질 않는다. 그래서 <겟 잇 스타일>에서는 일반인을 출연시켜, 패션 스타일 변화를 실제로 보여준다. 15명 정도 되는 일반인 참여자를 ‘모던걸’이라 이름 붙였다.

그의 옷장이 궁금했다. “제 옷장이요? 가만있자. 그렇게 특이한 옷이 많지는 않아요. 저는 기본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기본을 갖춘 가운데, 재미있는 스타일 연출도 하는 것이거든요. 유행하는 스타일의 옷을 갖추려 애쓰지 않아요. 어쩌다가 옷을 샀는데, 너무 유행해버리는 경우는 가끔 있기는 하지만. 아마 기본 티셔츠나 바지 같은 옷은 정말 헤아릴 수 없이 많고요.” 그가 유행을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유행을 무시할 수는 없죠. 하지만 그것을 무작정 따르는 것도 재미가 없잖아요.”

프로그램 진행자로서의 본격 데뷔. 그 전에도 무수한 명함을 갖고 있다. 모델, 강연자, 뉴욕 가이드 티브이 <효니티브이>, 패션 브랜드 ‘리본 프로세스’의 대표이자 디자이너 등등. 여기에 얼마나 더 다양한 명함이 추가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맥락은 분명하다. “제가 이런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것은 모델을 더 오래 하고 싶기 때문이에요. 전혀 다른 일이 아니죠. 패션을 사랑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에 도전하는 것뿐이에요. 이제 해외 진출 모델은 한국에도 많아요. 그것만으로 차별화할 수는 없거든요. 스스로 발전해야 할 시기라고 봐요.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요.” 패션을 사랑하는 그 마음이 시청자들에게도 잘 전해질 수 있기를 바라 본다.

글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장소협찬 머그포래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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