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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하셔야겠어요? 따라 배우세요!

등록 2012-11-07 18:36수정 2012-11-08 11:08

<b>1.</b> ‘커피템플’의 ‘탄제린카푸치노’. <b>2.</b> ‘커피랩’ 실내. 내 방처럼 아득하다.
1. ‘커피템플’의 ‘탄제린카푸치노’. 2. ‘커피랩’ 실내. 내 방처럼 아득하다.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요리
카페 전쟁터에서 나만의 ‘필살기’로 성공한 카페 주인장에게 듣는 성공비결
‘마셔보시고 맛없으면
돈 내지 마세요’ 안내문에
줄선 사람들을 단골로 

카페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컨설턴트를 만나거나 정부에서 운영하는 창업학교에 가면 처음 듣는 소리가 ‘꼭 카페 하셔야겠어요?’다. 열에 여덟이 망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간담이 서늘하다. 하지만 치열한 카페시장에서 자신만의 무기로 승승장구하는 곳도 있다. 그들만의 노하우를 살펴봤다.

‘커피템플’. 점심식사 시간이 지난 뒤에도 손님이 가득하다.
‘커피템플’. 점심식사 시간이 지난 뒤에도 손님이 가득하다.
커피템플(Coffee Temple) 서울 마포구 상암동/02-2132-8051 오후 3시30분. 점심식사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카페에는 손님이 많다. 39.6㎡(12평)의 작은 카페다. 주인 김사홍(37)씨는 만 7년 동안 커피 공부에 매진한 이다. 영화감독 지망생이었던 그는 29살에 커피를 만났다. 배움에 대한 갈망 때문에 나주대학(현재 고구려대학) 바리스타학과 문을 두들겼다. “업계에서 유명한 교수님을 쫓아다니면서 어깨너머로 많이 배웠어요.” 차곡차곡 전문지식이 쌓였다. 배울수록 커피가 좋았다. 바리스타대회에서 수상도 했다. 유명한 커피전문점에서 현장경험도 쌓았다.

2년 전 살던 집의 전세금을 빼고 대출을 받아 자신의 카페를 열었다. 총 1억4000만원으로 시작했다. 초창기 그의 전략은 커피템플을 알리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동안 커피를 만들고 ‘마셔보시고 맛이 없으면 돈을 내지 마세요’라는 안내문을 걸었다. 일주일 만에 긴 줄이 생겼다. 그때 반한 이들이 충성고객이 되었다. 전단지, 쿠폰, 할인, 배달은 하지 않는다. 오직 맛에만 승부를 건다. 생산지에서 생두를 사오는 ‘커피리브레’의 원두를 쓴다. 커피리브레의 담당자와 생두에 대해 토론을 하는 등 정보를 공유한다. 직접 개발한 ‘탄제린카푸치노’도 인기다. 새콤한 오렌지 조각이 고소한 커피에 올라가 있다. 새콤한 과일향이 깊은 맛을 더 낸다. 하루 300잔까지 판 적이 있다. 손님이 많은 봄과 가을에는 한달 매출이 2000만원에 달한 적도 있다. 아내 신채용(31)씨도 바리스타다. 이곳은 커피전문가들도 추천하는 카페다.

비스위트온(Be Sweet On) 서울 마포구 서교동/02-323-2370 달콤하다. 아늑하다. 마치 내 집에 온 것처럼 푸근하다. 테이블에는 삼삼오오 여성들이 모여 수다를 떤다. 한쪽에는 노트북을 열어 한창 그래픽 작업에 몰두하는 이들도 보인다. 비스위트온은 디저트카페로 유명하다. 이 집의 무기는 달콤한 디저트다. 안쪽에는 마치 베이커리전문점처럼 큰 주방이 있다. 당연히 파티시에도 있다. 김예영(37), 정응도(34), 정헌도(32) 3명이 주인들이다. 이들은 4년 넘게 준비를 했다. 정헌도씨가 일본 도쿄제과학교를 졸업한 파티시에다. ‘타르트 타탄’ 등의 디저트는 고급호텔에서도 맛보기 힘든 맛이라는 평을 듣는다. 가격은 1만900원이다. 다른 디저트는 대략 6000~8000원 선이다. 홍대 거리의 카페는 평일 영업이 승패를 좌우한다. 평일에도 북적거린다.

커피랩(COFFEE LAB) 서울 마포구 서교동/02-3143-0908 2008년에 주인 방종구(39)씨가 열었다. 그는 예술의전당 식음료사업팀에서 일했다. 바리스타였던 그는 직원관리 업무가 맡겨지자 뛰쳐나왔다. 커피의 세계와 멀어지는 것이 싫었다. 서교동 일대는 그에게는 고향이다. 무역학을 전공했지만 대학생활 내내 홍대 바닥에서 음악활동을 했다. 미국에서 우연히 커피의 깊은 맛을 접하고 음악만큼 커피가 좋아졌다. 박씨는 철저하게 고객 위주의 사고를 한다. “홍대 거리에 사는 예술인과 거주자들을 위한 카페죠. 고객 80%가 인사하고 지내는 사이입니다.” 한번 왔다 가는 고객을 주목하지는 않는다. 그는 손님도 카페를 운영하는 한 요소라고 본다. “(그래서) 너무 개성 강한 커피를 지향하지는 않아요.” 그렇다고 커피 맛이 평범하지는 않다. 인근에 커피의 맛을 시음하고 평가하는 연구실인 ‘커피랩 로스터스’를 뒀다. 생두 샘플을 검사하고 시음한다. 로스트기만 7대다. 커피랩 로스터스는 일반인이 들어갈 수 없는 비밀창고다. 업계에서 ‘커피랩은 너무 폐쇄적’이라는 소리를 듣는 이유가 여기 있다. 정보공유도 안 하고 대외활동도 자제한다. 오직 이 지역의 고객에게만 집중한다. “성공요인은 결국 사람입니다.” 그는 직원 한명을 뽑을 때 100장이 넘는 이력서를 본다. 직원 교육은 커피랩을 유지하는 요인이다. 직원들의 손님 응대는 섬세하다. 손님이 맛에 대해 예민한 주문을 하면 설사 차림표에 없더라도 그 청을 들어준다. 창작 커피인 ‘사나이커피’는 그런 요청에 의해 만든 커피다. 인디뮤지션이 “무대 올라갈 때 한방 때릴 거 없냐”란 주문을 했다. 럼이 75% 들어간 커피음료를 만들었다. “서비스와 커피 맛 중에 선택하라면 서비스죠.” 초창기 조금 손실을 본 것 말고는 지금까지 적자를 본 적이 없다. 인근에 ‘커피랩 익스프레스’도 열었다.

‘비스위트온’의 디저트 ‘타르트 타탄’.
‘비스위트온’의 디저트 ‘타르트 타탄’.
상권 외곽의 지역적 한계
SNS 활용한 홍보로 극복
질 높은 커피 맛은 기본

알레그리아 커피 로스터스(ALEGRIA COFFEE ROASTERS) 서울 서초구 서초동/02-521-0891 지난해 4월 문을 연 서초구 서초동의 ‘알레그리아 커피 로스터스’는 최근 커피 마니아들이 찾는 곳이다. 커피로스팅회사를 지향하는 사장 유기용(33)씨는 에스엔에스(SNS)를 적극 활용한 홍보를 한다. 카페 소식을 영문으로도 올린다. “세계인들과 교류하는 장이 마련되기도 합니다.” 예술가들과 협업도 하고 창작 커피인 ‘정글에스프레소’ 등의 레시피도 공개한다. 커피 맛을 높이려는 노력은 기본이란다.

이곳은 아침 8시에 문을 열고 저녁 7시에 닫는다. 오피스 지역의 특징을 잘 파악한 것이다. 유씨는 처음부터 이곳에 터를 잡을 생각은 아니었다. 오피스 지역이지만 좀처럼 발이 닿지 않는 작은 골목의 “카페가 들어서기에는 말이 안 되는 위치”였다. 준비자금을 커피기계 등에 더 투자하고 싶은 생각에 부동산비용은 최대한 줄이고 싶었다. 유씨는 장기 사업계획을 세워 사무실을 겸할,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을 찾았다. “운이 좋았어요. 의외로 직장인들이 숨어 있었어요.” 문 연 지 한달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경쟁업체가 아예 들어오기 힘든 골목이기에 앞으로도 유씨의 카페만 있을 거란다. 임차했던 상황도 재미있다. 건물은 4년 동안 비어 있었다. 시행사가 관리하고 있었다. 시행사는 보증금 5000만원에 임대료 250만원을 불렀다. 그는 사업계획서를 가져가 “점포 살리겠으니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20만원밖에 줄 수 없다”고 담판을 지었다.

이밖에 종로 신문로의 커피스트, 경기도 수원에 있는 공정무역카페 ‘우리가 꿈꾸는 동네’, 서교동 비하인드, 상수동의 이리카페와 제비다방, 부암동 클럽에스프레소도 명소로 알려져 있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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