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밤 도보여행하는 걷기카페 ‘인생길 따라 도보여행’(인도보) 회원들이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양재천을 약 3시간에 걸쳐 걷고 있다.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여름이 더 좋은 밤길 걷기 가이드…뒤풀이 좋아하면 안 걷느니만 못해요
여름이 더 좋은 밤길 걷기 가이드…뒤풀이 좋아하면 안 걷느니만 못해요
동호회 뒤풀이 길어지면
다음날 졸려
안 하느니만 못해 밤길 걷기는 요즘처럼 무더울 때가 제격이다. 저녁에서 밤으로 넘어가는 시각, 걸어가며 얼굴에 닿는 바람이 사무실의 싸한 에어컨과는 격이 다르다. 또 낮에 산을 품고 걸을 때처럼 다리 관절이나 근육 또는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대개 평지를 택하는 까닭에 걸음걸음 어디를 디뎌야 할지 신경쓰는 대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더불어 30분 정도 걸으면 등에 땀이 흐른다. 무슨 운동이 되랴 싶지만 만만치 않다. 밤에 걷기 좋은 곳은 의외로 많다. 강을 낀 도시들은 잘 가꿔진 천변길을 하나둘쯤 갖고 있다. 서울은 한강을 비롯해 불광천, 홍제천, 안양천, 양재천, 탄천, 중랑천, 청계천, 성북천 등이 복원돼 걷기에 좋다. 가로등이 밝아 위험하지 않으며 지하철역과도 가까워 5분 이내 쉽게 연결된다. 이들 장소는 실제로 저녁시간이면 꽤 붐빈다. 서울시에서는 지하철을 중심으로 생태, 역사와 관련된 30개의 길을 선정해 추천하고 있다.(팁 참조) 걷기에는 두 시간 남짓이 딱 좋다. 저녁 7시쯤 시작해 10㎞를 걸으면 늦어도 밤 11시면 귀가할 수 있다. 식사는 30분 전쯤 미리 하는 게 좋다. 주부들은 저녁식사를 차려두어야 책잡힐 일이 없다. 아예 남편과 함께 나오면 후환이 없다. 직장인이라면 운동하는 날은 약속을 비워둔다. 술을 마셔야 하는 자리가 줄어들어 좋다. 특별한 준비물은 없다. 사무실 복장에 운동화만 바꿔 신으면 그만이다. 쿠션이 있는 운동화가 좋다. 출근할 때 필요한 옷과 신발을 가져다 두었다가 갈아입으면 된다. 걷기를 계속할 양이면 워킹화를 장만하는 편이 낫다. 바닥이 얇은 신발을 신고 아스팔트길을 오래 걸으면 물집이 잡히기 십상이다. 땀을 배출하는 기능성 옷이 좋지만 구태여 비싼 고어텍스류를 입을 필요 없다. 밤이라 잘 차려입어도 ‘금의야행’이다. 수분 보충을 위해서는 500㏄ 물병을 준비하라. 네 차례 정도 나누어 마시면 목이 마르지 않다. 두 시간 이상 걸을 경우에는 배낭에 바람막이 옷, 여분의 양말, 우비, 간식을 넣어가는 게 좋다. 한번 걸을 때는 적어도 한 시간 이상 걸어야 한다. 처음 20분은 당, 다음 20분은 당과 지방, 다다음 20분부터 몸 안에 축적된 지방이 소비되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여섯시간 정도 할애하는 게 좋다. 한번에 한시간을 걸으면 여섯차례, 두시간을 걸으면 세차례가 된다. 식이요법과 함께 꾸준히 하면 뱃살이 들어간다. 경험자들은 척추디스크, 무릎관절염, 신경성 위염 등에 좋다고 말한다. 특히 갱년기 여성들은 우울증 치료에 좋다. 운동효과도 있지만 고정적인 일과를 갖게 되면 잡념이 생길 틈이 없다는 것이다. 또 반복해서 걷다 보면 담배도 자연스럽게 끊어진다고 한다. 걸을 때는 고개를 들고 시선을 전방 15도로 두는 게 좋다. 그러면 허리가 곧추 서게 된다. 적당한 무게의 배낭을 메면 자세를 잡아준다는 견해도 있다. 굳이 팔을 요란하게 흔들 필요는 없이 자연스럽게 흔들리도록 놔둔다. 대부분의 길이 자전거길과 나란히 나 있어 자전거를 조심해야 한다. 특히 길을 횡단할 때, 갈랫길을 지날 때는 반드시 좌우를 살펴야 한다. 여럿이 걸을 때는 둘 이상 횡대로 걷지 않도록 하며 우측통행 원칙을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주 오는 사람들과 부딪치기 쉽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상대에게 은근히 불쾌감을 준다. 속도는 사람마다 편차가 있지만 시속 5~6㎞가 좋다. 약속 시간에 늦었다는 기분으로 걸으면 그 정도의 속도라고 전문가는 말한다. 50분 걷고 10분 휴식이 바람직하다. 쉴 때는 간단한 간식을 먹어도 좋다. 바람막이 옷을 걸쳐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오래 걸을 때는 볼썽사나워도 신발과 양발을 벗어 발을 말리는 게 좋다. 물집이 생겼을 경우 부풀어진 살갗에 실을 꿴 바늘을 통과시켜 천천히 물이 빠지도록 한다. 걷기를 마친 다음 야식은 금물. 헛헛한 마음에 이를 어기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한 뒤 잠자리에 들면 바로 곯아떨어진다. 혼자 걷기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동료 두세명을 꾀어 들이거나 동호인 카페에 가입해도 좋다. 정모나 후기를 읽어보고 마음에 드는 곳을 고르면 된다. 가급적이면 뒤풀이가 없는 곳이 좋다. 자리가 길어지면 다음날 졸려 안 하느니만 못하다. 걷기에 자신이 붙으면 35㎞, 100㎞ 걷기에 도전해 보라. 봄가을 두차례 한강변에서 열린다.
글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도움말 ‘인생길 따라 도보여행’ 카페지기 홍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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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졸려
안 하느니만 못해 밤길 걷기는 요즘처럼 무더울 때가 제격이다. 저녁에서 밤으로 넘어가는 시각, 걸어가며 얼굴에 닿는 바람이 사무실의 싸한 에어컨과는 격이 다르다. 또 낮에 산을 품고 걸을 때처럼 다리 관절이나 근육 또는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대개 평지를 택하는 까닭에 걸음걸음 어디를 디뎌야 할지 신경쓰는 대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더불어 30분 정도 걸으면 등에 땀이 흐른다. 무슨 운동이 되랴 싶지만 만만치 않다. 밤에 걷기 좋은 곳은 의외로 많다. 강을 낀 도시들은 잘 가꿔진 천변길을 하나둘쯤 갖고 있다. 서울은 한강을 비롯해 불광천, 홍제천, 안양천, 양재천, 탄천, 중랑천, 청계천, 성북천 등이 복원돼 걷기에 좋다. 가로등이 밝아 위험하지 않으며 지하철역과도 가까워 5분 이내 쉽게 연결된다. 이들 장소는 실제로 저녁시간이면 꽤 붐빈다. 서울시에서는 지하철을 중심으로 생태, 역사와 관련된 30개의 길을 선정해 추천하고 있다.(팁 참조) 걷기에는 두 시간 남짓이 딱 좋다. 저녁 7시쯤 시작해 10㎞를 걸으면 늦어도 밤 11시면 귀가할 수 있다. 식사는 30분 전쯤 미리 하는 게 좋다. 주부들은 저녁식사를 차려두어야 책잡힐 일이 없다. 아예 남편과 함께 나오면 후환이 없다. 직장인이라면 운동하는 날은 약속을 비워둔다. 술을 마셔야 하는 자리가 줄어들어 좋다. 특별한 준비물은 없다. 사무실 복장에 운동화만 바꿔 신으면 그만이다. 쿠션이 있는 운동화가 좋다. 출근할 때 필요한 옷과 신발을 가져다 두었다가 갈아입으면 된다. 걷기를 계속할 양이면 워킹화를 장만하는 편이 낫다. 바닥이 얇은 신발을 신고 아스팔트길을 오래 걸으면 물집이 잡히기 십상이다. 땀을 배출하는 기능성 옷이 좋지만 구태여 비싼 고어텍스류를 입을 필요 없다. 밤이라 잘 차려입어도 ‘금의야행’이다. 수분 보충을 위해서는 500㏄ 물병을 준비하라. 네 차례 정도 나누어 마시면 목이 마르지 않다. 두 시간 이상 걸을 경우에는 배낭에 바람막이 옷, 여분의 양말, 우비, 간식을 넣어가는 게 좋다. 한번 걸을 때는 적어도 한 시간 이상 걸어야 한다. 처음 20분은 당, 다음 20분은 당과 지방, 다다음 20분부터 몸 안에 축적된 지방이 소비되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여섯시간 정도 할애하는 게 좋다. 한번에 한시간을 걸으면 여섯차례, 두시간을 걸으면 세차례가 된다. 식이요법과 함께 꾸준히 하면 뱃살이 들어간다. 경험자들은 척추디스크, 무릎관절염, 신경성 위염 등에 좋다고 말한다. 특히 갱년기 여성들은 우울증 치료에 좋다. 운동효과도 있지만 고정적인 일과를 갖게 되면 잡념이 생길 틈이 없다는 것이다. 또 반복해서 걷다 보면 담배도 자연스럽게 끊어진다고 한다. 걸을 때는 고개를 들고 시선을 전방 15도로 두는 게 좋다. 그러면 허리가 곧추 서게 된다. 적당한 무게의 배낭을 메면 자세를 잡아준다는 견해도 있다. 굳이 팔을 요란하게 흔들 필요는 없이 자연스럽게 흔들리도록 놔둔다. 대부분의 길이 자전거길과 나란히 나 있어 자전거를 조심해야 한다. 특히 길을 횡단할 때, 갈랫길을 지날 때는 반드시 좌우를 살펴야 한다. 여럿이 걸을 때는 둘 이상 횡대로 걷지 않도록 하며 우측통행 원칙을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주 오는 사람들과 부딪치기 쉽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상대에게 은근히 불쾌감을 준다. 속도는 사람마다 편차가 있지만 시속 5~6㎞가 좋다. 약속 시간에 늦었다는 기분으로 걸으면 그 정도의 속도라고 전문가는 말한다. 50분 걷고 10분 휴식이 바람직하다. 쉴 때는 간단한 간식을 먹어도 좋다. 바람막이 옷을 걸쳐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오래 걸을 때는 볼썽사나워도 신발과 양발을 벗어 발을 말리는 게 좋다. 물집이 생겼을 경우 부풀어진 살갗에 실을 꿴 바늘을 통과시켜 천천히 물이 빠지도록 한다. 걷기를 마친 다음 야식은 금물. 헛헛한 마음에 이를 어기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한 뒤 잠자리에 들면 바로 곯아떨어진다. 혼자 걷기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동료 두세명을 꾀어 들이거나 동호인 카페에 가입해도 좋다. 정모나 후기를 읽어보고 마음에 드는 곳을 고르면 된다. 가급적이면 뒤풀이가 없는 곳이 좋다. 자리가 길어지면 다음날 졸려 안 하느니만 못하다. 걷기에 자신이 붙으면 35㎞, 100㎞ 걷기에 도전해 보라. 봄가을 두차례 한강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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