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컵케이크
[esc] 미식가 불러모으는 경리단길 맛집 베스트
미식을 대식이나 식탐과 구별했던 1800년대 프랑스 음식탐험가 앙텔름 브리야사바랭이 지금 서울 용산구 이태원2동을 여행한다면? 호기심에 심장이 쿵쾅거릴 것이다. 일본식 퓨전요리부터 스테이크, 파스타, 프랑스식 케이크, 필리핀 전통음식, 드립커피, 컵케이크까지, 온갖 먹거리 때문이다. 시큼한 향이 매력인 우리 음식 ‘홍탁’까지 명함을 내밀고 있다. 들머리에 육군중앙경리단이 있어서 일명 ‘경리단길’이라 부르는 이곳은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까지 이어지는 약 950m의 언덕길이다. 최근 2년 사이 개성 강한 음식점과 독특한 펍과 바들이 하나둘 늘었다. 6~7년 전부터 터를 잡았던 레스토랑까지 합치면 20곳이 넘는다. 먹고 싶은 만큼 호기심도 강한 미식가들을 위해 간추려 이곳의 맛집을 소개한다. 위치는 〈esc〉 1면 지도를 참조하길 바란다. 지도에는 소개에 빠진 곳도 표시되어 있다.
십자가, 해골, 벌레 모양 컵케이크
맛은 달콤한 ‘몬스터 컵케이크’ 몬스터 컵케이크 예쁘고 아기자기한 컵케이크는 없다. 묘지와 십자가, 해골, 벌레, 도끼, 팬티 장식의 컵케이크 등이 눈길을 확 끈다. 잘린 손가락 모양의 과자와 수혈 비닐팩에 든 찬 음료도 재미를 준다. 외양은 다소 엽기적이지만 맛은 달콤한 컵케이크 그대로다. (4000~5000원/02-790-1108)
오지상 햄버그스테이크 2011년 4월 문을 연 이곳은 박석민(35)씨, 정진이(29)씨 부부가 운영한다. ‘오지상’은 일본어로 ‘아저씨’란 뜻. 일본 여행을 많이 했던 박씨가 일본에서 반한 함박스테이크를 선보인다. 쇠고기 차돌박이를 갈아 직접 손으로 빚은 ‘햄버그스테이크’와 채소, 감자튀김이 지글거리는 팬에 나온다. 밥과 수프도 따라온다. 5일간 전라도 신안 천일염에 절인 베이컨은 박씨의 자랑거리. 보통 베이컨의 2배 굵기다. (햄버그스테이크 1만2500원, 베이컨 2000원, 달걀, 치즈 1000원/070-4407-0712)
올리아(Olea kitchen & Grocery) 지난해 10월에 들어선 고급 이탈리아레스토랑. 하얏트호텔 바로 앞에 있어 호텔 숙박 손님도 찾는 곳. 1, 2층은 레스토랑, 지하 1층은 치즈, 잼, 빵, 향신료 등을 파는 식료품점이다. 고등어 살이 넉넉하게 들어간 ‘고등어파스타’ 등이 있다. 유명한 이탈리아레스토랑 ‘구란구스또’가 처음 문을 열 때 참여했던 요리사가 주방을 책임진다. (1만5000~4만8000원/부가세 별도/02-792-6004)
핫토리키친 일본 핫토리영양전문학교를 졸업한 요리사 손지영(37)씨의 퓨전일식 술집. 저녁 7시에 문을 열어 오전 2시에 닫는다. 각종 채소와 버무린 냉우동인 ‘사라다우동’과 ‘도미뱃살데리야키’가 인기다. 일본 만화 <심야식당>을 연상시키는 분위기로 최근 몇 년 사이 인기다. (1만8000~2만3000원/부가세 별도/02-792-1975)
예환 9년 전 문을 연, 오너셰프 배예환(43)씨의 레스토랑. 대형 백화점에 ‘예환드레싱델리’를 입점시킬 정도로 새콤달콤한 배씨의 소스는 유명하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장관들 조찬 만찬, 이명박 대통령 취임 초기 도시락을 제공했다. ‘그린샐러드와 통오징어’, 리소토 등 이탈리아요리를 한국인의 입맛에 맞추어 잘 해석했다는 평을 듣는다. (7000~3만500원/02-798-4752)
목포산 홍어, 애탕과 전까지
전라도 맛 진수 ‘목포홍탁’ 목포홍탁 껍질 맛이 살아 있는 도톰한 삶은 돼지와 한 달 이상 삭힌 목포산 홍어가 맛깔스럽다. 노지 깻잎과 곰취로 만든 장아찌, 5가지 종류의 나물, 전라도 김치 등 12가지가 넘는 반찬이 푸짐하다. 전주가 고향인 손은아씨는 젊었을 때부터 재벌집 주방에서 일하면서 실력을 닦았다. 지금도 반찬 주문을 하는 ‘사모님’들이나 결혼식 음식으로 홍어무침을 주문하는 이들이 있다. 차림표에 홍어애탕이 눈에 띄고 단골에게는 홍어전도 부쳐준다. (홍어요리 4만~10만원/02-793-0775)
비스테까(BISTECCA) 2006년 일찌감치 문을 연, 오너셰프 김형규(51)씨의 레스토랑. 경희대 조리학과를 졸업하고 밀레니엄힐튼호텔의 ‘일 폰테’를 거쳐 ‘라 쿠치나’에서 15년간 일했다. 국내 1세대 이탈리아요리사로 유명. 요란한 장식 없는 스테이크, 면의 맛을 살린 파스타, 직접 퍼주는 티라미수 등, 정석에 충실한 요리가 돋보인다.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와 남산의 사계절과 야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창가 테라스가 매력적이다. (1만8000~4만8000원/부가세 별도/02-792-7746)
티드빗(Tid Bit) 프랑스 케이크 전문점. 르 코르동 블뢰 출신의 파티시에 이은아(36)씨가 손님들이 들여다볼 수 있는 방에서 케이크를 만든다. 주인 정종훈씨가 어시스턴트로 거든다. 감자로 만든 감자케이크, 솔방울 모양의 티라미수 등, 전문요리사도 “제대로 한다” 소리 할 정도로 깔끔한 맛이다. 소규모 케이크 강좌도 있다. 이곳 커피는 ‘커피명가’ 것. (6000~7000원/02-794-0123)
미니스, 용감한 커피와 씩씩한 푸드 <악마를 보았다> 등에 출연한 영화배우 최무성씨의 친동생 최재원(41)씨가 드라마 조감독과 공동 운영하는 곳. 6~7년 경력의 바리스타인 최씨는 홍대 근처 커피로스트전문점에서 커피를 볶아 온다. 영화 세트디자이너가 마치 영화세트장처럼 만든 곳. 치킨데리야키덮밥과 수제 샌드위치, 주먹밥이 인기 메뉴. (2300~8000원/02-795-8948)
무명여배우(02-790-5053)는 ‘핫토리키친’의 손지영씨 친여동생 손소영씨가 문을 연 와인바. 실제 손씨는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10년 넘는 경력의 배우다. 케이씨(KC) 필리핀레스토랑(전화번호 없음)은 필리핀 전통음식과 그린망고 등의 필리핀 과자, 라면 등을 파는 곳. 와인수입회사가 운영하는 치코비노(02-797-4343)는 스테이크, 피자 같은 요리와 매장에 네덜란드 수입 치즈나 하몬 등이 있다. 타이누들(02-749-9585)은 주인 배수현씨가 남산을 산책하다가 ‘경리단길’이 좋아 문을 연 타이국수요리점. 마리아테라스(02-790-6303)는 남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프러포즈 이벤트 전문 카페다. 2, 30대 예비신랑·신부부터 심지어 고등학생까지 이벤트 예약을 하는 곳. 마오(02-793-8845)는 ‘베이징덕’과 딤섬 등을 선보이는 중식당. 주말에 가족모임 등이 많다. 모토(02-793-9701)는 생선구이, 어묵탕 등 깔끔한 음식이 매력적인 일본식 선술집. 시화담(02-798-3311)은 ‘신선설농탕’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쿠드의 오청 대표가 운영하는 고급 비즈니스 한정식집. 통일신라시대 토기 등 고미술품이 전시되어 있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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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달콤한 ‘몬스터 컵케이크’ 몬스터 컵케이크 예쁘고 아기자기한 컵케이크는 없다. 묘지와 십자가, 해골, 벌레, 도끼, 팬티 장식의 컵케이크 등이 눈길을 확 끈다. 잘린 손가락 모양의 과자와 수혈 비닐팩에 든 찬 음료도 재미를 준다. 외양은 다소 엽기적이지만 맛은 달콤한 컵케이크 그대로다. (4000~5000원/02-790-1108)
전라도 맛 진수 ‘목포홍탁’ 목포홍탁 껍질 맛이 살아 있는 도톰한 삶은 돼지와 한 달 이상 삭힌 목포산 홍어가 맛깔스럽다. 노지 깻잎과 곰취로 만든 장아찌, 5가지 종류의 나물, 전라도 김치 등 12가지가 넘는 반찬이 푸짐하다. 전주가 고향인 손은아씨는 젊었을 때부터 재벌집 주방에서 일하면서 실력을 닦았다. 지금도 반찬 주문을 하는 ‘사모님’들이나 결혼식 음식으로 홍어무침을 주문하는 이들이 있다. 차림표에 홍어애탕이 눈에 띄고 단골에게는 홍어전도 부쳐준다. (홍어요리 4만~10만원/02-793-0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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