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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브샤브와 전골 야구왕의 만찬

등록 2011-12-22 14:40

야구선수 박찬호씨의 부인 박리혜(36)씨
야구선수 박찬호씨의 부인 박리혜(36)씨
[매거진 esc]
박리혜 푸드 스타일리스트가 남편 박찬호 선수를 위해 차리는 크리스마스 요리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은 언제나 긴장되는 달입니다. 찬호씨가 재계약하는 달이죠. 구단과 조율하는 기간이라서 살짝 예민해져요.” 야구선수 박찬호씨의 부인 박리혜(36)씨는 남편을 ‘찬호씨’라고 부른다. 그의 이름 석 자 앞에는 ‘박찬호 선수의 부인’이라는 명패가 달린다. 그는 남편 때문에 유명세를 탔지만 요리업계에서는 실력을 갖춘 요리사이자 푸드 스타일리스트로 알려져 있다. 요리사 사관학교로 불리는 미국 시아이에이(CIA,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를 졸업하고 프랑스 미슐랭 원 스타 레스토랑 피에르 오르시와 캘리포니아 유기농 전문 레스토랑 셰파니스에서 인턴 요리사로 일했다. 2년간 일본 요리전문지 <전문요리>에서 기자생활을 했고 각종 잡지에 요리칼럼을 기고했다. 요리교실 ‘앨리스 키친’을 운영하면서 식품회사의 메뉴도 개발했다. 2009년에는 그의 요리법을 촘촘히 담은 <리혜의 메이저밥상>을 출간했다.

갈릭소스스테이크
갈릭소스스테이크
결혼한 뒤 5년간 차린 ‘리혜의 12월 크리스마스 밥상’에는 샤브샤브와 전골요리가 올라갔다. “찬호씨는 따스한 요리를 좋아해요. 먹다 보면 그가 편안해져요.” 간장소스로 튀긴 닭튀김, 파스타, 그라탱도 한자리 차지했다. 생크림케이크는 아이들 차지다. 럼주에 몇 개월 동안 담가두었던 크랜베리가 케이크에 새콤하게 올라간다. “2년째 담가둔 것도 있어요.” 섬세한 기술이 필요한 프랑스 요리와 깔끔한 일본 요리에 길들여졌던 리혜씨는 남편을 만나 한식에 눈을 떴다.

“집에서는 한국 음식만 찾아요. 낙지볶음, 찬호씨 좋아하는 다슬기 넣은 된장찌개, 불고기, 보쌈, 매생이국 등을 만들었어요.” 미국 생활에서 서양식 요리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한식은 시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배웠다. 우리 음식으로 자신의 음식세계가 넓어져서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에게 잊을 수 없는 크리스마스 음식은 통돼지구이다. “고등학생 때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어머님 친구 집에 놀러 갔어요. 30여명이 쭉 앉은 크리스마스 식탁에 사과를 입에 문 돼지 한 마리가 턱 나왔어요.” 부위별로 조각난 채 익은 돼지는 포일로 이어 붙여져 한 마리가 돼 나타났다. “포일이 벨트 같았어요. 인상적이었어요.” 별난 크리스마스 음식이 없는 일본에 비해 신기하기만 했다. “일본에서는 요즘 전골요리를 많이 먹어요. 경제가 어려워지니깐 배불리 먹는 요리 찾아요.” 한류를 타고 김치전골이 인기란다.

갈릭소스스테이크
갈릭소스스테이크
그는 크리스마스 음식 선물로 진한 커피 향을 추천한다. “커피전문점 폴바셋의 커피(왼쪽 사진) 향이 정말 진해요.” 로스팅한 커피 빈이나 핸드드립 세트는 고소한 크리스마스를 만든다. 크리스마스에 도쿄로 여행 가는 이를 위한 팁도 준비했다. 프랑스 전통과자전문점 ‘오봉비외탕’(Au Bon Vieux Temps. 03-3703-8428)의 과자가 “훌륭한 맛”이라고 칭찬한다. 가정에서 요리를 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갈릭소스스테이크(위 사진)를 추천한다. 박찬호 선수가 청혼을 결심하게 만든 요리다.

유년 시절 과자 만들기를 좋아했던 박리혜씨는 남편을 따라 “집시 생활”처럼 떠돌았지만 요리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존경하는 요리사 앨리스 워터(셰파니스 오너 셰프)”처럼 “그 계절에 나오는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를 만들고 싶다. 내년 2월에는 푸드전문채널 <올리브>에서 요리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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