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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부터 발끝까지 무지갯빛 패션해방

등록 2011-11-03 10:26수정 2011-11-09 17:20

표지사진 | 팔짱을 낀 연인들, 수다에 지치지도 않는 친구들, 기타 하나 달랑 메고 달려가는 청년들, 옷 가게에 걸린 거울에 목숨 거는 처자들…. 휴일 ‘홍대 거리’에는 20~30대 젊은이들로 소란스럽다. 그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알록달록하거나 기하학적인 모양을 한 모자로 한껏 멋을 냈다. 모자에서 시작한 멋은 발에 한 점 포인트를 찍어 패션을 완성했다. 형형색색의 운동화다. 청춘들이 선택한 모자와 운동화는 우리 시대의 ‘스타일~~~’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모자로 운동화로 자유로운 스타일 완성…재지말고 제멋대로 개성 표현 무한지대
모자와 신발, 신체 말단을 보호하는 복식. 그러나 여기서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 동서를 막론하고 신분이나 지위를 나타내는 중요한 표지이기도 했다. 왕이나 관리, 그리고 서민들이 쓰고 신던 모자와 신발은 권력의 위엄과 고단한 삶의 단편을 보여준다.

신분제도가 사라진 지는 오래. 모자와 신발에 담긴 권력관계 따위는 저리 가라며, 발랄하고 아름다운 모자와 신발은 우리를 유혹한다. 모자와 신발은 패션을 완성하는 궁극의 아이템.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알록달록한 운동화를 사두고 결국엔 아까워서 신지도 못하고 얼려놓는다.(운동화 마니아들이 쓰는 은어. 신지 않고 보관해둔다는 뜻) 언제 쓸지 모르는, 파티에나 쓰고 갈 모자를 마련해놓고 바라보며 웃는다. 웃고 난 뒤 은행 잔고에 밀려오는 허전함은 어쩔 수 없다.

신분제도는 사라졌지만, 단단한 자본주의는 더욱 탄탄해졌다. 결국 돈의 있고 없음은 더욱 강력하고도 교묘한 신분제도. 그래서 모자와 신발도 ‘경제적 지위’를 나타내는 표지로 기능하기도 한다. 10만원 안팎의 운동화를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사람과 100만원이 넘는 명품 운동화를 수십 켤레 가질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나뉜다. 모자도 마찬가지다. 장인이 한땀 한땀 바느질한 명품 모자는 고고하게 쇼윈도를 장식하지만, 무작정 들이대기 힘든 값.

머리와 발끝, 척 보면 어떤 ‘신분’인지 견적 나오는 세상이다. 있는 사람, 없는 사람 재는 세상, 저리 꺼져! 외치면서도 스스로를 그리고 타인을 재는 일을 그만두지 못한다. 돈만이 아니다. 스타일도 권력이 됐다. 최신 유행 스타일을 부담스럽지 않게, 잘 소화하는지도 잰다. 과하지 않으면서 멋스럽게. 가장 어려운 스타일이지만 튀는 걸 부담스럽게 여기는 많은 사람들, 여기에 목을 맨다. 역시 스타일은 권력이다.

남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질 때도 되지 않았는가? 99%의 다수가 바라는 것은 단지 더 갖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좀더 인간다운 삶을 누리고자 하는 외침. 기본은 자유다. 자유란 1%에게 요구만 해서 얻을 수 없다. ‘한번 시도해 볼까? 에이, 이건 너무 과하지….’ 패션 자기검열에 빠진 당신. 스스로에게 향하는 시선부터 자유로워질지어다!

(스타일) 창조, 그것은 (다른 시선으로부터의) 저항! (다른 시선으로부터의) 저항, 그것은 (스타일) 창조!

글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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