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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장’은 시장이 아니라예~

등록 2011-07-21 10:04

광어탕
광어탕
부산 토박이가 추천하는 숨은 맛집 베스트 3
‘나는 못난이다’ 대 ‘못생겨서 죄송합니다’의 투표가 시작됐었다. 부산 아쿠아리움 직원들은 ‘못생긴 물고기 특별전’의 광고문구 2가지 중 하나를 골라야 했다. 못난이를 당당하게 표현한 ‘나는 못난이다’로 결정됐다. 사무실 한쪽에서 미소 짓는 이가 있다. 마케팅팀장 곽현일(41)씨다. 그가 낸 안은 ‘못생겨서 죄송합니다’였다. 그래도 야속하지 않다. 후배들을 끌고 부산맛집으로 향한다. 그는 고수다. 오륙도 앞에서 자장면 배달을 주문하고, 부산 여행객들의 맛집 안내원을 자청한다. 4년간 한 대기업 계열 광고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서울살이를 한 것 빼고는 줄곧 부산에서 살았다. 그가 10년 넘게 다닌 단골집, 부산 사람들이 잘 가는 맛집을 소개한다.

중앙시장 시장이 아니다. 맛집 이름이다. 곽씨가 부산 최고의 식당으로 꼽는 50년 된 곳이다. “알리기 아까울 만큼 맛과 가격 모두 착한 집입니다.” 중구 중앙동 좁고 어둑한 좁은 골목 안에 있다. 몸을 가재처럼 세워야 겨우 들어가는 골목이다. 골목 안에는 천장이 낮고 벽이 낡은 ‘중앙시장’이 있다. 잡어회를 주문한다. 광어, 병어, 갯장어(하모)가 작은 접시에 단아하게 나온다. 매끈한 병어전을 입에 넣자 짜릿한 전율이 입안을 휘감는다. 순식간에 형체도 없이 사르르 녹는 감촉은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그로테스크한 쾌감을 선물한다.

중앙시장은 병어의 뱃살은 회로, 나머지 부위로는 전을 부쳐 낸다. “이곳은 수족관이 없어요. 그만큼 신선하다는 이야기죠. 가까운 자갈치시장에서 매일 가져오는 생선들입니다.” 국자처럼 옴폭 파인 양파조각에 갯장어를 얹어 먹으면 자취방 같은 횟집은 천국이 된다. 백옥 같은 광어탕(오른쪽 위 사진)으로 마무리한다. 잔잔하게 밀려오는 파도처럼 생선기름이 동동 떠 있는 탕은 고급 일식집도 못 따라올 맛이다. 이 멋진 잡어회는 3만원.(051-246-1129)

김해식당 자갈치시장을 둘러보면 맛집이 많다. “오시소, 잘 드릴께예”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온다. 어떤 곳을 가야 할지 난감하다. 곽씨는 김해식당을 추천한다. 푸짐한 아귀탕이 손님을 맞는다. 경상도에서는 아구탕이라고도 한다. 콩나물만 수북해서 정작 아귀는 제대로 맛도 못 보는 집들과는 다르다.(051-255-8242)

신창국밥당 “된장을 넣어 만든 국물이 일품입니다. 돼지고기로 우린 육수라고 해도 믿을 정도죠.” 곽씨는 점심식사나 해장을 위해 이곳을 찾는다. 반찬은 소박하지만 국밥은 왕후장상의 밥상처럼 푸짐하다. 주인 서지섭씨는 신창국밥을 처음 만든 서혜자씨의 조카다.(051-253-6428)

글·사진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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