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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오붓한 ‘한강의 야경’

등록 2010-12-23 13:32수정 2010-12-26 13:32

한강 동작대교 남단 하류 쪽 ‘노을카페’ 6층 옥상에서 바라본 동작대교 야경.
한강 동작대교 남단 하류 쪽 ‘노을카페’ 6층 옥상에서 바라본 동작대교 야경.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한강다리 카페·유람선서 즐기는 아늑한 연말
“밤이 한 가지 키워주는 것은 불빛이다. 우리도 아직은 잠이 들면 안 된다.” 1960~70년대 어두웠던 우리 시대상을 노래한 이성부 시인의 시 ‘밤’ 첫머리다. 어두울수록 또렷이, 또 처절하게 빛나는 희망을 그렸다. 밤과 어둠은 고난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안식과 평화의 뜻을 담고 있기도 하다. 불야성이 된 지금도 서울의 밤은 구석구석 어둠이 깃들어 있다. 그래도 너도나도 작은 희망 하나씩을 키워간다. “밤이 마지막으로 키워주는 것은 사랑”임을 믿기 때문이다.

인구밀도 1㎢당 1만6586명. 서울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인구밀도 1위의 도시다. 1000만명이 모여 사는 서울 하늘로 다시 한 해가 저문다. 인구만큼이나 차량도 건물도 빽빽하고 불빛도 촘촘하다. 희망의 바다 같기도 하고 울화의 바다 같기도 하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겨울밤, 복잡하고 갑갑한 거대도시를 떠나지 않고도 탈출하는 법이 있다. 높이 올라 광활한 불빛 바다를 둘러보거나, 불빛 잠긴 한강 물줄기에 몸을 싣는 것이다. 서울 야경을 감상하기 좋은 전망대와 아늑하게 한강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카페들로 간다. 서울 야경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 한강이다. 지난해 말 한강 다리들엔 작지만 따뜻하고 아늑한 공간들이 생겨나 연인·가족들의 발길을 잡아끈다. 오붓하게 조용히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는 곳들이다. 카페에서 유람선에서 바라보면, 한 해가 한강물 따라 저무는 걸 알 수 있다. 물길 따라 불빛도 눈빛도 흐르고 내 사랑도 네 청춘도 흘러간다.

한강대교 북단 ‘노들카페’.
한강대교 북단 ‘노들카페’.

야경 아름답고 아늑한 한강 다리 카페들

*동작대교 구름·노을카페 | “세번째 들렀어요. 올 때마다 느낌이 새롭네요.” 지난 17일 한강 동작대교 남단에 우뚝 솟은 ‘구름카페’에서 만난 김은하(50·상도동)씨. 친구들과 함께 커피를 마시며 창밖 경치를 감상하던 김씨는 “이렇게 모여 앉아 있으니 여고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라며 활짝 웃었다. 날이 저물자 다리 가로등에 불이 켜지고, 다리와 올림픽도로를 따라 불빛을 단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카페 분위기는 한층 아늑해졌다. 연인 짝들은 마주보고 잔을 부딪치며 꽃다운 밤을 맞았다.

한강 다리가 연인들 데이트나 가족 나들이 장소로 바뀐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다리 난간과 다릿발 조명시설로 야경 감상의 대상이었던 한강 다리들이, 전망 좋은 통유리 카페들을 갖추면서 주변 야경을 감상하는 전망 포인트로 변신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전철·버스 등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가능한 동작대교·한강대교·양화대교·한남대교·잠실대교·광진교 등 6개 다리에 9개의 크고 작은 전망카페·쉼터들을 잇따라 선보였다. 다리의 보행로나 다리 밑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갈 수 있다. 이 중 동작·한강·양화대교엔 다리 한쪽에 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형식의 카페 2개씩이 들어섰다. 식사와 차, 술을 파는 곳이 4곳(동작대교 2곳, 한강대교 2곳), 차와 술, 케이크 등을 파는 곳이 3곳(양화대교 2곳, 한남대교 1곳)이고, 광진교 밑 8번째 다릿발에 설치된 ‘리버뷰 8번가’와 잠실대교 남단의 ‘리버뷰 봄’은 음식·술을 팔지 않는 문화·전시 공간으로 꾸며졌다.

한강대교 ‘노들카페’에서 바라본 여의도 쪽 야경.
한강대교 ‘노들카페’에서 바라본 여의도 쪽 야경.


대개 내부 공간이 그리 넓지는 않으나, 그중 넓고 전망 좋은 곳이 동작대교 남단의 구름카페(상류 쪽)와 노을카페(하류 쪽)다. 통유리로 된 3~5층에 원형으로 꾸며진 두 카페의 수용인원은 70명 안팎씩. 위로 경사진 둥근 통유리 쪽에 설치된 자리가 인기를 끈다. 한강 상·하류 전망이 좋고, 탁 트인 6층 옥상에 올라서면 남산·북한산·관악산까지 조망할 수 있다.

구름카페와 다리를 사이에 두고 마주선 ‘노을카페’를 찾은 연인 이창의(30)·박민정(28) 짝은 손에 작은 케이크를 들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두 사람은 “지하철을 타고 지나가다 카페가 너무 멋져 보여 동작역에서 일부러 내려 케이크를 사들고 찾아왔다”며 “예상대로 실내가 아늑하고 전망이 좋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한강대교 ‘노들카페’에서 내는 술안주 소시지 모듬구이.
한강대교 ‘노들카페’에서 내는 술안주 소시지 모듬구이.

동작대교 전망카페의 또다른 매력은 동작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데다, 다양한 차림의 식사와 와인·맥주·위스키 등 술을 곁들일 수 있다는 점이다. 가장 인기있는 음식·안주류는 돈가스(9000원)·연어샐러드(1만8000원)·굴튀김(2만원)이다. 카페를 찾는 이들이 젊은층만은 아니다. 20대부터 50~60대까지 연인·부부들이 골고루 찾아와 야경을 즐기며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다 돌아간다. 노을카페 김은정(35) 주임은 “평일엔 250~300명, 주말엔 500명 이상이 찾는다”며 “젊은층이 많지만 40~50대 부부와 가족단위 손님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면 노을카페와 구름카페를 오갈 수 있다. 동작대교 카페엔 실내화장실이 없다. 1층에 마련된 공용화장실을 사용해야 한다. 음악이 흘러나오는 깨끗한 화장실이긴 하지만, 거리가 있으므로 연인이 화장실 갈 땐 동행을 자청하는 센스! 연중무휴 오전 10시~밤 12시 영업. 구름카페 (02)3476-7999, 노을카페 (02)3481-6555. 전철 4·9호선 동작역 1번이나 2번 출구를 이용한다. 걸어서 5분 거리. 동작대교 다리 위에 24면의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주차료 10분에 300원.

*한강대교·양화대교 카페 | 한강대교 북단 다리 좌우에도 대중교통으로 접근할 수 있는 카페 두 곳(리오·노들카페)이 있다. 한 층을 복층으로 사용해 규모는 동작대교 카페에 비해 작지만 아늑하긴 마찬가지. 노들카페의 경우 수제돈가스(1만2000원)·볶음밥(1만2000원)·추억의도시락(1만2000원) 등의 식사와 생맥주(7000~9000원), 잔 와인(6000~9000원)을 낸다. 화장실은 실내에 있다.

양화대교 남단엔 다리를 따라 길게 지어진 단층 카페 둘(아리따움 양화·선유)이 좌우로 있다. 은은하게 불빛이 새나오는 간이역을 떠올리게 하는 단층 카페. 식사류는 없고 커피와 조각케이크(4500원)와 요거트(5700원)·한방차(4500원) 등을 판다. 한강대교 카페는 4호선 이촌역에서 6211번 버스 이용 노들카페 앞 하차. 양화대교 카페는 2호선 합정역에서 6716·6712·602·603번 버스 이용 다리 위 카페 앞 하차. 한강대교 노들카페 (02)790-0520, 양화대교 아리따움 양화 (02)2631-7345.

청담대교 밑 뚝섬 전망문화콤플렉스, 뚝섬 자벌레(한강사업본부 제공).
청담대교 밑 뚝섬 전망문화콤플렉스, 뚝섬 자벌레(한강사업본부 제공).

*광진교 리버뷰 8번가 | 광진교 상판 밑 여덟번째 다릿발에 설치된 독특한 전망대. 상수원보호구역(잠실수중보 상류부터)이어서 음식물은 팔지 않으나 매주 다른 전시회와 공연이 열리는 문화공간으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바닥이 투명유리로 만들어져 흐르는 한강물 위에 떠 있는 느낌을 들게 했다. 워커힐호텔과 아차산 쪽 전망이 좋다. 5·8호선 천호역 2번 출구 이용 도보 15분 거리. (02)476-0722.

자벌레 모습의 전망대 뚝섬 ‘전망문화콤플렉스’

전철 7호선 뚝섬유원지역과 한강 둔치공원 사이, 청담대교 밑에 원형으로 설치된 전시공간이다. 역과 한강변을 연결하는 통로를 금속판으로 씌워 자벌레 모양의 문화공간으로 꾸민 시설이다. 거대한 자벌레 같기도 하고 곱창 같기도 한 이 시설물 이름은 ‘뚝섬 전망문화콤플렉스’다. 통로 곳곳에 쉼터를 만들고 전망창을 설치했고, 1층엔 전시공간, 2층은 한식당, 3층엔 카페가 들어서 있다. 전망대 구실을 하는 곳은 자벌레의 머리 쪽인데, 청담대교 쪽 한강과 무역센터 쪽 야경이 볼만하다. 자체 실내조명도 화려해 분위기를 돋운다. 식당·카페는 밤 11시까지 영업. 안내소 (02)3780-0521.

한강 야경 유람선(씨앤한강랜드 제공).
한강 야경 유람선(씨앤한강랜드 제공).

연말 맞아 한강에선 특별 테마 유람선 운영

한강 유람선은 연인·가족단위 나들이객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한강 야경 감상 수단이다. 선상에서 식사하며 1~2시간가량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된 한강 다리들과 주변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연말을 맞아 기존 유람선 외에 다양한 테마의 특별 유람선을 띄운다. 24일 밤엔 여의도를 출발해 반포대교~양화대교를 거쳐 돌아오는 ‘크리스마스 와인파티 크루즈’(5만원, 저녁 7시 출발, 70분 소요)를 운영한다. 24~26일 밤엔 같은 코스에서 음악·마술공연이 벌어지는 라이브 테마크루즈와 매직 테마크루즈도 탈 수 있다.(이상 1만5000원) 31일 밤과 1월1일 새벽엔 카운트다운 파티크루즈(6만원), 해맞이 유람선(2만5000원)도 뜬다. 문의 씨앤한강랜드 (02)3271-6900, 한강사업본부 (02)3780-0777.

야경사진, 이렇게 찍으면 된다

① 좋은 야경사진이 나올 만한 곳 우선 답사 뒤 촬영 장소 결정.

② 촬영 당일 날씨 확인. 맑은 날 골라야 하늘색 깨끗함.

③ 해 떨어지고 30분 안에 촬영 종료. 이때 파란 하늘색이 살아 있음.

④ 삼각대 반드시 준비. 감도 높여 찍으면 사진의 입자 거칠어짐.

⑤ 다양한 셔터속도를 활용해 나만의 사진을 찍음. 느린 셔터속도는 움직이는 자동차나 사람들이 마치 흐르는 물처럼 표현됨.

⑥ 스마트폰이나 작은 콤팩트카메라로 찍을 경우 흔들림 방지 위해 숨 참고 양팔을 몸에 딱 붙이기. 우리 몸이 삼각대 구실.

글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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