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터식당’의 장어 요리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장어·막국수·불고기 등도 발길 잡아
장어·막국수·불고기 등도 발길 잡아
순박하고 인심 좋은 충청도 사람들을 닮아 부여와 공주의 먹을거리는 담백하고 꾸밈이 없다. 양념을 많이 쓰지 않고 순하다. 짜지도 맵지도 않다.
금강이 휘감아 도는 부여는 예부터 장어가 많았다. 1950~60년대만 해도 백마강에서 장어를 잡아 가정에서 구워 먹을 정도였다고 한다. 부여군 부여읍 구아리에 조성된 ‘굿뜨래 음식특화거리’에는 약 30여 채의 맛집들이 몰려 있다. 그중에서 ‘나루터식당’의 장어(사진 위)는 유명하다. 1972년 처음 문을 열어 2대째 이어가는 곳이다. 창업주인 김순하 할머니의 딸, 표경애(49)씨는 “예전에는 자연산 장어를 썼는데 지금은 양식 장어를 쓰지만 국내산입니다”라고 말한다. 장어머리를 10시간 이상 삶아낸 육수에 숙성시키지 않은 고추장과 여러 가지 양념을 섞어 소스를 만든다. 장어는 먹기 좋게 잘라 강화유리 위에서 굽는다. “불이 닿는 면적을 넓히려는” 의도라고 한다. 청국장도 별미다. 일본관광객이 많이 찾을 정도로 입소문이 난 곳이다. (041)835-3155.
부여 하면 ‘연꽃’이다. 궁남지에선 매년 연꽃축제가 열린다. ‘백제의 집’의 주인 최규원(55)씨는 연꽃에 아이디어를 얻어 찰밥과 잡곡밥을 연잎에 싸서 쪄낸 연잎밥을 식탁에 냈다. 마를 적당히 밥 사이에 끼워 넣은 마밥도 차림표에 있다. 1년 동안 소비되는 연잎은 2t이라고 한다. (041)834-1212.
백마강 나루터에는 대문을 보자마자 흐뭇해지는 집, ‘장원막국수’가 있다. 이 집은 어린 시절 뛰놀던 외할머니댁이 생각나게 한다. 낮은 지붕, 고풍스러운 벽과 창문들, 졸졸 따라다니는 검둥이, 황토색 기둥들. 메밀 함량이 높아 가위가 굳이 필요 없다. 끼니때마다 요란한 줄이 대문 밖에 진풍경을 만든다. (041)835-6561.
인동초와 12가지 한약재를 섞어 만든 민속주 ‘인동주’는 부여의 지역특산물이다. 쌉싸래한 초콜릿 맛이 독특하다. 술꾼들이라면 한두 병 사서 집에 감춰두고 먹을 만하다.
공주는 부여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다. 공주 하면 칼국수다. 대도시에는 ‘공주칼국수’란 간판을 내건 집들이 눈에 많이 띈다. 40여년 전 ‘중동분식’(지금 중동식당)이란 간판을 달고 칼국수(사진 위)를 만들기 시작했던 박효순(68)씨는 “그 옛날 가난할 때 이 동네에는 학생들이 많았지. 공주사대부터. 싸고 푸짐한 칼국수가 인기였지. 학생들은 돈이 없잖아”라고 말한다. 40여년 전 800원 했던 칼국수는 지금 4000원이다. 양은 성인 여자 3명이 먹고도 남을 정도로 많다. (041)855-6232.
‘명동불고기’는 1973년 문을 열었지만 그다지 많이 알려진 곳은 아니다. 너른 팬에 나오는 불고기는 요즘 찾아보기 힘든 ‘옛날식 불고기’다. 달짝지근하고 국물이 많다. 국물을 따라 넉넉한 당면이 휘감아 돈다. “처음 문 열었을 때와 똑같아. 고기를 직접 짠 들기름과 여러 가지 양념으로 3일 재워두지.” 주인 유행자(67)씨가 말한다. 이 집에는 게장만큼이나 밥도둑인 김치가 있다. 고춧가루 대신 고추씨로 담근 묵은지로 손이 자꾸 간다. (041)855-3082/857-8853.
공주에 이름난 음식 중에 하나가 ‘따로국밥’이다. 장국과 밥이 따로 나온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50년도 넘은 따로국밥은 ‘이학식당’(구이학가든)을 연 고봉덕 할머니가 시작이다. 지금은 아들들이 ‘이학식당’(041-855-3202)과 ‘새이학가든’(041-855-7080)을 운영하고 있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중동분식’의 칼국수
공주에 이름난 음식 중에 하나가 ‘따로국밥’이다. 장국과 밥이 따로 나온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50년도 넘은 따로국밥은 ‘이학식당’(구이학가든)을 연 고봉덕 할머니가 시작이다. 지금은 아들들이 ‘이학식당’(041-855-3202)과 ‘새이학가든’(041-855-7080)을 운영하고 있다.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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