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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털 기립, 뒤통수 얼얼

등록 2009-08-12 19:26수정 2009-08-12 19:31

오감과 두뇌를 동시에 자극하는 일본 미스터리 호러 걸작선 8
오감과 두뇌를 동시에 자극하는 일본 미스터리 호러 걸작선 8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오감과 두뇌를 동시에 자극하는 일본 미스터리 호러 걸작선 8
낭자한 선혈에서 음산한 전설까지, 인간이 느끼는 공포의 가짓수만큼이나 다양한 일본 미스터리 호러 소설의 면면들. 사건이 해결되어도 가시지 않는 마음속 잔영은 휴가의 마지막 밤들을 불면으로 인도한다.

<검은 집> 기시 유스케 | 이선희 옮김 | 창해

〈검은 집〉
〈검은 집〉
어린 아들이 목을 매 자살했다. 부모는 별로 슬퍼하는 기색도 없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느냐고 묻는다. 수상하다. 얼마 뒤, 이젠 그 아버지가 손을 잘렸단다. 다시 만난 그들. 역시 보험금 이야기부터 꺼낸다. 이제 수상함은 공포로 바뀐다. 낯이 익다고? 그렇다. 얼마 전 한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떠오른다. 그를 통해 우리에게도 친숙해진 단어 사이코패스. <검은 집>은 그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에 관한 이야기다. ‘일본 호러소설 대상’ 수상작으로 끔찍한 범행 현장 묘사보다는 시시각각 주인공을 압박해 오는 범죄자의 이상행동을 통해 등골에 한기를 자아낸다. 황정민이 출연한 동명 영화의 원작.


<유니버설 횡메르카토르 지도의 독백> 히라야마 유메아키 | 권일영 옮김 | 이미지박스

〈유니버설 횡메르카토르 지도의 독백〉
〈유니버설 횡메르카토르 지도의 독백〉
정상적으로 고교 과정을 이수한 자라면 작가의 정신 상태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충격의 단편집. 과학소설(SF)과 판타지, 심지어 동화의 틀까지 빌린 8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연쇄살인범이 범행에 사용했던 지도가 화자로 등장하는 표제작 <유니버설 횡메르카토르 지도의 독백>을 비롯해 상식과 장르의 벽을 넘어서는 상상력이 톱날처럼 번득인다. 자신이 상당한 강심장이라고 자부한다면 대미를 장식하는 고문 쇼 <괴물 같은 얼굴을 한 여자와 녹은 시계 같은 머리의 남자>에 한번 도전해 보자. 2006년 ‘일본 추리작가협회상’을 받았으며, 2007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에 선정되며 일본 미스터리 문단에 파란을 일으킨 작품.


〈GOTH〉 오쓰이치 | 권일영 옮김 | 학산문화사

〈GOTH〉
〈GOTH〉
고교생인 주인공 ‘나’는 엽기적인 살인사건 뉴스에 관심이 많다. 어느 날 같은 학교를 다니는 여학생 ‘모리노 요루’에게 매료된 ‘나’. 모리노는 매번 위험천만한 살인사건에 휘말리고, 범죄자의 심리에 정통한 ‘나’는 그때마다 모리노를 위기에서 구출한다.

챕터마다 다양한 형태의 신체 절단과 살육 방법론들이 등장하지만 묘사가 잔혹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는 것이 이 작품의 특징. 살인과 신체 훼손을 유미주의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는 까닭이다. “이 작품의 콘셉트는 흔히 있는 판타지물이며 요괴나 악마, 흡혈귀, 늑대인간 등을 이상범죄자로 치환했을 뿐”이라는 것이 작가인 오쓰이치의 설명이다.


<마신유희> 시마다 소지 | 김소영 옮김 | 두드림

〈마신유희〉
〈마신유희〉
‘추리소설은 트릭과 반전이 참맛!’이라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1980년대 이후 등장한 ‘신본격 미스터리’ 붐의 선두주자, 시마다 소지의 2002년 작. 스코틀랜드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연이어 벌어지는 토막살인사건의 범인을 추적한다. 범행 현장의 피와 살점을 통한 직접적인 자극보다는 사건 자체의 엽기성이 빚어내는 싸늘한 공포가 일품이다. 뇌과학, 바이블 코드 등 여러 단서를 바탕으로 정교하게 구성한 트릭 또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우부메의 여름> 교고쿠 나쓰히코 |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우부메의 여름〉
〈우부메의 여름〉
일본의 <백귀야행> 설화와 관련된 사건들을 파헤치는 탐정 ‘교고쿠도’ 시리즈 제1탄. ‘우부메’는 아기를 낳다가 죽은 여인의 원혼을 가리킨다. 언뜻 비과학적이고 초자연적으로 보이는 사건들을 논리로 규명해 내는 것이 탐정 교고쿠도의 진면목. 이 작품도 임신 20개월에 접어들었지만 출산을 하지 못하고 있는 어느 여인의 기이한 사연에서 출발한다. 교고쿠도의 명쾌한 추리가 등장하기 전까지 서사를 장악하는 불가사의한 기운이 이 시리즈의 백미. 종교, 민속학, 과학을 넘나드는 작가의 방대한 지적 데이터베이스가 탐정 교고쿠도의 장광설을 빌려 독자를 압도한다.


<여섯 번째 사요코> 온다 리쿠 | 오근영 옮김 | 노블마인

〈여섯 번째 사요코〉
〈여섯 번째 사요코〉
어느 고등학교의 풍습. 해마다 이 학교에는 한 명의 ‘사요코’가 존재한다. 이 사요코 역할은 졸업식 당일 전임자가 몰래 후임자를 지명하여 전수한다. 다른 학생들이 사요코의 정체를 알면 허사. 이 사요코가 가을 축제에 성공적으로 연극 공연을 마치면 그해의 진학률도 만사형통이라는 전설이다. 하지만 3년 전 사요코 역할의 학생이 교통사고로 숨진 뒤부터 공연 진행은 중단되었다. 그리고 새 학기, ‘쓰무라 사요코’라는 의미심장한 이름의 여학생이 이 학교로 전학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온다 리쿠의 성공작 <밤의 피크닉>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 학원 성장물. 하지만 간간이 끼어드는 사요코 미스터리는 그 아기자기한 정조와 극단적인 대비를 이루며 독자들에게 오싹함을 선사한다.


<옛날에 내가 죽은 집> 히가시노 게이고 | 이영미 옮김 | 창해

〈옛날에 내가 죽은 집〉
〈옛날에 내가 죽은 집〉
헤어진 지 7년 만에 다시 만난 여자친구. 결혼해서 애까지 있는 그녀는 대뜸 “초등학교 이전의 기억이 없다”고 말한다. 기억을 찾고 싶다는 그녀의 유일한 단서는 죽은 아버지가 남긴 지도와 열쇠. 이제 둘은 그 지도를 따라 어느 호숫가 외딴집을 찾아간다.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은 폐쇄된 공간에서 만 하루 동안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여기에는 귀신도, 참혹한 살인도 등장하지 않지만 하나씩 발견되는 단서들이 머리털을 기립시키는 긴장감을 낳는다. <용의자 X의 헌신>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작품의 설정 자체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반전도 훌륭하다.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3> 에도가와 란포 | 김은희 옮김 | 두드림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3〉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3〉
국내에 소개된 일본 미스터리의 아버지 에도가와 란포의 세 번째 단편집. 첫 1, 2권이 정통 미스터리에 가까운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 이 세 번째 단편 모음집은 작가의 기괴하고 음울한 상상력을 조명한다. 짝사랑이 지나쳐 “그녀의 의자가 되고 싶어”라는 망상을 실행에 옮긴 어느 목수의 이야기 <인간의자>, 참전 후 부상을 입고 돌아온 남편을 마치 벌레처럼 사육하는 아내의 이상심리 <고구마벌레> 등 오늘날의 젊은 작가들도 감히 따라잡기 힘든 기괴한 상상력으로 가득하다.


‘비채’ 편집장(‘하우미스터리닷컴’ 운영자) 윤영천의 추천작

머리털 기립, 뒤통수 얼얼
머리털 기립, 뒤통수 얼얼
<살육에 이르는 병>
아비코 다케마루 | 권일영 옮김 | 시공사
<샤바케>
하타케나카 메구미 |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아시야가의 전설>
쓰하라 야스미 | 권영주 옮김 | 비채
<팔묘촌>
요코미조 세이시 | 정명원 옮김 | 시공사
〈ZOO〉
오쓰이치 | 김수현 옮김 | 황매
<천사의 속삭임>
기시 유스케 | 권남희 옮김 | 창해
<망량의 상자>
교고쿠 나쓰히코 |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인터넷 서점 ‘알라딘’ 문학 전문 MD 김재욱의 추천작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 요코미조 세이시 | 정명원 옮김 | 시공사
<마성의 아이> 오노 후유미 | 추지나 옮김 | 북스피어
<항설백물어> 교고쿠 나쓰히코 | 금정 옮김 | 비채
<살인증후군> 누쿠이 도쿠로 | 노재명 옮김 | 다산책방
<소문> 오기와라 히로시 | 권일영 옮김 | 예담
<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 이시모치 아사미 | 박지현 옮김 | 살림

글 조민준 객원기자 zilch321@empal.com·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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