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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 노트〉 가짜 화해는 사절!

등록 2008-12-03 18:42수정 2008-12-09 00:19

너 어제 그거 봤어?
너 어제 그거 봤어?
[매거진 esc] 너 어제 그거 봤어?
〈현장토크쇼 택시〉의 구수한 솔직함 물이 올랐네
〈절친 노트〉 등 돌린 친구들의 솔직함도 보고 싶어
비밀이 없는 사람은 가난하다? 최근 티브이 버라이어티쇼에서 솔직함은 일종의 불문율이다. 한번쯤 삿대질하며 싸운 상대는 있어야 하고, 어딘가 숨겨놓은 귀여운 비밀쯤은 있어야 한다. 한때 한가락 했던 연예인들의 사생활은 이제 멀티콘텐츠가 되어 각종 연예오락 프로그램의 다양한 소스로 재활용되고 있다. 전략인지 진실인지 헷갈리는 폭로와 고백의 범람 속에서 실제 택시를 무대로 한 <현장토크쇼 택시>(티브이엔)가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방송 칼럼니스트 정석희씨(사진 오른쪽)와 시나리오 작가 신광호씨가 <현장토크쇼 택시>와 대놓고 연예인들의 화해를 다루는 <절친 노트>(에스비에스)에 주파수를 맞췄다.

정석희 <현장토크쇼 택시>는 지금까지 연예인, 일반인을 막론하고 다양한 손님들을 초대했다. <무릎팍 도사>와 비교해도 게스트의 층위가 상당히 넓다. 택시라는 일상적인 공간을 십분 활용한 프로다. 다른 사람과 오랜 시간 같은 차를 타고 가면 친한 감정이 들잖나. 좁고 밀폐된 촬영공간 안에서 출연자들이 서로 친숙해지는 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보통 토크쇼에서 드러나지 않는 내밀한 이야기가 많이 오간다. 택시가 가진 서민적이고 소박한 친근함이 강점이다.

택시라는 밀착되고 사적인 공간을 십분 활용

신광호 방송국 세트를 벗어나서 대화를 진행한다는 측면은 분명 새롭다. 센 조명에서 벗어나니까 연예인들도 편안함을 느끼고 허물없이 감정을 드러낸다. <택시>는 택시 안에서 나누는 밀담을 전면에 밀고나갔고, 하나의 양식으로 정착시켰다.

프로그램 초기엔 길 아무 데서나 진짜 택시처럼 차를 세우곤 했다. 우연히 외국에서 갓 귀국한 사람이 타기도 했고, 엄마와 아들이 타기도 했지. 현실 속 생생한 인물들이 등장했다. 실제 택시를 타면 택시기사와 대화를 하는 것처럼 직업이나 관심사,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눴다. 현장감 있고 즉흥적이다.

이영자와 김창렬이 평상복을 입고 운전석과 보조석에 앉아 있는 것도 평범하진 않지. 두 엠시가 주거니 받거니, 게스트의 속내를 잘 이끌어낸다. 둘 다 스튜디오에서보다 허름한 택시에서 빛난다.

딱딱 끊어서 명료한 진행을 하는 게 아니라 게스트와 어우러지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옛날이야기를 들어주고 추임새를 넣는 데에선 두 엠시가 역할을 잘 한다. 정리하는 멘트가 아니라 속내를 같이 나누는 거지. 이영자와 김창렬의 섭외 능력도 큰 몫 하는 것 같다. 김창렬은 연예계에서 의리 있기로 유명하던데, 우여곡절 끝에 형성된 인맥이 바쁜 연예인들을 ‘택시 타게’ 하는 것 같다.

수많은 케이블 티브이 프로 중에서 <택시>의 섭외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아무 데서나 보기 힘든 유재석, 박명수, 최화정, 김원희, 신승훈, 김건모, 김C까지 탔다.


이동하는 택시 안에서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현장토크쇼 택시〉(티브이엔)(위). 티브이엔 제공
이동하는 택시 안에서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현장토크쇼 택시〉(티브이엔)(위). 티브이엔 제공
이영자와 김창렬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걸 <택시>에서 보여준다. 지상파 3사에서는 ‘오우~’ 하면서 느끼한 장난 식으로 들어넘겼을 말을 일상에서 대화하듯 짚어내는 게 이 프로의 묘미다. 가수 이민우가 출연했을 때는 “키 때문에 콤플렉스가 있지만 무대 안에서는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크다고 느낀다”는 말이 자연스러웠다.

다른 버라이어티였다면 집중 안 하고 웃어넘겼을 말들을 듣게 되는 거다. 출연한 한 사람 한 사람에 몰입하게 되니까. 가수 김C가 나와서도 친구를 잃은 이영자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청춘’이라는 노래를 기타 치며 불러줬을 때 분위기도 노래도 최고였다.

택시 안에서 대화 나누다가 집을 찾아가기도 하고, 스타들의 단골 포장마차를 방문하기도 한다. 기동력이 있으니까 여러 곳을 즉석에서 찾아가는 것도 재미를 더해준다.

김C가 노래를 불렀던 것도 원래 목이 아파서 계획이 없었는데, 즉석에서 분위기 타면서 불러준 거 아니었나. 요새 버라이어티 단골이지만, 그렇게 가수로서 멋진 모습은 오랜만이었다. ‘청춘’ 노래가 들어 있는 앨범 주문이 폭주했다더라.

인터넷 지식검색을 이용해서 자기 이름을 쳐보고 일반인들의 궁금증을 즉석에서 풀어주는 것도 신선했다.

댓글 다는 형식으로 자기를 표현하는 대목에선 그들의 내공도 살펴볼 수 있다. 어디서 본 듯한 콩트를 말하는 느낌은 없잖아. 진짜 자기 이야기를 하니까 식상하지가 않다. 준비되고 포장된 멘트가 아니라 조금 어색하더라도 그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잖아.

올림픽 메달리스트 왕기춘 선수가 나왔을 때도 전화 연결을 해서 최민호 선수를 찾아갔다. 압구정으로 만나러 가는 상황이었는데, 특별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기도 했다. 택시가 가진 기동력도 그렇지만 어떤 사람이 탔느냐에 따라서 프로의 색깔이 무궁무진~달라진다. ‘19금’처럼 갈 때도 있고, 상당히 건전 프로로 갈 때도 있다.

잘 못 나가는 연예인들에게도 좀 잘해주지

지난주에는 양배추와 붐 등이 나왔는데 게스트에 따라서 이영자와 김창렬의 태도에 차이가 느껴져서 좀 거슬리기도 했다. 일종의 빈부 격차랄까? 스타 게스트를 다루는 방식에서 엠시들의 행동이 달라지는 거다. 신승훈이나 김건모가 나왔을 때는 박장대소에 효과음까지 내면서 열혈 방청객 노릇을 했는데, 후배 스타에게는 함부로 대하는 측면이 있는 듯했다. 대스타라고 해서 주눅들거나, 후배라고 해서 윽박지를 건 없잖아.

게스트인 양배추의 경우엔 자기에게 기회라 할 토크쇼를 잘 활용하지 못하더라. 재간도 있고, 모창, 춤까지 못하는 게 없는데 이상하게 이번 프로에서도 핀트가 잘 맞지 않았다.

택시에 탄다고 해서 누구나 솔직하게 자기감정 조절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어떻게 보면 게스트에겐 부담스러운 프로일 수도 있다. 자신에게 집중이 되는 프로니까 말이다.

시청률 때문인지 최근엔 일반인들의 출연이 뜸해서 아쉽다. 화려하고 반듯하기만 한 프로가 아니라, 쾌활한 비(B)급 문화의 속성을 갖고 있는 게 이 프로의 장점인데 말야. <택시>에서 아르이에프(Ref) 해체가 이성욱의 배신 때문이라고 폭로했던 성대현이 지난주엔 <절친 노트>에 나왔더라. <택시>에선 김창렬이 이성욱에게 전화해도 안 나왔는데 이번엔 같이 나온 거지. 성대현은 폭로의 아이콘으로 버라이어티에 진입한 셈이다.


연예인들의 화해와 인맥 관리를 기획의도로 내세운  〈절친 노트〉(에스비에스). 에스비에스 제공
연예인들의 화해와 인맥 관리를 기획의도로 내세운 〈절친 노트〉(에스비에스). 에스비에스 제공
<절친 노트>는 골 깊은 연예인들의 화해가 프로그램의 콘셉트다. 시험 방송(파일럿)으로 막말 김구라와 문희준의 화해를 다뤘는데, 금요일 밤 편성된 뒤 몇 주간 해체된 그룹 샵의 서지영과 이지혜가 나왔다. 이 둘이 크게 싸웠던 건 티브이를 비롯한 매체를 통해 거의 전국민이 다 알 정도 아닌가. 이 둘을 붙여준다는 기획 자체가 황당하면서도 대중적 관심을 샀다. 정말 둘이 같이 나올까 싶은 거지.

처음엔 억지스럽게 느껴졌는데 모닥불 피워놓고 서지영과 이지혜가 대화하는 대목에선 나름 진심도 느껴졌다. 전부 다 쇼는 아니다 싶었다.

서로 앙금을 풀려는 대화는 오갔지만 사실 정말 더 솔직하게 대화했더라면 어땠을까? ‘내가 그땐 언니 좀 깔봤거든’ 이런 식의 좀더 솔직한 말을 기대했다면 너무 앞선 걸까.(웃음) 서먹서먹한 건 알겠지만 각자 고개 숙이고 땅에다 그림 그리며 ‘왕따놀이’를 하던데.

<절친 노트>는 솔직함이 콘셉트인 프로인데도 솔직함의 정도가 좀 미지근하다. 화해가 목적이다 보니 출연자들은 그 과정에서 자기 아픔만 보여주려는 측면이 있는 것도 불편하고.

화해를 안 하는 이들이 나와주면 어떨까. 화해라는 엔딩이 정해져 있으니까 재미가 없고 새것이 나오겠다는 기대감도 없다. 진짜 화해하기 싫은 연예인들도 있을 수 있잖아?

그래도 화해는 어디까지나 좋은 건데, 화해 좀 하면 안 될까?(웃음) 하여튼 요새는 연예인들끼리의 배신, 오해, 싸움을 통해서 인간 만사를 느낀다.

다음엔 문제의 커플들을 또 어디에서 찾을까? 장담하건대, 과거 안 좋은 일이 있었더라도 지금 잘나가는 연예인이라면 <절친 노트>에 안 나올 거다. 이미지 손상의 위험 부담이 큰 프로다.

진짜 화해하기 싫은 사람들은 어떡하려고

성대현, 이성욱 등이 대성리 엠티촌에 모여 있는데 과거 찬란했던 스타들의 모습이 좀 안타깝기도 했다. 이런 게 관심을 사는지 지난주엔 <사랑과 전쟁>보다 시청률이 높았다더라. ‘절친하우스’는 김국진의 새로운 인맥을 만드는 꼭지인데 사회성 없는 김국진을 축으로 다양한 연예인들을 볼 수 있어 흥미롭더라.

평소에 인연이 없던 사람들이 만나서 멀뚱멀뚱하다가 친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좀더 지켜봐야 할 프로지만 고아성, 박해미 등 의외의 출연진 구성은 신선하다.

이완과 동방신기가 이 프로에서 만났는데, 이완이 다른 무대에서 ‘나의 절친인 동방신기’라며 너스레를 떨더라. 프로그램에서 만들어진 연예인들의 관계가 또다른 프로로 연결되는 것도 요즘 트렌드를 반영한다.

정리 현시원 기자 qq@hani.co.kr

■ 〈현장토크쇼 택시〉의 그리운 탑승객 | 고 최진실

“케이블 티브이에서 이런 톱스타의 출연은 흔치 않다. 바쁜 가운데도 이영자가 하는 프로에 힘을 실어주겠다며 나왔던 최진실. 택시 안에서도 씩씩하고 밝은 모습으로 주변 사람에게 힘을 주려는 게 느껴졌다.”(정석희)

“<택시>는 로드무비처럼 타이틀이나 엔딩 크레딧에 세심한 정성을 기울인다. 최진실 편은 그가 주인공인 한 편의 영화 같았다. 엠시들과 식당에 가서 최진실이 서빙하는 남자 직원이 너무 귀엽다며 편한 모습을 보여주던데 카메라 의식 안 한 그 모습 참~ 좋았다.”(신광호)

■ 〈현장토크쇼 택시〉의 안 그리운 탑승객 | 강의석

“새로운 시도였다 해도 <택시>와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었다. 젊은이의 기를 꺾고픈 맘은 없지만 직접 유시시를 만들어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것 같은 독백을 듣는 기분이었다.”(신광호)

“신문 사회면에 자주 올랐던 그지만 <택시>를 보고 비로소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얼마나 다양한 경험을 했는지 이야기하며 엠시와 함께 서울대를 찾아가던데, 문제는 공감할 수도 설득당할 수 없었다는 거.”(정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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