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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의 숨겨진 아픔

등록 2008-07-09 22:54

코끼리의 숨겨진 아픔
코끼리의 숨겨진 아픔
[매거진 Esc] 사진 읽어주는 여자
그 유명하다는 사진가 그룹 ‘매그넘’에는 아시아계가 고작 세 사람뿐이다. 그중 한 명이 치엔치 창이다. 그는 대만 출신 마흔여섯의 젊은 사진가다. 과거 그의 사진들을 살펴보면 왜 그가 매그넘 회원이 되었는지 알 수 있다.

1998년 뉴욕 차이나타운의 불법 중국 노동자를 찍은 사진들은 섬뜩하리만큼 역겹고 슬프고 불안하다. 프레임의 구석구석 허투루 낭비된 곳이 없다. 한 시대 인간 군상을 그린 내용과 영화 <쏘우>의 감독처럼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구성은 소름이 돋게 만든다. 잡동사니로 얽힌 지저분한 방의 풍경도 ‘우연히’ 만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처럼 꼼꼼하다. 대만의 정신병동 사진, 웨딩 커플들 풍경 등 그의 이력에 화려함을 더한 사진들 대부분이 그렇다. 그런데 이 사진(왼쪽)은 다르다.

그도 ‘우연’을 만난 듯하다. 마치 사람처럼 숲에 머리를 숨긴 코끼리의 모습에서 폭소가 터진다.(자기가 사람인 줄 아나봐!) 기도를 하는 것인지, 잃어버린 물건을 찾는 것인지, 숲 저쪽의 친구와 속삭이는 것이지.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의 작품에는 ‘아픔’에 대한 성찰이 꽁꽁 숨겨져 있다. 코끼리는 실상 아파서 고통스러운 모습이란다. 세상의 소외에 관심을 가졌던 그의 사진 철학이 묘한 외피를 입고 등장했다.

그는 최근 한겨레 20돌 기념사업인 <세계를 찍은 매그넘 한국을 찍다>에 참여해 그의 독특한 시각으로 한국을 찍었다. 그 사진은 7월4일부터 열리는 <매그넘 코리아전>에서 볼 수 있다.

글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사진출처 <매그넘>(파이든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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