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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부족과의 사랑은 곤란해요

등록 2008-03-12 22:31수정 2008-03-15 17:57

구룽 사장과 요리사 3명이 네팔 전통 모자인 토피를 쓴 모습. 왼쪽부터 뉴파네(Ramesh Neupane), 구룽 사장, 강가람 차우다리(Gangaram Chaudhary), 크리슈나 라우트(Krishna Raut).
구룽 사장과 요리사 3명이 네팔 전통 모자인 토피를 쓴 모습. 왼쪽부터 뉴파네(Ramesh Neupane), 구룽 사장, 강가람 차우다리(Gangaram Chaudhary), 크리슈나 라우트(Krishna Raut).
[매거진 Esc] 구룽 사장의 에베레스트 요리 이야기 ②회
내 고향 칸첸중가는 심산유곡 … 쌀 구경 힘들어 옥수수·감자 먹고 자라

네팔에는 여러 지역이 있지만 지금 한국에서 널리 알려진 곳은 대표적인 휴양 도시인 포카라, 히말라야 중부에 줄지어 선 고봉인 안나푸르나(산스크리트어로 ‘수확의 여신’이라는 뜻) 등입니다. 물론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인 에베레스트는 두말할 것 없이 유명합니다. 안나푸르나는 보기에도 아름답고 여행객들을 위한 시설도 편리하게 갖춰져 있습니다.

같은 파끼리의 결혼은 부모들이 허락

이들 유명한 관광지에 비해 제 고향 칸첸중가는 사실 도심에서 좀 멉니다. 네팔 서쪽 인도와의 국경 부근에 있습니다. 아직도 교통편이 불편합니다. 이 때문에 아직 칸첸중가에서 트레킹을 하는 한국 관광객들은 많지 않습니다. 칸첸중가 산자락 안에 큰 도시는 아니지만, 한국의 군 정도에 해당하는 작은 도시인 ‘탑 레중’이 있습니다. 일종의 군청 소재지 같은 곳입니다. 저는 1974년에 여기서 태어났습니다. 같은 마을에 할아버지부터 삼촌 , 어머니 쪽 식구 등 온 가족이 다 있었습니다. 외할아버지는 아직도 탑레중에 사십니다.

네팔에서는 결혼할 때 같은 부족끼리 결혼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다른 부족 남녀가 결혼한다고 말하면 가족들의 반대가 많습니다. 한국으로 치자면 김씨는 김씨와 결혼하고 이씨는 이씨와 결혼하는 셈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은 아마 ‘왜?’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갸우뚱할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도 김씨 안에 무수히 많은 파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네팔에서도 한 부족 안에도 많은 파가 있습니다. 가령 저는 구룽족이지만 구룽족 안에도 4개의 파가 있습니다. 대신 같은 파끼리는 결혼할 수 없습니다. 저와 아내도 같은 구룽족이지만 파는 다릅니다.


아버지는 영국의 구르카 부대원이었습니다. 제가 태어나자마자 아버지는 카트만두로 근무지를 옮기셨고, 저는 카트만두에서 다섯 살까지 산 뒤 다시 고향 탑레중으로 돌아왔습니다. 네팔 안에도 영국 구르카 용병부대가 주둔하고 있습니다. 포카라, 다란, 카트만두 세 지역에 있습니다. 그러나 탑레중에서도 오래 살지는 못했고, 초등학교를 2년 다닌 뒤 다시 홍콩 등 네팔 바깥 나라로 이사 다녔습니다. 아버지를 따라 이곳저곳 이사를 많이 다녔습니다. 항상 같이 다닌 것은 아니었고 아버지가 외국 근무를 하실 땐 공무원인 외삼촌과 함께 고향에서 살기도 했습니다.

아버지는 용맹하기로 유명한 구르카 부대원이었지만 제게는 그리 엄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스스로에게는 엄격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아무리 추운 날씨에도 새벽에 일어나셔서 찬물에 샤워를 하셨습니다. 성격도 곧으셔서 누가 사기 치거나 남에게 피해 주는 행위를 하는 걸 참지 못하셨습니다.

멀리 설산이 보이는 탑레중은 풍경은 아름다웠지만 제가 열 살 때까지는 도로 상태가 썩 좋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저는 어렸을 때 외지에서 들여와야 하는 쌀은 많이 못 먹어 봤습니다. 대신 기후가 추운 고향에서 생산되는 옥수수나 감자 등을 많이 먹고 컸습니다. 사모사(속을 감자로 채운 일종의 만두)는 감자로 만들지만 사실 남쪽 음식입니다. 제 고향에서는 감자를 통째로 삶아서 고추로 만든 소스에 찍어 먹었습니다. 저도 사모사는 나중에서야 먹었습니다.

공립학교에선 초등 3학년부터 영어교육


구룽 사장의 에베레스트 요리 이야기 ②
구룽 사장의 에베레스트 요리 이야기 ②
저는 다섯 살에 초등학교에 들어가 17살 때 대학에 들어가 잠시 다니다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지금 한국에서는 영어교육 열풍이 붑니다. 네팔에서도 여유 있는 집안에서는 서너 살 때부터 사립학교에 보냅니다. 사립학교에서는 입학하자마자 영어를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여유 있는 부모들은 이를 노리고 자식들을 사립학교에 입학시킵니다. 공립학교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 무렵부터 영어교육이 시작됩니다. 네팔의 공용어는 네팔어로 영어는 학교에서만 가르칩니다. 평범한 집안에서는 대여섯 살 무렵 학교에 들어갑니다. 네팔의 학제는 대략 초등학교 4년과 중학교 3년 과정으로 이뤄져 있습니다만, 시골과 도시는 차이가 있습니다.

구룽 네팔식 레스토랑 ‘에베레스트’ 대표

정리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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