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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지만 붉은 꽃

등록 2007-12-12 21:27

샐리 만 작품. 사진출처 <직계가족>(IMMEDIATE FAMILY, 1992, APERTURE).
샐리 만 작품. 사진출처 <직계가족>(IMMEDIATE FAMILY, 1992, APERTURE).
[매거진 Esc] 사진 읽어주는 여자
샐리 만의 사진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오직 사진 안에는 흑과 백 두 가지 색밖에 없는데 왜 내 눈에는 붉은색과 몽롱한 흥분이 몰려오는 것인가? 사진 속 아이의 몸과 얼굴에 그려진 검은 선은 언제일지 모를 그네의 ‘첫경험’이 상상된다. 어딘가 에로틱하다. 아이의 얼굴 표정에도 눈을 뗄 수가 없다. 아이의 이름은 제시다.

비단 이 사진 말고도 그의 사진집 ‘직계가족’에 등장하는 에머트, 제시, 버지니아는 모두 그런 모습이다. 흐트러진 잔디에 누워 있는 버지니아 위로 풀잎들이 떨어져 있다. 나쁜 생각이 파고든다. 한손은 인형이 있는 유모차를 잡고 다른 손은 담배를 끼고 있는 제시. 아이는 이미 인생이 혼란스럽다.

놀랍게도 이 아이들은 사진가 샐리 만이 가장 사랑하는 자신의 아이들이다. 평론가들은 샐리 만이 성장기에 들어선 아이들의 성적 정체성과 혼란스런 감정을 잘 표현했다고 이야기한다. 한때 ‘차일드 포르노그라피’란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그 모든 구설수에도 그의 사진은 미국의 유명한 갤러리에 전시되어 소장된다.

그는 뉴욕이나 파리에서 활동하는 유명한 사진가가 아니다. 그의 고향 버지니아 렉싱턴을 벗어 난 적이 없는 주부다. 지금도 그곳에서 사진을 찍는다.

그는 아이들의 진실을 카메라에 담았단다. 언제가 제시가 크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도록!

사진출처 <직계가족>(IMMEDIATE FAMILY, 1992, APERTURE)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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