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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에서 담은 휴머니즘

등록 2007-10-24 22:39

얀이 하늘에서 내려다 본 서울 성동구 옥수동.
얀이 하늘에서 내려다 본 서울 성동구 옥수동.
[매거진 Esc] 인터넷 사진여행 항공사진 전문가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
http://www.yannarthusbertrand.com/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은 항공사진 전문가이며 환경운동가다. 그는 하늘 위에서 자연과 인간을 찍는다. 홈페이지의 첫 장에선 <하늘에서 본 지구>(THE EARTH FROM ABOVE)라는 작품이 인상적이다. 1995년부터 유네스코의 후원으로 전 세계를 돌며 지구 곳곳을 찍는다. 항공 촬영이지만, 높은 곳에서 수직으로만 촬영하지 않았다. 절묘한 높이에서 낯선 거리감과 각도로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한다. 이는 사진집으로도 출간되어 수백만 부가 팔렸다. 2004년 우리나라에서도 무료 야외전시를 열었는데, 홈페이지에서는 그 이후 찍은 사진도 보여준다. 둘째 장은 국가별로 분류했다. 기하학적인 성수대교 남단 진출입로, 고궁의 돌마당, 독도(일본 편에는 없다) 등 우리나라 사진도 있다.

남태평양의 코발트빛 바다, 케냐의 홍학 무리…. 그가 하늘에서 잡아낸 자연 경관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하지만 그저 풍경만 포착하지 않았다. 남미의 빈민촌과 미국의 마천루가 비교되고, 이라크의 탱크 무덤과 벌목된 아마존의 열대우림 등 지구가 앓고 있는 병도 보여준다. 아름다우면서 슬프고, 신비로우면서 무섭다. 베르트랑은 각 사진에 붙어 있는 설명을 꼭 읽어 의미를 공유하기를 원한다.

셋째 장(goodplanet.org)으로 들어가면 그가 기획하고 그의 팀이 현재 진행 중인 <6 Billion Others>가 나온다. 스틸이 아닌 동영상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다가 땅이 그리웠는지 사람들의 얼굴 정면에 렌즈를 들이대고 ‘스토리’를 기록했다. 행복, 꿈, 죽음 등 살면서 겪는 것에 대한 각 나라 사람들의 짧지만 방대한 인터뷰로 이뤄졌다. 진득하게 보면 재미있고 유익하다.

글 박승화 <한겨레21> 사진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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