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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킹 코리아

등록 2007-10-11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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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Esc를 누르며
“선배, 우리 나이트클럽이나 갑시다!”평소 체면을 숭상했던 후배가, 술자리에서 말했습니다. 사실은 너무 구경하고 싶었다는 속내를 솔직히 드러냈습니다. 새도시 중심가에 있는 후배의 아파트 바로 앞엔 ‘아시아 최대’라는 ㅌ 나이트 클럽이 있었습니다. 웬만한 실내 체육관보다 크고 웅장해 보였습니다. 나이트클럽 외벽에는 출연진을 알리는 대형 펼침막이 만장처럼 매일 스무 가지 넘게 걸렸습니다. 후배는 그 나이트클럽을 스쳐 밤늦게 퇴근할 때마다 호기심이 살짝 동했다고 합니다. ‘얼마나 크길래, 얼마나 물이 좋길래 ….’ 꼭 그 나이트클럽으로 가야 한다는 후배의 청을 받아들였습니다.

근데 함께 간 멤버가 썰렁했습니다. 남자 둘, 여자 하나 …. 시간대도 월요일 초저녁이라 한산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입장한 지 1시간 반도 안 돼 술값을 치르고 나왔습니다. 뒤꽁무니를 누군가 잡았습니다. ‘조용필’이라는 명찰을 단 중년의 웨이터였습니다. 그가 귓속말로 속삭였습니다. “다음엔 꼭 남자 분들하고만 오세요. 잘 해 드릴게요!” 잘 해 준다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부킹’을 암시한 말이겠죠.

부킹은 만만찮은 부담을 각오해야 합니다. 다음은 웨이터의 수완과 능력입니다. 웨이터가 신뢰를 주면 단골이 꼬입니다. 입구에서 저절로 웨이터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게 될지도 모릅니다.

‘노무현’이라는 웨이터는 어떻습니까? 이번 정상회담의 중요한 의제 중 하나는 부킹이었습니다. 이산가족 부킹! 금강산 면회소를 통한 이산가족 상시 부킹에 합의했으니 한 건 성공한 셈일까요? 돈만으로는 안 통하는 부킹입니다. 웨이터의 능력이 출중하고 클럽 안팎의 물이 좋아야 합니다. 북-미 관계 등 국제정세가 물관리에 해당되겠지요.

다음 대통령도 유능한 웨이터를 닮았으면 좋겠습니다. 동포들의 부킹 성공률을 높여준다면, 나이트클럽도 장사가 잘되지 않을까요? 덩실덩실 춤추러 가야 할 테니까?

고경태 <한겨레> 매거진팀장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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