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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무기는 산만한 퍼포먼스!

등록 2007-07-05 11:18수정 2007-07-13 14:01

음악도 무대도 사람도 늘 유쾌한 ‘슈퍼키드’. 왼쪽부터 좌니킴, 허첵, 슈카카, 파자마징고, 헤비포터.
음악도 무대도 사람도 늘 유쾌한 ‘슈퍼키드’. 왼쪽부터 좌니킴, 허첵, 슈카카, 파자마징고, 헤비포터.
[매거진 Esc] 도대체 누구야?

<쇼바이벌> 세차례 우승 신화, 정체불명의 5인조 록밴드 ‘슈퍼키드’
에스지(SG) 워너비의 ‘살다가’도,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도, 쿨의 ‘해변의 여인’도 이들 앞에서는 옷을 갈아입어야 했다. ‘살다가’는 눈물로 범벅 된 셔츠를 벗고 파란색이 선명한 티셔츠를 입었으며 ‘잘못된 만남’은 일자 청바지 대신 빈티지 청바지를, ‘해변의 여인’은 수영복 위에 헐렁한 반바지를 걸쳤다. 이들의 이름은 ‘슈퍼키드’(SUPER KIDD). 문화방송 <쇼바이벌>에서 국민가요로 불리는 곡들을 신나는 록 사운드로 불러제껴 다른 신인 그룹들을 재치고 세 차례나 우승을 차지한 정체불명의 5인조 록밴드가 바로 ‘슈퍼키드’다.

“공연이 진짜 재밌데” 입소문을 타고…

‘슈퍼키드’를 슈퍼맨 동생이나 슈퍼마켓 큰아들, 우량아쯤으로 해석하려 하면 안 된다. 다시 한번 철자를 잘 읽어보면 ‘D’가 하나 더 있다. 엄청난, 혹은 대단한 농담이라는 뜻이다. 이들이 가진 모든 것들은 농담처럼 재밌고 즐거우며 유쾌하다. 먼저 밴드 멤버들의 이름을 거들떠보자. 허첵(보컬·28) 파자마징고(23·보컬) 좌니킴(28·기타) 슈카카(26·드럼) 헤비포터(24·베이스), 만화 주인공 이름으로 딱이다. 외모도 만만치 않다. 5명이 나란히 앉아 있으면 동그란 눈과 동그란 안경, 동그란 헤어스타일까지 만화 주인공 외모로도 딱이다. 한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목소리의 허첵과 쉴 새 없이 얘기하는 파자마징고, 진득한 맏형 분위기의 좌니킴, 조용히 틈새를 찾는 슈카카. 이들의 캐릭터도 쉽지 않다. 헤비포터는 어떠냐고? 헤비포터는 이 팀에서 행운의 네잎클로버라고 할 수 있다.

2005년 5월에 결성된 이들은 2006년 3월 첫번째 앨범 <슈퍼키드>를 발표했다. 이들을 발탁한 사장님이 록밴드 ‘자우림’의 드러머이자 홍대 앞 클럽 ‘사운드홀릭’을 운영하고 있는 구태훈이다. 활동은 자연스럽게 클럽에서 시작했다. ‘슈퍼키드’라는 이름 넉자를 무대 위에 아로새기게 된 데는 그들의 산만한(!) 무대 퍼포먼스가 큰 몫을 했다. “공연이 진짜 재밌데!”라는 입소문을 타고 이들은 홍대 앞부터 동대문 의류상가 앞까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공연을 해 왔다. 그렇게 1집 활동을 마무리하고 2집을 준비하던 어느날, ‘네잎클로버’ 헤비포터가 여의도에서 우연히 케이블 티브이 <톡킹 18금>에 출연하면서 알게 된 작가를 만났다. 하필 그 작가는 <쇼바이벌>에서 일하고 있었고 헤비포터에게 오디션에 참가해 볼 것을 권했다.

“오디션 딱 이틀 전에 얘기를 들었어요. 이틀 동안 바짝 준비를 해서 오디션에 갔죠. 오디션장에 들어서니까 바로 웃음이 나왔어요. 통기타 하나로 에스지 워너비의 ‘살다가’를 연주했어요. 다행히도 피디분과 작가분 모두 우리 같은 스타일을 찾고 있었다면서 좋아하시더라구요. 사실 첫회 출연할 때는 의욕이 대단하지는 않았어요. 준비한 곡을 연주하면 되는 거겠지 했죠. 그런데 이게 횟수를 지나고 과정을 밟아가면서 점점 의욕이 높아지더군요. 1회와 5회를 비교해 보면 출연자들 모두 실력이 엄청 늘어났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매번 곡을 준비하면서 고민도 많고, 공부도 많이 해요.”

신기한 것은 가요계 주류 음악과는 조금 거리가 느껴지는 이들의 음악이 ‘먹힌다’는 점이다. <쇼바이벌>의 심사위원은 일반 시민이다. 음악을 특별히 좋아하는 사람들도 아니고 젊은이들만 모아놓은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들이 선남선녀 아이돌 그룹이 아닌 ‘슈퍼키드’를 찍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대중적이라고 하면 보통 댄스나 발라드를 생각하잖아요.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느낀 건 꼭 그렇지 않다는 거에요. 오히려 가요계에 있는 사람들이 대중적인 음악에 편견을 갖고 있지, 음악을 듣는 사람들은 편견 없이 좋고 신나는 음악을 선택하더라구요. 저희 밴드 음악을 댄스나 발라드와 같이 놓고 봐주는 게 오히려 좋아요.”

배가 산으로 갈라치면 사장님 출동!

한명 한명 모두 개성이 강하다 보니 배는 한 척인데 사공은 5명. 배가 사공이 싫다고 도망갈 만큼 시끄럽다. 곡을 만들 때도 모두가 해보자는 방향으로 다 해보고 이렇게 저렇게 섞어보고, 할 만큼 다 해본다. 배가 도망갈라치면 중재를 위해 구 사장님이 직접 출동하기도 한다. 이렇게 음악을 만들면서 받은 스트레스는 무대에만 섰다 하면 사라진다. 스트레스를 포함한 모든 에너지를 모아서 한번에 써버리기 때문이다. 무대 위에서 에너지와 함께 발산하는 무턱대고 밝은 기운, 즉 양기는 억지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양기의 원천은 ‘긍정맨’ 허첵이다. “저는 천성이 긍정적이에요. 스트레스를 거의 안 받는 사람이죠. 뭐든 좋게 생각하고 즐기는 스타일이에요.”(허첵) “저희가 원래 이렇게 유쾌한 애들은 아니었는데 허첵씨에게 영향을 받아서 다 밝아졌어요.“(허첵 외 일동)

‘슈퍼키드’에게 <쇼바이벌>은 시작일 뿐이다. 2집 앨범을 준비하고 있고 8월5일에는 질러홀에서 단독 콘서트도 연다. 2집 앨범에 앞서 이번달에 나오는 싱글 앨범 제목은 <코리아 해피 그루브>. 어떤 음악 스타일인지 설명해 달라고 하니 이구동성으로 뽑아낸 산만한 대답이 돌아왔다. “코리안 로큰롤이…, 자진모리에다가요…, 그러니까 서편제가…, 그게 아니라 또 한의 정서가…, 일부러 진짜 경박하게…, 어쨌든 엄청 신날 거예요!”

안인용 기자 nico@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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