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의 창호. 밖의 문살은 안쪽 문살보다 촘촘하고 튼튼하다.
한옥, 아는 만큼 보인다. 한옥의 배치, 구조 등 섬세한 디테일을 알면 한옥의 매력이 눈에 쏙쏙 들어올 것이다. 그렇다면 한옥의 어떤 부분을 알아두면 좋을까. 한옥전문가인 ‘한옥협동조합’의 문문주 대표가 한옥의 포인트 공간을 소개했다.
창과 문 한옥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이 창과 문, 창호이다. 창호는 통기, 조망, 채광 등 다양한 구실을 한다. 불빛과 달빛이 비치며 은은한 분위기를 내는 미적 기능도 한다. 창호를 통해 빛이 그대로 비친다 해서 불밝이문이라고 부른다. 창호는 한지의 영향으로 화려해졌다. 한지가 없을 때는 밖의 공기를 막기 위해 나무로 문 전체를 채우는 식이었다. 하지만 한지라는 보호막이 있으니 문창살을 촘촘히 채우지 않아도 된 것. 덕분에 다양한 문살 모양이 나타난다. 한옥의 문살 종류는 20여개로, 띠살, 꽃살, 용(用)자살, 아(亞)자살, 만(卍)자살 등이 있다. 한옥의 문은 안과 밖 중첩구조로 돼 있다. 안과 밖 문살의 굵기와 모양이 다르다. 밖의 문살은 촘촘하고 튼튼하다. 문살이 가늘었다가 굵어진다. 문살을 비스듬하게 만들어 빛이 방으로 들어오는 정도를 조절한 것. 그에 비해 안쪽 창살은 평평하다.
마루 한옥에는 대청마루, 쪽마루, 툇마루 등 다양한 마루가 있다. 마루는 마룻널 또는 나무 널판으로 짜인 바닥이다. 고온다습한 남방지역에서 습기를 피하기 위해 바닥을 지면에서 높게 설치하던 것에서 유래했다. 마루는 모양에 따라 우물마루와 장마루로 크게 나뉜다. 우물마루는 한옥에서만 볼 수 있는 마루로, 마룻귀틀을 짜서 세로 방향에 짧은 널을 깔고 가로 방향에 긴 널을 깔아서 ‘우물 정’(井) 자 모양으로 짠 것이다. 나무가 말라 마루청판 사이가 벌어지면 마루를 다 뜯지 않고 수선할 부분에만 새로운 나무 널판을 끼워 넣으면 된다. 장마루는 폭이 좁고 긴 마룻널을 깔아 만든 마루로, 일본이나 중국의 전통가옥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마당 마당은 한옥의 중심공간이다. 마당을 빼고 한옥을 이야기할 수 없다. 한옥을 설계할 때 마당을 가운데에 두고 그곳을 둘러싸는 형식의 건축물을 만든다. 마당은 사랑채, 안채 등 집 배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구실을 한다. 마당은 안과 밖을 이어주는 연결통로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 처음 보는 공간이자 방문을 열고 나가면 만나는 곳이다. 마당은 비움의 미학을 보여주는 장소이기도 하다. 비, 바람, 햇빛이 들어오는 마당을 채우지 않고 비움으로써 자연을 느끼며 사색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 때문이다. 글·사진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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